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새김 · 쉽게 읽는 성경 · V0.9 베타

하박국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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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박국이 성벽 위에 서서 한 손을 돌벽에 얹고 대답을 기다린다.
성벽에서 대답을 기다리는 하박국 · 하박국 2:1

대답을 기다리는 하박국

나는 망을 보는 자리에 서겠습니다. 성벽 위에 자리를 잡고 지켜보겠습니다. 여호와야훼께서 내게 무엇을 말씀하실지, 내 항의에 대해 내가 무엇이라고 대답할지 기다리겠습니다.

여호와야훼께서 내게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보여 주는 환상을 기록하여라. 판들 위에 또렷하게 써서, 읽는 사람이 달려갈 수 있게 하여라. 그 환상은 정해진 때에 이루어진다. 끝을 향해 숨 가쁘게 나아가며, 결코 거짓말하지 않는다. 더디더라도 기다려라.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며, 정해진 때보다 늦지 않을 것이다. 보아라, 거만한 자는 마음이 부풀어 올라 바르지 않다. 그러나 바르게 사는 사람은 자기의 신실함으로 살 것이다. 더구나 포도주는 사람을 속인다. 거만한 자는 제자리에 머물지 못한다. 그는 죽은 자들의 세계인 스올처럼 욕심을 한없이 넓혔고, 죽음처럼 만족할 줄 모른다. 모든 민족을 자기에게 모았고, 모든 백성을 자기에게 모아들였다.」

그에게 붙잡힌 이들이 모두 그를 빗대어 노래하고, 비꼬는 말과 수수께끼로 그를 조롱하지 않겠습니까?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남의 것을 늘려 가고, 담보로 잡은 물건을 잔뜩 짊어진 자야, 너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다! 언제까지 그러겠느냐? 너를 물어뜯을 자들이 갑자기 일어나고, 너를 뒤흔들 자들이 깨어나지 않겠느냐? 너는 그들에게 빼앗기는 신세가 될 것이다. 네가 많은 민족의 것을 빼앗았으니, 살아남은 모든 백성이 네 것을 빼앗을 것이다. 네가 사람들을 죽이고, 땅과 도시와 그 안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폭력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네 집안을 위해 악한 방법으로 재물을 모으는 자야, 너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다! 너는 재앙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높은 곳에 네 둥지를 틀려 한다. 그러나 네가 꾸민 일은 네 집안에 수치를 가져왔다. 많은 백성을 없애 버리며, 너 자신을 해치는 죄를 지었다. 벽의 돌이 외치고, 집을 받치는 나무가 그 소리에 대답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죽여 도시를 세우고, 악한 짓으로 성을 튼튼하게 만드는 자야, 너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다! 백성들이 힘들여 일해도 그들이 이룬 것은 불에 타 버리고, 민족들이 지치도록 애써도 헛수고가 된다. 이것은 모든 군대를 다스리시는 여호와야훼께서 하시는 일이 아니냐? 물이 바다를 덮듯, 여호와야훼의 영광을 아는 지식이 온 땅에 가득 찰 것이기 때문이다.」

「이웃들에게 술을 먹이는 자야, 너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다! 너는 그들의 벌거벗은 몸을 보려고 술을 담은 가죽 주머니를 들이대어 취하게 하는구나. 네게 가득한 것은 영광이 아니라 수치다. 너도 마시고, 할례받지 않은 몸을 드러내라. 여호와야훼의 오른손에 있는 잔이 네게 돌아오고, 네 영광은 온통 수치로 뒤덮일 것이다. 네가 레바논에 휘두른 폭력이 너를 덮칠 것이기 때문이다. 짐승들을 해치고 겁에 질리게 했던 폭력도 너를 덮칠 것이다. 네가 사람들을 죽이고, 땅과 도시와 그 안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폭력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사람이 깎아 만든 우상이 무슨 쓸모가 있느냐? 금속을 녹여 부어 만든 상, 거짓을 가르치는 것이 무슨 쓸모가 있느냐? 만든 사람이 자기가 만든 것을 믿고 의지하지만, 그것은 말 못 하는 우상일 뿐이다. 나무에게 『깨어나라!』 하고, 말 없는 돌에게 『일어나라!』 하는 자야, 너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다! 그것이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 보아라, 금과 은으로 덮여 있어도 그 안에는 숨결이 조금도 없다. 여호와야훼께서는 자신의 거룩한 궁전에 계신다. 온 땅아, 그분 앞에서 잠잠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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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환상은 무엇인가요?

하나님께서는 보여 주신 내용을 다른 사람도 읽을 수 있게 또렷이 기록하라고 하셨어요. ‘읽는 사람이 달려간다’는 말은 읽고 나서 소식을 전하러 달려간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막힘없이 쉽게 읽는다는 뜻으로 보는 풀이도 있어요.

