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되던 날, 갈릴리 가나에서 결혼 잔치가 열렸습니다. 예수의 어머니도 그곳에 있었습니다. 예수와 제자들도 그 잔치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께 말했습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예수께서 어머니에게 대답하셨습니다.
「어머니, 왜 저를 이 일에 끌어들이시나요? 제 때는 아직 오지 않았어요.」
어머니가 일꾼들에게 말했습니다.
「그가 너희에게 무슨 말을 하든 그대로 해라.」
그곳에는 유대 사람들의 정결 의식에 쓰는 돌 물항아리 여섯 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하나에 물이 여든 리터에서 백스무 리터쯤 들어가는 크기였습니다. 예수께서 일꾼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항아리에 물을 채워라.」
일꾼들은 항아리를 가득 채웠습니다. 예수께서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떠서 잔치를 맡은 사람에게 가져다주어라.」
일꾼들은 그대로 가져다주었습니다. 잔치를 맡은 사람은 포도주로 바뀐 물을 맛보았습니다. 그는 그 포도주가 어디서 났는지 몰랐지만, 물을 떠 온 일꾼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잔치를 맡은 사람이 신랑을 불러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포도주를 먼저 내놓아요. 손님들이 취하면 그때 덜 좋은 것을 내놓아요. 그런데 좋은 포도주를 지금까지 남겨 두셨네요.」
물을 떠서 가져다주어라 · 요한복음 2:6–9
예수께서는 갈릴리 가나에서 이 첫 표징을 행하여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를 믿었습니다. 그 뒤에 예수께서는 어머니와 형제들과 제자들과 함께 가버나움으로 내려가셨습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며칠만 머물렀습니다.
예루살렘 성전
유대 사람들의 유월절이 가까워지자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성전 안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사람들과 돈을 바꾸어 주려고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셨습니다.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양과 소를 모두 성전에서 몰아내셨습니다. 또 돈 바꾸는 사람들의 동전을 쏟아 버리고 탁자를 뒤엎으셨습니다. 비둘기를 파는 사람들에게는 말씀하셨습니다.
「이것들을 여기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곳으로 만들지 마라.」
제자들은 성경에 기록된 말을 떠올렸습니다.
「주님의 집을 향한 열정이 저를 삼킬 것입니다.」
그러자 유대 사람들이 예수께 물었습니다.
「이런 일을 하실 자격이 있다는 것을 어떤 표징으로 우리에게 보여 주시겠습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이 성소를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만에 일으켜 세우겠다.」
유대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이 성소를 짓는 데 마흔여섯 해가 걸렸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사흘 만에 일으켜 세우시겠습니까?」
하지만 예수께서 말씀하신 성소는 자기 몸이었습니다. 예수께서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을 때, 제자들은 예수가 이 말씀을 하셨다는 것을 기억했습니다. 그리고 성경 말씀과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믿었습니다.
표징을 본 사람들
예수께서 유월절 명절에 예루살렘에 계시는 동안, 많은 사람이 예수가 행하시는 표징들을 보고 그분의 이름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자신을 맡기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사람을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대해 누군가가 증언해 줄 필요도 없었습니다. 예수 자신께서 사람 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2장 해설 모두 보기 92:4 예수께서 말씀하신 ‘제 때’는 언제인가요?
예수께서는 어머니가 포도주 이야기를 꺼내자 자신의 때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답하셨어요. 뒤이어 포도주가 생기지만, 본문은 그 일을 두고 ‘예수의 때가 왔다’고 설명하지는 않아요. 이 절의 그리스어 호칭은 ‘여자여’로 옮길 수 있는 말이에요. 여성을 부르는 호칭으로, 그 말 자체가 모욕을 뜻하지는 않아요. 이 번역은 듣는 사람이 예수의 어머니라는 점을 밝혀 ‘어머니’로 옮겼어요. 그래서 그리스어 호칭에는 직접 드러나지 않는 모자 관계가 번역에서는 드러나요.
2:6 정결 의식은 무엇인가요?
여기서 깨끗하다는 말은 눈에 보이는 먼지가 없다는 뜻을 넘어, 종교 규칙에 맞는 상태를 뜻해요. 이 절은 돌항아리가 그런 의식에 쓰이던 것이라고 알려 줘요.
2:11 표징은 무엇인가요?
여기서는 물이 포도주가 된 일을 표징이라고 불러요. 그 일을 통해 예수의 영광이 드러났고 제자들은 예수를 믿었어요. 이처럼 표징은 일어난 사건과 그 사건이 드러내는 뜻을 함께 가리켜요.
2:13 유월절은 어떤 날인가요?
이 장에서는 유월절이 가까워졌을 때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어요. 23절의 명절도 같은 유월절을 가리켜요.
2:14 성전은 어떤 곳인가요?
이 절의 ‘성전’은 중심 건물뿐 아니라 그 주위 공간까지 포함하는 말이에요. 예수께서는 그 안에서 동물을 파는 사람들과 돈을 바꾸는 사람들을 보셨어요.
2:17 열정이 사람을 ‘삼킨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제자들은 예수께서 성전에서 하신 일을 이 성경 구절과 연결해 떠올려요. ‘삼킬 것입니다’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말하지만, 이 절에서는 그 결과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요.
2:19 성소는 성전과 어떻게 다른가요?
14절의 ‘성전’은 중심 건물과 그 주위 공간까지 포함해요. 20절에서 유대 사람들은 예수께서 말씀하신 성소를 건물로 이해해요. 그러나 21절은 예수께서 자기 몸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고 밝혀요. 같은 말을 두고 서로 다른 대상을 생각하는 대화예요.
2:24 사람들이 믿었는데 왜 자신을 맡기지 않았나요?
23절의 ‘믿었습니다’와 24절의 ‘자신을 맡기지 않았습니다’에는 같은 원문 동사가 쓰여요. 사람들은 예수를 믿었지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자신을 맡기지 않으셨다는 대조가 있어요. 이들의 믿음이 거짓이었다고 단정하는 말은 본문에 없어요.
2:15 예수께서 몰아내신 대상은 양과 소뿐인가요?
원문은 ‘모두를 성전에서 몰아냈다’는 말에 ‘양과 소’를 이어 붙여요. ‘양과 소’가 그 ‘모두’를 풀어 주는 말이라고 읽으면, 몰아낸 대상은 양과 소예요. 앞서 나온 장사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여 사람들과 양과 소를 몰아냈다고 읽을 수도 있어요. 이 번역은 첫 번째 읽기를 따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