마주 선 두 군대
블레셋 사람들이 전쟁을 하려고 군대를 모았습니다. 그들은 유다에 속한 소고에 모여, 소고와 아제카 사이에 있는 에베스담밈에 진을 쳤습니다. 사울과 이스라엘 사람들도 모여 엘라 골짜기에 진을 쳤습니다. 그들은 블레셋 사람들과 싸우려고 대열을 갖추었습니다. 블레셋 군대는 한쪽 산에, 이스라엘 군대는 맞은편 산에 섰습니다. 두 군대 사이에는 골짜기가 있었습니다.
골리앗의 도전
블레셋 진영에서 적과 일대일로 싸울 전사 한 사람이 나왔습니다. 그는 가드 출신으로 이름은 골리앗이었습니다. 키는 6큐빗하고도 한 뼘이나 되었습니다. 그는 머리에 청동 투구를 쓰고 비늘 갑옷을 입었습니다. 청동으로 만든 그 갑옷은 무게가 5,000세겔이었습니다. 정강이에는 청동 보호대를 차고, 등에는 던져 쓰는 청동 창을 메고 있었습니다. 그의 창 자루는 베틀의 가로대 같았고, 쇠로 된 창날은 무게가 600세겔이었습니다. 큰 방패를 든 사람이 그의 앞에서 걸었습니다.
골리앗이 서서 이스라엘 군대를 향해 외쳤습니다.
「너희는 왜 싸우려고 나와 줄지어 섰느냐? 나는 블레셋 사람이고, 너희는 사울의 종들이 아니냐? 너희 가운데서 한 사람을 골라 내게 내려보내라. 그가 나와 싸워 나를 쓰러뜨리면 우리가 너희의 노예가 되겠다. 하지만 내가 그를 이겨 쓰러뜨리면 너희가 우리의 노예가 되어 우리를 섬겨야 한다.」
그 블레셋 사람이 말을 이었습니다.
「나는 오늘 이스라엘 군대를 모욕했다. 한 사람을 내보내라. 나와 싸워 보자.」
사울과 온 이스라엘은 그 블레셋 사람의 말을 듣고 기가 꺾여 몹시 두려워했습니다.
전쟁터로 간 다윗
다윗은 유다 베들레헴에 사는 에브랏 사람 이새의 아들이었습니다. 이새에게는 아들이 여덟 명 있었습니다. 사울 시대에 이새는 이미 나이가 매우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이새의 아들 가운데 위로 세 아들이 사울을 따라 전쟁에 나갔습니다. 그들은 맏아들 엘리압과 둘째 아비나답과 셋째 삼마였습니다. 다윗은 막내였고, 위로 세 형은 사울을 따라갔습니다. 다윗은 사울 곁을 오가면서, 아버지의 양과 염소를 돌보려고 베들레헴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그 블레셋 사람은 40일 동안 아침저녁으로 나와 이스라엘 군대 앞에 섰습니다.
이새가 아들 다윗에게 말했습니다.
「형들에게 줄 이 볶은 곡식 1에바와 빵 열 개를 가지고, 진영에 있는 형들에게 서둘러 가거라. 이 치즈 열 덩이는 천 명을 거느린 지휘관에게 가져다주어라. 형들이 잘 있는지 살피고, 형들에게서 증표를 받아 오너라.」
사울과 다윗의 형들과 모든 이스라엘 군사는 엘라 골짜기에서 블레셋 사람들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아침 일찍 일어나 지키는 사람에게 양과 염소를 맡겼습니다. 그리고 이새가 명령한 대로 짐을 가지고 떠났습니다. 그가 진영의 방벽에 도착했을 때, 군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싸움터로 나가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군대와 블레셋 군대는 서로 마주 보고 싸울 대열을 갖추었습니다. 다윗은 가져온 짐을 짐 지키는 사람에게 맡기고 군사들이 늘어선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는 형들에게 가서 잘 지내는지 물었습니다.
골리앗의 말을 들은 다윗
다윗이 형들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 일대일로 싸우러 나서는 전사가 블레셋 군대 사이에서 올라왔습니다. 그는 가드 출신 블레셋 사람 골리앗이었습니다. 골리앗은 앞서 했던 말을 되풀이했고, 다윗도 그 말을 들었습니다. 이스라엘 군사들은 모두 골리앗을 보자 몹시 두려워하며 그 앞에서 달아났습니다. 이스라엘 군사들이 서로 말했습니다.
「저기 올라오는 사람 봤어? 이스라엘을 모욕하려고 올라오는 거야. 저 사람을 쓰러뜨리는 사람에게는 임금님이 큰 재산을 주어 부자로 만들어 주시고, 딸도 아내로 주실 거야. 또 그 사람의 아버지 집안을 이스라엘에서 자유롭게 해 주실 거야.」
다윗이 곁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저 블레셋 사람을 쓰러뜨려 이스라엘이 당하는 모욕을 없애는 사람에게는 무엇을 해 주나요? 저 할례받지 않은 블레셋 사람이 누구이기에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나요?」
사람들이 앞서 한 말을 다윗에게 되풀이했습니다.
「저 사람을 쓰러뜨리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해 준대요.」
다윗을 꾸짖는 엘리압
맏형 엘리압은 다윗이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화를 냈습니다. 그가 다윗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여기에 왜 내려왔느냐? 광야에 있는 그 몇 마리 안 되는 양과 염소는 누구에게 맡겨 두었느냐? 나는 네가 건방지고 마음이 악하다는 것을 안다. 너는 싸움 구경을 하려고 내려온 것이다.」
다윗이 대답했습니다.
