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눈과 약속을 맺었어.
그러니 어떻게 처녀에게 눈길을 두겠어?
그랬다면 위에 계신 하나님께서 내게 어떤 몫을 주시겠어?
높은 곳에 계신 샤다이께서 어떤 유산을 주시겠어?
옳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재앙이,
악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는 불행이 닥치지 않겠어?
하나님께서는 내가 가는 길을 보시고,
내 발걸음을 하나하나 세고 계시지 않아?」
「내가 거짓과 함께 걸었거나,
내 발이 남을 속이려고 서둘러 달려갔다면,(하나님께서 나를 바른 저울에 달아 보시기를 바라.
그러면 내가 올곧게 살아왔다는 것을 아실 거야.)
내 발걸음이 바른길에서 벗어나고,
내 마음이 눈에 보이는 것을 따라갔으며,
내 손에 잘못의 얼룩이 묻었다면,내가 뿌린 씨에서 난 곡식을 다른 사람이 먹고,
내 밭에서 자란 것들이 뿌리째 뽑히기를 바라.」
「내 마음이 다른 사람의 아내에게 이끌려,
이웃집 문간에 숨어 기다렸다면,내 아내가 남을 위해 맷돌을 갈고,
다른 남자들이 내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하기를 바라.그런 짓은 부끄러운 악행이고,
재판을 받아야 할 죄이기 때문이야.그것은 아바돈에 이를 때까지 삼키는 불이야.
내가 거두는 모든 것을 뿌리째 태워 버릴 거야.」
「내 남종이나 여종이 내게 억울한 일을 따질 때,
내가 그들의 정당한 호소를 무시했다면,하나님께서 일어나실 때 내가 무엇을 하겠어?
그분께서 따져 물으시면 무슨 대답을 하겠어?
어머니 배 속에서 나를 만드신 분께서 그들도 만드시지 않았어?
같은 분께서 우리를 어머니 배 속에서 빚으셨잖아.」
「내가 가난한 사람들이 바라는 것을 거절하고,
남편을 잃은 여자를 기다리다 지치게 했다면,내 빵을 나 혼자 먹고,
아버지 없는 아이에게는 나누어 주지 않았다면,(사실 나는 젊을 때부터 그런 아이를 아버지처럼 길렀어.
남편을 잃은 여자를 보살핀 것도 내가 어머니 배에서 나올 때부터였어.)」
「입을 옷이 없어 죽어 가는 사람이나
몸을 덮을 것이 없는 가난한 사람을 내가 보고도,내 양에게서 깎은 털로 그의 몸을 따뜻하게 해 주지 않아서,
그의 허리가 나를 축복하지 않았다면,성문에서 내 편을 들어 줄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아버지 없는 아이에게 손을 휘둘렀다면,내가 이런 일을 했다면,
내 어깨가 떨어져 나가고, 내 팔이 관절에서 부러지기를 바라.나는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재앙이 두려웠고,
그분의 위엄 앞에서는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야.」
「내가 금을 의지하고,
순금에게 『너는 내가 믿는 것이야』라고 말했다면,내 재산이 많다고,
내 손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고 기뻐했다면,환하게 빛나는 해와
찬란하게 움직이는 달을 보고,내 마음이 남몰래 이끌려,
내 손에 입을 맞췄다면,그것도 재판을 받아야 할 죄야.
높은 곳에 계신 하나님을 저버린 셈이기 때문이야.」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망하는 것을 기뻐하고,
그에게 재앙이 닥쳤다고 들떴다면…
(사실 나는 그가 죽기를 바라는 저주를 입에 담아
죄를 짓지 않았어.)
내 천막에서 사는 사람들은 분명히 이렇게 말했어.
『욥이 내준 고기를 먹고 배부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나그네가 밖에서 밤을 보내게 하지 않았고,
길 가는 사람에게 내 집 문을 열어 주었어.」
「내가 사람들처럼 내 잘못을 덮고,
내 죄를 품속에 감추었다면,많은 사람이 두렵고
여러 집안의 멸시가 무서워,
입을 다문 채 문밖에 나가지 않았다면…」
「아, 누군가 내 말을 들어 주면 좋겠어!
여기 내 서명이 있어. 샤다이께서 내게 대답해 주시기를 바라.
나를 고발하는 사람이 쓴 문서가 있다면 좋겠어!
