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에게 나아가는 에스더
셋째 날, 에스더는 기도를 마치고 기도할 때 입던 옷을 벗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화려한 옷을 입었습니다. 눈부시게 차려입은 에스더는 모든 것을 살피고 구원하는 하나님께 부르짖은 뒤, 두 여종을 데리고 갔습니다. 에스더는 연약한 사람처럼 한 여종에게 몸을 기댔습니다. 다른 여종은 에스더의 옷자락을 들어 올리며 뒤따랐습니다. 에스더는 더없이 아름다웠고 얼굴에는 붉은빛이 돌았습니다. 얼굴은 밝고 사랑스러워 보였지만, 마음은 두려움으로 조여들었습니다.
왕 앞에 쓰러진 에스더
에스더는 여러 문을 모두 지나 왕 앞에 섰습니다. 왕은 왕좌에 앉아 위엄을 드러내는 옷을 모두 갖추어 입고 있었습니다. 온몸을 금과 값비싼 보석으로 꾸민 왕의 모습은 몹시 두려웠습니다. 왕은 위엄으로 불타오르는 듯한 얼굴을 들고, 몹시 화가 난 눈으로 에스더를 바라보았습니다. 왕후는 힘이 풀려 쓰러졌고 얼굴빛이 변했습니다. 그의 몸은 앞서 가던 여종의 머리 위로 기울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왕의 마음을 부드럽게 바꾸셨습니다. 왕은 몹시 걱정하며 왕좌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는 에스더를 들어 올려 정신을 차릴 때까지 품에 안고, 안심시키는 말로 위로했습니다.

왕이 에스더에게 말했습니다.
「에스더, 무슨 일이냐? 나는 네 형제다. 안심해라. 너는 절대로 죽지 않을 것이다. 명령을 내리는 일은 너와 내가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까이 와라.」
왕은 금 홀을 들어 에스더의 목에 얹었습니다. 그리고 에스더에게 입을 맞추며 말했습니다.
「내게 말해 보아라.」
에스더가 왕에게 말했습니다.
「폐하, 제가 뵈니 폐하께서는 하나님의 천사 같으셨습니다. 폐하의 위엄이 두려워 제 마음이 떨렸습니다. 폐하께서는 참으로 놀라운 분이시고, 폐하의 얼굴에는 아름다움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에스더는 말을 하다가 다시 힘이 풀려 쓰러졌습니다. 왕은 당황했고, 왕을 시중드는 사람들이 모두 에스더를 위로했습니다.
에스더가 마련한 잔치
왕이 말했습니다.
「에스더, 무엇을 원하느냐? 네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내 나라의 절반까지라도 네게 주겠다.」
에스더가 말했습니다.
「오늘은 제게 특별한 날입니다. 폐하께서 좋게 여기신다면, 하만과 함께 제가 오늘 마련할 잔치에 와 주십시오.」
왕이 말했습니다.
「에스더의 말대로 할 수 있게 하만을 서둘러 불러라.」
왕과 하만은 에스더가 말한 잔치에 갔습니다.
술을 마시던 중에 왕이 에스더에게 말했습니다.
「에스더 왕후, 무엇을 바라느냐? 네가 청하는 것은 모두 이루어질 것이다.」
에스더가 말했습니다.
「제가 바라고 청하는 것은 이렇습니다. 폐하께서 저를 좋게 여기신다면, 하만과 함께 내일도 제가 두 분을 위해 마련할 잔치에 와 주십시오. 내일도 제가 똑같이 하겠습니다.」
하만의 분노와 친구들의 제안
하만은 더없이 기뻐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왕 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뜰에서 유대 사람 모르드개를 보자 몹시 화가 났습니다. 하만은 집으로 들어가 친구들과 자기 아내 조사라를 불렀습니다. 그는 자기 재산이 얼마나 많은지, 왕에게 얼마나 큰 영예를 받았는지 이야기했습니다. 또 왕이 자기를 가장 높은 자리에 올려 나라를 이끌게 한 일도 말했습니다.
하만이 말했습니다.
「왕후가 왕과 함께 잔치에 오라고 부른 사람은 나뿐이야. 내일도 초대받았어. 그런데 뜰에서 유대 사람 모르드개를 볼 때마다, 이 모든 것이 조금도 기쁘지 않아.」
하만의 아내 조사라와 친구들이 말했습니다.
「나무를 쉰 규빗 길이로 잘라 놓게 해. 새벽에 왕께 말씀드려서 모르드개를 그 나무에 매달게 해. 그런 다음 왕과 함께 잔치에 가서 즐겨.」
하만은 그 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무가 준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