「제가 지금 뭘 했어요? 말 좀 한 것 아니에요?」
다윗은 형에게서 돌아서서 다른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과 똑같이 대답했습니다. 다윗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사울에게 그 말을 전했습니다. 사울은 다윗을 데려오게 했습니다.
싸우겠다고 나선 다윗
다윗이 사울에게 말했습니다.
「아무도 저 사람 때문에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 임금님의 종인 제가 가서 저 블레셋 사람과 싸우겠습니다.」
사울이 다윗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저 블레셋 사람에게 가서 싸울 수 없다. 너는 아직 소년이지만, 그는 어려서부터 싸워 온 전사다.」
다윗이 사울에게 대답했습니다.
「임금님의 종인 저는 아버지의 양과 염소를 돌보았습니다. 사자나 곰이 와서 가축 한 마리를 물어 가면, 저는 뒤쫓아 가서 그 짐승을 치고 입에서 가축을 구해 냈습니다. 그 짐승이 저에게 덤벼들면 수염을 붙잡고 쳐 죽였습니다. 임금님의 종인 저는 사자도 곰도 쓰러뜨렸습니다. 저 할례받지 않은 블레셋 사람도 그 짐승들처럼 될 것입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했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말을 이었습니다.
「사자와 곰에게서 저를 구해 주신 여호와야훼께서 저 블레셋 사람에게서도 저를 구해 주실 것입니다.」
사울이 다윗에게 말했습니다.
「가거라. 여호와야훼께서 너와 함께하시기를 바란다.」
다윗의 전투 준비
사울은 다윗에게 자기 옷을 입히고, 머리에 청동 투구를 씌우고, 갑옷을 입혔습니다. 다윗은 사울의 칼을 옷 위에 차고, 한 번도 써 보지 않은 장비를 걸친 채 걸어 보려고 했습니다. 다윗이 사울에게 말했습니다.
「이것들을 걸치고는 걸을 수 없습니다. 제가 써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그 장비를 벗었습니다. 다윗은 손에 자기 지팡이를 들었습니다. 개울에서 매끄러운 돌 다섯 개를 골라, 양과 염소를 돌볼 때 쓰는 자기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손에 무릿매를 들고 그 블레셋 사람에게 다가갔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말
그 블레셋 사람도 다윗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큰 방패를 든 사람이 그의 앞에서 걸었습니다. 그 블레셋 사람은 다윗을 보고 업신여겼습니다. 다윗이 얼굴이 불그스레하고 잘생긴 소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블레셋 사람이 다윗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개냐? 왜 막대기들을 들고 내게 오느냐?」
그는 자기 신들의 이름으로 다윗을 저주했습니다. 그 블레셋 사람이 말을 이었습니다.
「이리 와라. 내가 네 몸을 하늘의 새들과 들짐승의 먹이로 주겠다.」
다윗이 그 블레셋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칼과 창과 던져 쓰는 창을 들고 내게 오지만, 나는 만군의 여호와야훼의 이름으로 네게 간다. 그분은 네가 모욕한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이시다. 오늘 여호와야훼께서 너를 내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 나는 너를 쳐서 목을 베고, 오늘 블레셋 군사들의 시체를 하늘의 새들과 땅의 짐승들에게 먹이로 주겠다. 그러면 온 땅이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 여기 모인 모든 사람이 여호와야훼께서는 칼과 창으로 구하시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전쟁은 여호와야훼께 달려 있다. 그분께서 너희를 우리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

골리앗의 죽음과 블레셋의 패배
그 블레셋 사람이 다윗을 향해 가까이 다가오자, 다윗도 그와 맞서려고 싸움터로 재빨리 달려갔습니다. 다윗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돌 하나를 꺼내 무릿매로 던져 그 블레셋 사람의 이마를 맞혔습니다. 돌이 이마에 박혔고, 그는 얼굴을 땅에 대고 쓰러졌습니다. 이렇게 다윗은 무릿매와 돌로 그 블레셋 사람을 이겼습니다. 다윗은 그를 쳐 죽였지만, 손에 칼을 들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다윗은 달려가 그 블레셋 사람 곁에 섰습니다. 그의 칼을 칼집에서 뽑아 그를 죽이고 목을 베었습니다. 블레셋 군사들은 자기들의 용사가 죽은 것을 보고 달아났습니다.
이스라엘과 유다 군사들은 일어나 함성을 지르며 블레셋 군사들을 골짜기 어귀와 에그론 성문까지 뒤쫓았습니다. 블레셋 군사들은 사아라임으로 가는 길에서부터 가드와 에그론에 이르기까지 죽어 쓰러졌습니다. 이스라엘 군사들은 블레셋 군사들을 뒤쫓다가 돌아와 그들의 진영을 약탈했습니다. 다윗은 그 블레셋 사람의 머리를 예루살렘으로 가져갔고, 그의 무기는 자기 천막에 두었습니다.
다윗의 아버지를 묻는 사울
앞서 사울은 다윗이 그 블레셋 사람과 싸우러 나가는 것을 보고 군대 지휘관 아브넬에게 물었습니다.
「아브넬아, 저 소년은 누구의 아들이냐?」
아브넬이 대답했습니다.
「임금님, 임금님의 목숨을 두고 맹세합니다. 저는 모릅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저 젊은이가 누구의 아들인지 알아보아라.」
다윗이 그 블레셋 사람을 쓰러뜨리고 돌아오자, 아브넬은 다윗을 사울 앞으로 데려갔습니다. 다윗의 손에는 그 블레셋 사람의 머리가 들려 있었습니다. 사울이 다윗에게 물었습니다.
「소년아, 너는 누구의 아들이냐?」
다윗이 대답했습니다.
「저는 임금님의 종인 베들레헴 사람 이새의 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