2:4 신실함으로 산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이 말에는 굳게 믿고 의지하는 마음과 변함없이 충실한 태도가 함께 담겨 있어요. 앞에서는 하나님께서 보여 주신 환상이 더디 이루어져도 기다리라고 해요. 여기서는 거만한 자와 신실하게 사는 사람을 대조해요. 신약의 로마서 1:17, 갈라디아서 3:11, 히브리서 10:38도 이 구절을 인용해 믿음으로 사는 일을 말해요. ‘믿음’과 ‘신실함’은 서로 관계없는 말이 아니에요.

2:6 담보로 잡은 물건은 무엇인가요?

이 노래에서는 남의 물건을 쌓아 두는 일이 오히려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모습으로 바뀌어요. 다음 절의 ‘물어뜯을 자들’에는 빚을 받아 내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는 말장난도 있어요. 남의 것을 빼앗던 자가 이제 빼앗기는 신세가 된다는 흐름이에요.

2:14 여호와야훼의 영광은 무엇인가요?

물이 바다를 가득 덮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아는 지식이 온 땅을 채운다는 말이에요. 16절에서는 같은 ‘영광’이라는 말이 사람이 누리며 자랑하는 높고 빛나는 자리를 가리켜요.

2:15 가죽 주머니를 들이댄다는 말에는 다른 풀이도 있나요?

해당 히브리어 낱말의 뜻과 앞 동사의 연결이 분명하지 않아요. 여기서는 가죽 주머니로 술을 먹이는 모습으로 옮겼어요. 어느 쪽으로 읽든 이웃을 취하게 해서 벌거벗은 몸을 보려 한다는 비난은 분명해요.

2:16 할례는 무엇인가요?

이 구절은 이웃의 벌거벗은 몸을 보려던 자에게 이제 네 몸을 드러내라고 되받아치는 말이에요. 남에게 수치를 주던 자가 같은 수치를 당하는 모습이에요.

2:16 여호와야훼의 잔이 돌아온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15절에서는 이웃에게 술을 먹였지만, 이제는 그 사람 자신이 잔을 받아 마셔야 해요. 17절에서도 남에게 휘두른 폭력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모습이 이어져요.

2:17 짐승들이 두려워한다는 말인가요?

히브리어의 ‘그들을’은 짐승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었어요. 짐승들을 겁에 질리게 한 파괴를 앞의 레바논에 가한 폭력과 연결하여, 둘 다 ‘너를 덮칠 것’으로 옮겼어요. 짐승들이 앞으로 다시 두려워한다는 말로 읽지는 않았어요. 다만 문장의 연결과 두려움의 대상에는 다른 풀이도 있어요. ‘짐승들을 해친 일이 너를 두렵게 할 것이다’로 읽기도 해요.

2:18 우상은 무엇인가요?

여기서는 나무나 돌을 깎거나 금속을 녹여 부어 만든 것을 가리켜요. ‘무슨 쓸모가 있느냐’는 반문은 만든 사람이 자기 작품을 의지하는 일이 헛됨을 드러내요. 이어서 그 안에는 생명의 숨결이 조금도 없다고 말해요.

2:17 왜 레바논과 짐승들이 나오나요?

이 절은 레바논에 가한 폭력과 짐승들을 해친 일을 사람들을 죽인 일과 함께 말해요. 숲의 나무를 마구 베어 가며 그곳을 파괴한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다만 어떤 나무를 언제 베었는지 구체적인 사건까지 밝히지는 않아요.

2:1 자기 항의에 자기가 대답한다는 말인가요?

원문에는 하나님께서 무엇을 말씀하실지와 ‘내가 무엇이라고 대답할지’가 함께 나와요. 다만 뒤의 말을 하박국이 제기한 항의에 대한 응답으로 볼지, 자신이 받게 될 책망에 대한 대답으로 볼지는 해석이 갈려요. 이 번역은 ‘내 항의’라는 읽기를 택했어요. 하나님께서 무엇이라고 대답하실지를 기다린다는 풀이도 있지만, 원문의 대답하는 동사는 ‘내가’의 형태예요.

2:6 여기서는 누가 말하나요?

2절에서는 여호와야훼께서 대답하시기 시작해요. 6절 앞부분까지 여호와야훼의 말씀으로 읽고, 그 안에 붙잡힌 사람들의 노래가 인용되었다고 볼 수도 있어요. 히브리어 원문에는 오늘날의 인용부호가 없어요. 이 번역은 6절의 도입을 하박국의 말로 구분하고, 뒤의 노래를 20절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옮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