나는 틀림없이 그 문서를 어깨에 메고,
왕관처럼 머리에 쓰겠어.내 발걸음을 하나하나 그에게 밝히고,
지도자처럼 그에게 다가가겠어.」
「내 땅이 나를 고발하며 외치고,
밭고랑들이 함께 울었다면,내가 값을 치르지 않고 그 땅에서 난 것을 먹고,
그 땅 주인들의 목숨을 빼앗았다면,밀 대신 가시덤불이 나고,
보리 대신 냄새 고약한 잡초가 나기를 바라.」
욥의 말이 끝났습니다.
31장 해설 모두 보기 1031:1 눈과 약속을 맺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욥은 자기 눈을 약속의 상대로 삼아 말해요. 7절에서도 눈이 향하는 곳을 마음이 따라가는 모습을 말하고, 9절에서는 이웃의 아내에게 마음이 이끌리는 일을 말해요. 단순히 누군가를 보는 일보다 눈과 마음에 품는 욕심이 문제예요.
31:5 욥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인정하는 건가요?
7–8절에서는 잘못을 했다는 조건 뒤에 곡식을 빼앗겨도 좋다는 말이 이어져요. 16–22절처럼 조건과 벌 사이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말이 끼어들기도 해요. 29절과 33–34절 뒤에는 어떤 벌을 받겠다는 말이 따로 나오지 않아요.
31:10 왜 자신의 맹세에 아내 이야기를 하나요?
남을 위해 맷돌을 가는 것은 남의 집에서 힘든 일을 하는 모습을 나타내요. 뒤의 말은 다른 남자들이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하는 일이에요. 욥은 이런 일을 바란다기보다, 그런 대가를 걸 만큼 자신이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주장해요.
31:18 욥은 태어나자마자 다른 사람을 보살폈나요?
젊을 때부터 아이를 아버지처럼 길렀다는 말과 어머니 배에서 나올 때부터 남편을 잃은 여자를 보살폈다는 말이 짝을 이루어요. 두 표현 모두 욥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말이에요. 18절은 잘못을 나열하는 조건 사이에 끼어든 말이고, 그런 잘못을 했다면 벌을 받겠다는 맹세는 22절에서 이어져요.
31:20 사람의 허리가 어떻게 욥을 축복하나요?
앞 절에서는 몸을 덮을 옷이 없는 사람이 나와요. 욥은 자기 양의 털로 그 사람을 따뜻하게 해 주었는지를 묻는 맹세를 해요. 허리를 축복하는 주체로 삼아, 몸으로 느끼는 따뜻함을 드러내요.
31:27 해와 달을 보고 왜 손에 입을 맞추나요?
입맞춤이 닿는 곳은 자기 손이지만, 이 몸짓으로 섬기는 대상은 앞 절에 나온 해와 달이에요. 해와 달을 바라보는 것 자체를 잘못이라고 하는 말은 아니에요. 욥은 마음이 이끌려 이런 몸짓까지 했다면 하나님을 저버린 죄라고 말해요. 28절이 이 몸짓의 뜻을 밝혀 줘요.
31:33 사람들처럼 숨겼다는 말은 아담을 가리키나요?
원문의 ‘아담’은 사람을 뜻하는 말이면서 인물의 이름이기도 해요. 여기서는 사람들처럼 숨긴다는 읽기를 따랐어요. 아담이라는 이름으로 읽으면 창세기에서 잘못을 저지른 뒤 숨었던 아담의 모습과 연결돼요.
31:35 욥은 왜 서명과 고발 문서를 말하나요?
서명은 자기가 한 말이나 쓴 내용을 확인하는 표시예요. 욥은 자신의 주장을 내놓고 하나님께 대답을 요구해요. 고발 문서가 있다면 숨기지 않고 왕관처럼 쓰겠다는 말은, 고발 앞에서도 당당히 자기 삶을 밝히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내요.
31:38 땅과 밭고랑은 왜 욥을 고발하며 우나요?
밭고랑은 밭에 길게 낸 줄 사이의 낮은 곳이에요. 다음 절에는 값을 치르지 않고 땅에서 난 것을 먹거나 땅 주인들의 목숨을 빼앗는 일이 나와요. 욥은 그런 일을 했다면 자기 밭에 곡식 대신 가시덤불과 잡초가 나도 좋다고 맹세해요.
31:34 ‘그랬다면’ 뒤의 말이 빠진 건가요?
33–34절에서는 잘못을 숨겼다면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지 말하지 않은 채, 35절의 호소로 넘어가요. 29절도 원수의 불행을 기뻐했다면 받을 벌을 따로 말하지 않아요. 그 뒤 30절에는 원수가 죽기를 바라는 저주조차 하지 않았다는 말이 끼어들어요. 말줄임표와 괄호는 이런 발언의 흐름을 보여 주는 표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