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과 같은 태어남
나도 모든 사람과 똑같이 죽을 사람이며, 흙으로 처음 빚어진 사람의 후손입니다. 나는 어머니 배 속에서 몸이 빚어졌습니다. 남자의 씨와 잠자리의 즐거움에서 비롯되어, 열 달 동안 피 속에서 엉겨 몸이 이루어졌습니다. 나도 태어나 모두가 함께 마시는 공기를 들이쉬었습니다. 나와 같은 처지의 땅 위에 떨어져, 누구나 그렇듯 울며 첫소리를 냈습니다. 나는 포대기에 싸여 돌봄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어떤 왕도 이와 다르게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은 같은 길로 삶에 들어오고, 같은 길로 삶을 떠납니다.
그래서 나는 기도했고, 슬기를 받았습니다. 나는 부르짖었고, 지혜의 영이 내게 왔습니다. 나는 홀과 왕좌보다 지혜를 더 귀하게 여겼고, 지혜에 견주면 재산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값을 매길 수 없는 보석조차 지혜와 견주지 않았습니다. 모든 금도 지혜 앞에서는 한 줌 모래에 지나지 않고, 은도 지혜 앞에서는 진흙처럼 여겨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건강과 아름다운 외모보다 지혜를 더 사랑했고, 빛 대신 지혜를 갖기로 택했습니다. 지혜에서 나오는 빛은 잠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좋은 것이 지혜와 함께 한꺼번에 내게 왔고, 지혜의 손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재산이 있었습니다. 지혜가 그 모든 것을 이끌기에 나는 그것들을 모두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지혜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몰랐습니다. 나는 속임 없이 배웠고, 아낌없이 나누어 줍니다. 지혜의 재산을 감추지 않습니다. 지혜는 사람들에게 바닥나지 않는 보물이기 때문입니다. 그 보물을 쓰는 사람들은 하나님과 우정을 맺었고, 가르침에서 받은 선물들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가 깨달은 대로 말하고, 받은 것에 걸맞게 생각하도록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지혜의 길잡이이시며 지혜로운 사람들을 바로잡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우리의 말도 하나님의 손안에 있고, 모든 슬기와 기술에 관한 지식도 그 손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존재하는 것들에 관한 참된 지식을 내게 주셨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짜여 있고, 세상을 이루는 기본 요소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게 하셨습니다.
또 시간의 시작과 끝과 중간, 해의 움직임이 바뀌는 때와 계절의 변화, 해마다 되풀이되는 순환과 별들의 자리, 동물들의 본성과 들짐승들의 사나움, 바람들의 거센 힘과 사람들의 생각, 식물들의 차이와 뿌리들의 힘을 알게 하셨습니다. 감추어진 것이든 드러난 것이든 나는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지혜 안에 있는 영
모든 것을 만드는 장인인 지혜가 나를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지혜 안에는 영이 있습니다. 그 영은 생각하는 힘이 있고 거룩하며, 하나뿐이면서 여러 갈래이고, 미세하고 날래며, 또렷하고 더럽혀지지 않았으며, 분명하고 해를 입지 않으며, 선을 사랑하고 예리하며, 막힘이 없고 선을 베풉니다. 또 사람을 사랑하고 굳건하며, 흔들리지 않고 걱정이 없습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모든 것을 살핍니다. 생각하는 힘을 지닌 깨끗하고 더없이 미세한 영들을 모두 꿰뚫고 지나갑니다.
지혜는 어떤 움직임보다도 더 날래고, 깨끗하기에 모든 것에 두루 미치며 모든 것을 꿰뚫고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지혜는 하나님의 능력에서 피어나는 김이며, 전능한 이의 영광이 순수하게 흘러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더럽혀진 것은 아무것도 지혜 안으로 스며들지 못합니다. 지혜는 영원한 빛에서 뿜어 나오는 광채이며,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비추는 티 없는 거울이고, 그분의 선함을 닮은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지혜는 하나이면서도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자신은 그대로이면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합니다. 또 세대마다 거룩한 영혼들 안으로 옮겨 가, 사람들을 하나님의 친구와 예언자로 만듭니다. 하나님께서는 지혜와 함께 사는 사람만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지혜는 해보다 아름답고, 별들이 늘어선 어떤 모습보다도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빛과 견주어 보아도 지혜가 앞섭니다. 빛 뒤에는 밤이 오지만, 악은 지혜를 이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