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풀어 읽기 · 1장
이 장의 자리 · 1–9장 · 솔로몬과 성전 건축
왕에게 주어진 지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솔로몬은 이미 왕입니다. 왕권도 굳어졌고, 하나님은 그와 함께하시며 그를 크게 높이셨습니다. 그런데 역대하가 솔로몬의 통치를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면서 가장 먼저 보여 주는 장면은 왕궁도, 군대도, 재판정도 아닙니다. 솔로몬이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이끌고 오래된 제단을 찾아가는 장면입니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무엇이든 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솔로몬은 지혜와 지식을 구하고, 하나님은 그것뿐 아니라 부와 재산과 영예까지 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이 이야기는 흔히 욕심을 버리고 지혜를 구하면 다른 복도 받는다는 교훈으로 읽힙니다.
그러나 본문을 자세히 보면 솔로몬이 무엇을 구했는가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그는 왜 지혜를 구했습니까?
그리고 이 장은 또 하나의 질문을 남깁니다. 지혜를 구한 왕이 마침내 막대한 부와 군사력을 갖게 되었을 때, 그 모든 것은 어디를 향해야 합니까?
하나님이 높이신 왕이 하나님을 찾아가다
첫 문장은 솔로몬의 통치가 누구에게서 시작되었는지를 분명하게 밝힙니다.
다윗의 아들 솔로몬은 자기 왕권을 굳혔다. 그의 하나님 여호와야훼가 그와 함께하며 그를 크게 높였다.역대하 1:1 · 본디새김
이 첫 문장은 역대상 마지막 장과도 이어집니다. 역대상 29:25에서 여호와야훼는 온 이스라엘 앞에서 솔로몬을 크게 높이셨습니다. 역대하는 그 사실을 다시 확인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솔로몬이 왕권을 굳힌 뒤 처음 하는 일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불러 모으는 것입니다. 천인대장과 백인대장, 재판관, 가문의 우두머리들이 등장합니다. 군사와 사법, 각 가문의 지도층을 아우르는 모임입니다.
이들은 솔로몬을 따라 기브온으로 갑니다.
기브온에는 모세가 광야에서 만든 만남의 천막이 있었습니다. 그 앞에는 브살렐이 만든 청동 제단이 있었습니다. 반면 하나님의 궤는 다윗이 기럇여아림에서 옮겨 와 예루살렘에 마련한 천막에 있었습니다.
열왕기상 3:4도 솔로몬이 기브온에서 제사를 드렸다고 기록하지만, 역대하는 기브온에 모세의 만남의 천막과 청동 제단이 있었다는 사실을 특별히 강조합니다. 기브온을 단순히 규모가 큰 산당으로 소개하지 않고, 광야 시대부터 이어진 이스라엘의 예배 전통과 연결하는 것입니다.
솔로몬과 회중은 하나님 앞에 제물을 드리기 위해 그곳으로 갔습니다. 솔로몬은 청동 제단 위에 번제물 천 마리를 올립니다. 천이라는 수는 이 예배가 얼마나 큰 규모로 거행되었는지를 보여 줍니다.
왕은 사람들을 자기 앞으로 모을 수 있었지만, 그들과 함께 하나님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조금 더 깊이
출애굽기 31:1–5에서 브살렐은 하나님께 지혜와 총명과 지식을 받아 성막 제작에 참여하도록 부름받은 인물입니다. 출애굽기 38:1–7은 그가 번제단을 제작한 일을 전합니다. 브살렐이 하나님께 받은 지혜는 성막을 세우는 일에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의 손으로 만들어진 제단 앞에서 솔로몬은 하나님께 지혜를 구합니다. 역대하 1장이 이 둘을 의도적으로 연결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성경 전체를 함께 읽는 독자에게는 의미 있는 공통점이 보입니다. 하나님의 거처를 만드는 일에도, 하나님의 백성을 다스리는 일에도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한편 5절의 마지막 문장에는 작은 해석상의 갈림이 있습니다. 본문은 솔로몬과 회중이 「그 제단을 찾았다」고 옮겼습니다. 히브리어의 목적어를 바로 앞에 나오는 청동 제단으로 이해한 번역입니다. 그러나 그 표현을 제단이 아니라 여호와야훼를 찾았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찾는다는 의미가 예배 장소를 찾아가는 행동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네게 무엇을 주랴?」 — 하나님이 먼저 물으시다
그날 밤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나타나 그에게 말했다. 「구하여라. 내가 네게 무엇을 주랴?」역대하 1:7 · 본디새김
하나님은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 미리 정해 주지 않으십니다. 솔로몬이 자신의 마음에 있는 것을 드러낼 기회를 주십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곧바로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솔로몬이 하나님에게 말했다. 「당신께서는 제 아버지 다윗에게 큰 한결같은 사랑을 베푸셨고, 그를 대신하여 저를 왕으로 세우셨습니다.」역대하 1:8 · 본디새김
그가 하나님께 받은 것은 지금부터 시작되는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다윗에게 베푸신 사랑이 먼저 있었고, 그 사랑의 역사 속에서 솔로몬 자신도 왕이 되었습니다.
