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새김 · 쉽게 읽는 성경 · V0.9 베타

창세기 34장

이 장 풀어 읽기

세겜에게 붙잡힌 디나

레아가 야곱에게 낳아 준 딸 디나가 그 땅의 여자들을 만나러 나갔습니다. 그 땅의 우두머리인 히위 사람 하몰의 아들 세겜이 디나를 보았습니다. 세겜은 디나를 붙잡아 억지로 잠자리를 같이하며 욕보였습니다. 세겜은 야곱의 딸 디나에게 마음이 깊이 끌렸습니다. 그는 디나를 사랑하며 다정하게 말을 건넸습니다. 세겜이 아버지 하몰에게 말했습니다.

「제가 이 여자와 결혼하게 해 주세요.」

소식을 들은 야곱의 가족

야곱은 세겜이 자기 딸 디나를 더럽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때 아들들은 들에서 가축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야곱은 아들들이 돌아올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세겜의 아버지 하몰은 야곱과 이야기하려고 찾아갔습니다. 야곱의 아들들은 소식을 듣고 들에서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마음 아파하며 몹시 화가 났습니다. 세겜이 야곱의 딸과 잠자리를 같이하여 이스라엘 안에서 수치스러운 일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하몰과 세겜의 결혼 제안

하몰이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제 아들 세겜은 여러분의 딸에게 마음이 깊이 끌려 있어요. 그 딸을 제 아들과 결혼시켜 주세요. 우리와 서로 결혼하며 지내요. 여러분의 딸들은 우리 쪽 남자들과, 우리 딸들은 여러분 쪽 남자들과 결혼하게 해요. 여러분은 우리와 함께 살게 될 거예요. 이 땅이 여러분 앞에 열려 있으니, 여기서 살며 장사도 하고 땅도 가지세요.」

세겜이 디나의 아버지와 형제들에게 말했습니다.

「저를 좋게 보아 주세요. 말씀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드릴게요. 결혼하려면 신부 집에 치러야 할 값과 선물을 얼마든지 많이 요구하세요. 말씀하시는 대로 드릴게요. 다만 제가 이 여자와 결혼하게 해 주세요.」

야곱 아들들의 조건

야곱의 아들들은 세겜이 자기 누이 디나를 더럽혔기 때문에,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을 속이려고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그럴 수 없어요. 우리 누이를 할례받지 않은 남자와 결혼시킬 수는 없어요. 그건 우리에게 부끄러운 일이에요. 딱 한 가지 조건을 지켜야 동의할 수 있어요. 여러분 쪽 남자들이 모두 할례를 받아 우리처럼 된다면, 우리 딸들을 여러분과 결혼시키고, 여러분의 딸들을 우리 아내로 맞아들일게요. 여러분과 함께 살며 한 백성이 되겠어요. 하지만 우리 말을 듣지 않고 할례를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 집 딸을 데리고 떠나겠어요.」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은 그 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젊은이는 야곱의 딸을 좋아했으므로 이 일을 미루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버지 집안에서 누구보다 존중받는 사람이었습니다.

성문에서 나눈 의논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은 자기들이 사는 성의 성문으로 가서 그 성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우리와 평화롭게 지내는 사람들이다. 이 땅에서 살며 장사하게 하자. 땅은 이 사람들까지 살기에 충분히 넓다. 그들의 딸들을 우리 아내로 맞아들이고, 우리 딸들은 그들과 결혼시키자. 다만 이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살며 한 백성이 되려면 한 가지 조건이 있다. 그들이 할례를 받은 것처럼 우리 쪽 남자들도 모두 할례를 받아야 한다. 그들의 가축과 재산과 모든 짐승이 우리 것이 되지 않겠느냐? 그들의 조건을 받아들이기만 하자. 그러면 그들이 우리와 함께 살 것이다.」

그 성의 성문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모두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의 말을 따랐습니다. 성문을 드나드는 남자들은 모두 할례를 받았습니다.

