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압이 드고아 여자에게 맡긴 일
스루야의 아들 요압은 왕의 마음이 압살롬에게 향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요압은 드고아로 사람을 보내 지혜로운 여자 한 사람을 데려왔습니다. 요압이 그 여자에게 말했습니다.
「죽은 이를 애도할 때 입는 옷을 입어 주세요. 몸에 기름을 바르지 말고, 오랫동안 누군가의 죽음을 슬퍼해 온 여자처럼 행동해 주세요. 그런 다음 왕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리세요.」
요압은 그 여자가 해야 할 말을 일러 주었습니다.
왕에게 도움을 청한 여자
드고아 여자는 왕 앞에서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절하며 말했습니다.
「왕이시여, 저를 도와주십시오.」
왕이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냐?」
여자가 대답했습니다.
「저는 남편이 죽어 홀로 되었습니다. 왕의 여종인 제게 아들이 둘 있었는데, 둘이 들판에서 싸웠습니다. 말릴 사람이 없어서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쳐 죽였습니다. 그러자 온 집안이 저에게 들고일어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기 형제를 죽인 자를 내놓아라. 그가 형제를 죽였으니 우리도 그를 죽이겠다. 재산을 물려받을 아들마저 없애 버리겠다.』 그들은 제게 남은 불씨마저 꺼 버리려 합니다. 제 남편의 이름도 후손도 이 땅에 남기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왕이 여자에게 말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거라. 네 일은 내가 명령을 내려 처리하겠다.」
드고아 여자가 왕에게 말했습니다.
「왕이시여, 그 죄는 저와 제 아버지 집안이 지겠습니다. 왕과 왕의 자리에는 죄가 없을 것입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누가 네게 그런 말을 하거든 그를 내게 데려오너라. 그가 다시는 너를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여자가 말했습니다.
「왕의 하나님 여호와야훼를 기억하시어, 죽은 사람의 복수를 맡은 친척이 또 사람을 죽이지 못하게 해 주십시오. 제 아들을 죽이지 못하게 해 주십시오.」
왕이 대답했습니다.
「여호와야훼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한다. 네 아들의 머리카락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쫓겨난 사람에 관한 호소
여자가 말했습니다.
「왕의 여종이 왕께 한 말씀 드리게 해 주십시오.」
왕이 대답했습니다.
「말하여라.」
여자가 말했습니다.
「왕께서는 왕과 떨어져 쫓겨나 있는 사람을 돌아오게 하지 않으십니다. 왜 그렇게 하나님의 백성에게 해로운 일을 하려고 하십니까? 제 아들은 지켜 주겠다고 말씀하셨으니, 그 말씀으로 왕께서 스스로 잘못을 드러내시는 셈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죽습니다. 땅에 쏟아지면 다시 모을 수 없는 물과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생명을 빼앗지 않으시고, 쫓겨난 사람이 하나님에게서 멀리 떨어진 채로 남아 있지 않도록 방법을 마련하십니다.」
「제가 왕께 이 말씀을 드리러 온 것은 사람들이 저를 두렵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왕께 말씀드려 보자. 어쩌면 왕께서 내 청을 들어주실지도 모른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왕께서는 제 말을 들어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유산에서 저와 제 아들을 함께 없애려는 사람에게서 저를 구해 주실 것입니다. 저는 왕의 말씀이 제게 평안을 주기를 바랐습니다. 왕께서는 옳고 그른 것을 가려내는 데 하나님의 천사와 같으시기 때문입니다. 왕의 하나님 여호와야훼께서 왕과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요압의 계획을 알아챈 다윗
왕이 여자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묻는 것을 숨기지 마라.」
여자가 대답했습니다.
「왕이시여, 말씀하십시오.」
왕이 물었습니다.
「이 모든 일을 요압이 너와 함께 꾸몄느냐?」
여자가 대답했습니다.
「왕의 목숨을 두고 맹세합니다. 왕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누구도 달리 말할 수 없습니다. 왕의 종 요압이 제게 시켰고, 제가 해야 할 이 모든 말을 일러 주었습니다. 왕의 종 요압은 지금의 상황을 바꾸려고 이 일을 했습니다. 왕께서는 하나님의 천사처럼 지혜로우셔서 이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아십니다.」
왕이 요압에게 말했습니다.
「좋다. 내가 네 청을 들어주겠다. 가서 그 젊은이 압살롬을 데려오너라.」
요압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절하며 왕에게 복을 빌어 주었습니다. 요압이 말했습니다.
「왕이시여, 왕께서 제 청을 들어주셨으니, 왕께서 저를 좋게 여기신다는 것을 오늘 알았습니다.」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압살롬
요압은 일어나 그술로 가서 압살롬을 예루살렘으로 데려왔습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그는 자기 집으로 가게 하여라. 내 앞에는 나오지 못하게 하여라.」
압살롬은 자기 집으로 갔고, 왕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온 이스라엘에서 압살롬만큼 잘생겼다고 크게 칭찬받는 남자는 없었습니다. 그는 발바닥부터 정수리까지 흠이 없었습니다. 압살롬은 얼마간 시간이 지나 머리카락이 무거워지면 깎곤 했습니다. 깎은 머리카락을 왕의 저울추로 달면 무게가 이백 세겔이었습니다. 압살롬에게는 아들 셋과 딸 하나가 태어났습니다. 딸의 이름은 다말이었고, 아름다운 여자였습니다.
왕을 만나려는 압살롬
압살롬은 예루살렘에서 꼬박 두 해를 지냈지만 왕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압살롬은 요압을 왕에게 보내려고 사람을 보내 불렀습니다. 그러나 요압은 오려 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 사람을 보냈지만, 요압은 여전히 오려 하지 않았습니다. 압살롬이 자기 하인들에게 말했습니다.
「내 밭 곁에 요압의 밭이 있고, 거기에 보리가 자라고 있다. 가서 그 밭에 불을 질러라.」
압살롬의 하인들은 그 밭에 불을 질렀습니다.
요압은 압살롬의 집으로 가서 물었습니다.
「왜 당신의 하인들이 제 밭에 불을 질렀어요?」
압살롬이 요압에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당신에게 이리로 오라고 사람을 보냈잖아요. 당신을 왕께 보내 『제가 왜 그술에서 돌아왔습니까? 차라리 거기에 그대로 있는 편이 나았습니다』 하고 전하려던 거예요. 이제 왕을 만나게 해 주세요. 제게 죄가 있다면 왕께서 저를 죽이시게 하세요.」
요압이 왕에게 가서 이 말을 전했습니다. 왕이 압살롬을 부르자 압살롬은 왕에게 와서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절했습니다. 왕은 압살롬에게 입을 맞추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