역대상 17:11–14에서 하나님은 다윗에게 그의 뒤를 이을 후손을 세우고 그 왕권을 굳게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역대상 22:9–10에서는 그 후손인 솔로몬이 여호와야훼의 이름을 위한 집을 건축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다음 기도도 개인적인 성공을 구하는 말이 아닙니다.
「이제 여호와야훼 하나님, 제 아버지 다윗에게 하신 당신의 말씀이 이루어지게 해 주십시오. 당신께서 저를 땅의 티끌처럼 수많은 백성 위에 왕으로 세우셨기 때문입니다.」역대하 1:9 · 본디새김
「땅의 티끌처럼 수많은 백성」이라는 표현은 창세기 13:16에서 하나님이 아브라함의 후손을 땅의 티끌처럼 많아지게 하겠다고 하신 말씀을 떠올리게 합니다. 창세기 28:14에서도 야곱의 후손에 관하여 같은 이미지가 등장합니다.
솔로몬이 다스릴 이스라엘은 단지 그의 아버지가 남긴 나라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조상들에게 약속하시고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 오신 역사의 열매입니다.
솔로몬은 그 백성 위에 왕으로 세워졌지만, 백성 자체를 만들어 낸 사람은 아닙니다.
왕권은 그에게 주어진 영예인 동시에, 자신보다 오래되고 자신보다 큰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책임이 됩니다. 그가 하나님이 다윗에게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이미 시작된 약속의 성취가 자신의 통치 가운데서도 굳게 이어지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인식에서 지혜를 구하는 기도가 나옵니다.
조금 더 깊이
열왕기상 3:5는 이 나타나심이 꿈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밝힙니다. 역대하는 꿈이라는 설명 없이 하나님이 밤에 나타나셨다는 사실에 집중합니다.
백성 앞에서 나가고 들어올 지혜
「이제 제게 지혜와 지식을 주셔서, 제가 이 백성 앞에서 나가고 들어올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누가 당신의 이 큰 백성을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역대하 1:10 · 본디새김
「나가고 들어오다」라는 표현은 단순히 왕궁을 출입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들 앞에서 지도자로서 활동하고 책임을 수행하는 일을 가리킵니다.
이 표현은 민수기 27:16–17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곳에서 모세는 자신이 떠난 뒤 이스라엘을 이끌 사람을 세워 달라고 하나님께 요청합니다. 그 지도자는 회중 앞에 나가고 들어오며, 그들을 이끌어 나가고 데려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스라엘은 목자 없는 양 떼처럼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관심은 자신의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떠난 뒤에도 백성이 제대로 인도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있었습니다. 솔로몬의 기도에도 비슷한 관심이 담겨 있습니다. 그가 원하는 지혜는 백성에게 실제로 필요한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는 백성의 규모에 압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단순히 숫자가 많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백성이 하나님께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은 자신이 왕이라는 사실보다, 자신이 다스리는 백성이 누구의 백성인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왕은 백성 위에 있지만 백성의 주인은 아닙니다. 솔로몬은 자신에게 주어진 지위가 얼마나 큰지를 자랑하기보다, 자신이 맡은 책임이 얼마나 큰지를 인정합니다. 하나님이 세우셨으므로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조금 더 깊이
잠언 9:10은 여호와야훼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역대하 1장은 그 진술을 왕의 기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 줍니다. 솔로몬이 지혜를 구한 까닭은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이 맡은 백성이 얼마나 큰지를 알았고, 그 백성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왕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왕보다 더 큰 분이 계신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나님은 솔로몬의 대답에서 무엇을 보셨는가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말했다. 「너는 이런 뜻을 마음에 품고 부와 재산과 영예도, 너를 미워하는 자들의 목숨도 구하지 않았다. 오래 살게 해 달라고도 구하지 않고, 내가 너를 왕으로 세워 다스리게 한 내 백성을 다스릴 지혜와 지식을 구했다.」역대하 1:11 · 본디새김
「너는 이런 뜻을 마음에 품고」라는 표현이 먼저 나옵니다. 하나님은 그가 품은 뜻을 평가하십니다. 솔로몬이 지혜를 구한 이유가 자기 명성을 높이려는 데 있지 않고, 하나님이 맡기신 백성을 다스리는 데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시는 것입니다.
