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밥상과 슬픈 소식
에살핫돈이 왕이 되었을 때 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아내 안나와 아들 토비야도 다시 만났습니다. 우리의 명절인 오순절, 곧 거룩한 칠칠절에 좋은 점심이 차려졌습니다. 나는 점심을 먹으려고 자리에 기대어 앉았습니다. 내 앞에는 밥상이 놓였고, 먹을 것도 넉넉했습니다. 나는 아들 토비야에게 말했습니다.
「얘야, 니느웨에 포로로 끌려온 우리 동족 가운데 온 마음으로 하나님을 기억하는 가난한 사람을 찾아 데려오너라. 나와 함께 먹게 하자. 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마.」
토비야는 우리 동족 가운데 가난한 사람을 찾으러 나갔다가 돌아와 불렀습니다.
「아버지!」
내가 대답했습니다.
「그래, 얘야.」
아들이 말했습니다.
「우리 민족 사람 하나가 목 졸려 죽은 채 장터에 버려져 있어요. 지금도 거기에 있어요.」
나는 음식을 한 입도 먹지 못한 채 벌떡 일어나 나갔습니다. 광장에서 그 사람의 시신을 옮겨 작은 집 한 곳에 두었습니다.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묻어 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 다음 집으로 돌아와 몸을 씻고, 슬퍼하며 빵을 먹었습니다. 나는 예언자 아모스가 벧엘을 두고 한 말을 떠올렸습니다.
「너희 명절은 슬픔으로 바뀌고, 너희가 걷는 모든 길에서 슬픈 울음소리가 날 것이다.」
죽은 사람을 묻어 준 토빗
나는 울었습니다. 해가 지자 밖으로 나가 땅을 파고 그 사람을 묻어 주었습니다. 이웃들은 나를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저 사람은 이제 겁도 안 나나?」
나는 이미 이 일 때문에 죽임을 당할 처지가 되어 쫓긴 적이 있었습니다. 이웃들은 또 말했습니다.
「도망까지 갔으면서, 봐라. 또 죽은 사람을 묻어 주잖아.」
앞을 보지 못하게 된 토빗
그날 밤 나는 몸을 씻고 집 뜰로 나가 담 곁에서 잠들었습니다. 날이 더워 얼굴을 덮지 않았습니다. 나는 머리 위쪽 담에 참새들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새들의 따뜻한 오물이 내 눈에 떨어져 백태가 생겼습니다. 치료를 받으려고 의사들을 찾아다녔지만, 약을 바를수록 백태 때문에 눈이 점점 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끝내 눈이 완전히 멀었습니다. 나는 사 년 동안 앞을 보지 못했습니다. 내 동족은 모두 나 때문에 슬퍼했습니다. 아키카르는 엘리마이스로 떠나기 전 이 년 동안 나를 먹여 살렸습니다.
안나가 받아 온 새끼 염소
그 무렵 아내 안나는 여자들이 하는 일을 맡아 돈을 벌었습니다. 아내가 만든 것을 일을 맡긴 사람들에게 보내면, 그들은 일한 대가를 주었습니다. 디스트로스 달 칠 일에 아내는 다 짠 천을 베틀에서 잘라 내어 보냈습니다. 그들은 일한 대가를 모두 치르고, 먹을거리로 쓰라고 새끼 염소 한 마리도 주었습니다.
아내가 집에 들어오자 새끼 염소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아내를 불러 물었습니다.
「이 새끼 염소는 어디서 났어요? 혹시 훔친 것 아니에요? 주인에게 돌려줘요. 우리는 훔친 것을 먹어서는 안 돼요.」
아내가 대답했습니다.
「일한 대가에 선물로 더 얹어 준 거예요.」
그러나 나는 아내를 믿지 않고 주인에게 돌려주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그 일로 아내를 향해 얼굴을 붉혔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말했습니다.
「당신이 남을 도운 일은 다 어디 갔어요? 올바르게 살았다는 건 또 어디 갔어요? 이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다 드러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