시므온과 레위의 공격

사흘째 되는 날, 그들이 아직 아파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야곱의 두 아들이자 디나의 형제인 시므온과 레위가 각각 칼을 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경계하지 않고 있던 성을 덮쳐 그곳 남자들을 모두 죽였습니다. 두 사람은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도 칼로 죽였습니다. 그리고 세겜의 집에서 디나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성의 약탈

야곱의 아들들은 죽임당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와서 그 성의 재산을 빼앗았습니다. 자기들의 누이가 더럽혀졌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곳 사람들의 양과 염소와 소와 나귀를 가져갔습니다. 성 안에 있는 것과 들에 있는 것도 가져갔습니다. 그들은 그곳 사람들의 재산을 모두 빼앗고, 아이들을 모두 사로잡고 아내들도 사로잡았습니다. 집 안에 있는 것까지 모두 빼앗았습니다.

야곱과 두 아들의 말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에게 말했습니다.

「너희가 나를 어려움에 빠뜨렸구나. 이 땅에 사는 가나안 사람들과 브리스 사람들이 나를 역겨워하게 만들었다. 우리 쪽에는 사람이 얼마 없다. 그들이 모여 나를 공격할 것이다. 그러면 나와 내 집안이 모두 망하고 말 것이다.」

두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그 사람이 우리 누이를 돈을 받고 몸을 파는 여자처럼 대해도 된다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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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세겜이 사랑했다고 하니 디나도 원한 일인가요?

세겜이 디나를 사랑하고 다정하게 말했다는 서술이 앞서 한 일을 없애지는 않아요. 디나가 그의 마음을 받아들였다거나 결혼을 원했다는 말은 이 장에 나오지 않아요.

34:5 디나를 더럽혔다는 것은 디나에게 잘못이 있다는 뜻인가요?

문장에서 행동한 사람은 세겜이고, 디나는 그 일을 당한 사람이에요. 2절은 세겜이 한 행동을 말하고, 5절과 13절은 그것을 ‘더럽혔다’고 표현해요. 디나가 더러워질 만한 행동을 했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돼요.

34:7 아직 나라가 없는데 왜 ‘이스라엘 안에서’라고 하나요?

이 대목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의 국경 안에서 일어났다는 뜻이 아니에요. 이야기를 전하는 서술은 세겜이 한 일을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해서는 안 되는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해요.

34:17 야곱의 아들들은 정말 결혼을 허락하려고 조건을 내걸었나요?

아들들은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으면 서로 결혼하고 한 백성이 되겠다고 말해요. 그러나 그 말을 듣는 하몰과 세겜과 달리, 독자는 이미 속임수라는 사실을 알아요.

34:27 이 절은 성 사람들 모두가 디나를 욕보였다는 뜻인가요?

2절에서 디나를 붙잡아 욕보인 사람은 세겜이에요. 27절의 ‘더럽혔다’는 동사는 복수형이지만, 누가 그랬는지를 별도의 낱말로 밝히지는 않아요. 성 사람들의 책임을 함께 묻는 말로 읽을 수도 있고, 행동한 사람을 특정하지 않는 표현으로 읽을 수도 있어요. 여기서는 ‘누이가 더럽혀졌다’고 옮겨 주어를 확정하지 않았어요. 약탈의 이유를 전하는 문장을 아들들이 직접 한 말로 바꾸거나, 약탈이 옳았다는 선언으로 읽지는 않아요.

34:31 두 아들의 마지막 말은 디나를 비난하는 말인가요?

두 아들은 디나가 돈을 받고 몸을 팔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겜이 누이를 그렇게 취급한 일을 비난해요. 야곱은 집안 전체가 공격받을 위험을 말하고, 아들들은 누이가 당한 일을 문제 삼아요. 이 장은 두 아들의 반문으로 끝나며, 그들이 성의 남자들을 모두 죽인 일을 하나님께서 명령하거나 옳다고 선언하시지는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