솔로몬은 「당신의 이 큰 백성」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내 백성」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솔로몬이 백성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이해했을 때, 하나님도 그 백성을 자신의 백성이라고 부르시며 솔로몬의 요청을 인정하십니다.
왕의 책임은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이 짧은 대화 속에 드러납니다.
「그러므로 지혜와 지식이 네게 주어졌다. 또 부와 재산과 영예를 네게 주겠다. 너보다 앞선 왕들에게도 이만한 것은 없었고, 네 뒤에도 이만한 것은 없을 것이다.」역대하 1:12 · 본디새김
하나님의 첫 응답은 솔로몬이 요청한 지혜를 주시는 것입니다. 그 밖의 풍요는 거기에 더해지는 선물입니다.
그렇다고 이 말씀을 지혜를 구하면 누구에게나 부가 보상으로 주어진다는 일반적인 공식으로 읽을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특별한 역사적 사명을 맡은 솔로몬에게 그 통치와 관련된 약속을 주고 계십니다.
조금 더 깊이
지혜와 지식에 대해서는 「네게 주어졌다」고 말씀하십니다. 반면 부와 재산과 영예에 대해서는 「네게 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히브리어에서도 지혜와 지식은 이미 주어진 선물처럼 선언되고, 나머지는 앞으로 주실 것이라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지혜를 구한 왕에게 병거와 금이 넘치다
솔로몬은 기브온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이스라엘을 다스립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기록은 조금 뜻밖입니다.
본문은 솔로몬이 어려운 재판을 지혜롭게 해결했다는 이야기부터 들려주지 않습니다. 대신 병거와 기병, 은과 금, 백향목, 국제 무역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 놓습니다.
병거 천사백 대, 기병 만 이천 명. 예루살렘에는 은과 금이 돌처럼 흔하고 백향목은 저지대의 돌무화과나무처럼 많아졌습니다.
「은과 금이 돌처럼 흔해지게 했다」는 말은 엄밀한 경제 통계라기보다 도시의 풍요를 묘사하는 문학적인 표현입니다. 백향목과 돌무화과나무의 비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왕의 상인들은 이집트와 구에에서 말을 들여왔습니다. 이어서 이집트에서 들여온 병거와 말의 가격이 제시되고, 이러한 물자가 헷 사람들과 아람 사람들의 왕들에게도 공급되었다고 기록합니다.
솔로몬의 왕국은 단순히 물자가 풍부한 나라가 아닙니다. 주변 나라들과 교역하며 군사적으로 중요한 자원을 유통하는 나라로 묘사됩니다.
이 대목은 앞서 하나님이 주신 약속이 역사 속에서 실현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열왕기상 10:26–29에도 비슷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지만, 역대하는 이 이야기를 솔로몬 통치의 시작 부분에 배치하여 그의 풍요를 일찍부터 드러냅니다.
그러나 성경의 다른 말씀을 기억하는 독자에게는 여기서 한 가지 긴장이 생깁니다.
신명기 17:16–17은 이스라엘의 왕에 관하여 두 가지를 특별히 경계합니다. 왕은 말을 많이 두기 위해 백성을 이집트로 돌아가게 해서는 안 되며, 자신을 위해 은과 금을 지나치게 쌓아서도 안 됩니다.
하나는 역대하의 직접적인 서술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부와 재산과 영예를 약속하셨고, 이어지는 기록은 왕국의 번영을 보여 줍니다. 이 관점에서는 솔로몬의 풍요가 하나님의 약속이 실현된 모습입니다.
다른 하나는 신명기의 왕에 관한 규정까지 함께 읽는 것입니다. 왕에게 주어진 부와 군사력이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이 왕의 마음을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할 가능성을 경계하게 됩니다. 신명기 17:18–20은 왕이 율법을 읽고 지켜서 형제들 위에 마음을 높이지 말아야 한다고 명령합니다.
이 두 관점은 반드시 서로 배척할 필요가 없습니다.
역대하 1장은 솔로몬이 병거와 금을 소유했다는 이유로 그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막대한 부와 군사력을 소유한 왕은 언제나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있다고 일반화하지도 않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풍요 자체와 그 풍요를 사용하는 인간의 태도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왕은 많은 것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을 무엇을 위해 사용할 것인지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습니다.
역대하 1장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마지막 절에서 제시합니다.
조금 더 깊이
백향목은 건축에 사용되는 귀중한 목재였습니다. 반면 돌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의 저지대에서 자라는 비교적 흔한 나무였습니다. 값진 목재가 흔한 나무만큼 많아졌다는 것은 솔로몬이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얼마나 풍부해졌는지를 나타냅니다. 구에는 지명으로 이해되지만, 본문만으로 그 정확한 위치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왕이 짓기로 한 두 집
솔로몬은 여호와야훼의 이름을 위한 집과 자기 왕궁을 짓기로 했다.역대하 1:18 · 본디새김
역대상 22:9–10에서 다윗은 솔로몬이 여호와야훼의 이름을 위한 집을 건축할 사람이라는 말씀을 전했습니다. 역대상 28장에서도 다윗은 솔로몬에게 성전 건축을 맡기며 그 일을 위한 설계와 준비를 전합니다. 따라서 솔로몬이 성전을 짓기로 한 것은 새로운 영광을 만들어 내기 위한 구상이 아니라, 자신에게 앞서 맡겨진 사명을 수행하려는 결정입니다.
그런데 표현을 자세히 보면 성전은 단순히 「하나님의 집」이라고 불리지 않습니다.
「여호와야훼의 이름을 위한 집」이라고 불립니다.
성전은 하나님을 어떤 건물 안에 가두어 두는 장소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그곳에 두어진다는 것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에게 자신을 알리시고, 그들이 그분의 이름을 부르며 예배하고 기도하는 장소가 마련된다는 뜻과 연결됩니다.
이것을 뒤에 솔로몬 자신이 성전 봉헌 기도에서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역대하 6:18에서 그는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도 하나님을 모실 수 없는데 자신이 지은 집이 어떻게 하나님을 모실 수 있겠느냐고 묻습니다.
처음에 솔로몬은 모세 시대부터 이어진 만남의 천막과 청동 제단을 찾아갔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궤는 이미 예루살렘의 다른 천막에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솔로몬은 여호와야훼의 이름을 위한 집을 짓기로 합니다. 다음 장들에서 이 계획이 실행되고, 역대하 5장에서는 하나님의 궤가 마침내 새 성전 안으로 옮겨집니다. 그러므로 1장의 성전 건축 결심은 단순히 거대한 건축 사업의 시작이 아닙니다. 광야에서 시작되어 다윗 시대까지 이어진 이스라엘의 예배 역사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전환점입니다.
솔로몬은 성전뿐 아니라 자기 왕권을 위한 집도 필요로 합니다. 본문은 이 두 건축 계획을 대립시키지 않습니다. 왕궁을 세우는 왕도 자신이 누구에 의해 왕으로 세워졌는지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성전과 왕궁은 나란히 세워질 수 있지만, 왕권의 근원까지 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솔로몬의 왕궁은 그가 다스리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누구의 백성을 다스리는가를 알려 주는 것은 여호와야훼의 이름을 위한 집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왕권과 하나님이 맡기신 백성
솔로몬에게 주어진 지혜는 단순히 뛰어난 왕이 되기 위한 능력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맡은 사람이 그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 받는 선물입니다. 하나님이 먼저 주십니다. 인간은 그 선물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깨닫고 응답합니다.
역대하 1장의 마지막에서 솔로몬은 이제 두 집을 지으려 합니다. 하나는 자신이 다스릴 왕궁이고, 다른 하나는 여호와야훼의 이름을 위한 성전입니다.
아직 돌 하나가 놓이기 전입니다. 그러나 성전을 세울 왕은 이미 오래된 청동 제단 앞에 서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구했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자기 왕권의 크기가 아니라 자신에게 맡겨진 백성의 크기를 생각했습니다.
솔로몬의 성전은 돌과 나무로 세워지겠지만, 그 건축을 시작하는 이야기는 하나님 앞에서 지혜를 구하는 왕의 기도로 시작됩니다.
한 저자가 장을 따라 어려운 대목을 풀어 가며 쓴 글입니다. 여러 읽기를 나란히 놓는 학자 견해·해석 전통과 달리 한 사람의 읽기를 따라갑니다. 편집 교정과 사실 검수를 거쳤고, 인용한 성경은 본디새김 본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