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풀어 읽기 · 30장

이 장의 자리 · 25–40장 · 성막과 제사장

하나님께 속한 것은 누구의 것인가

성막에는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이 있고, 제사장이 사용할 물이 있으며, 특별한 기름과 향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것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요구하시고, 어떤 것은 특정한 사람에게만 허락하시며, 어떤 것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십니다.

이 규정들은 서로 무관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하나의 질문이 흐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속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출애굽기 30장은 이러한 구별이 성막의 물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몸, 노동과 감각에까지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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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만나는 자리 앞에 놓인 작은 제단

출애굽기 30:1–10 본문 →

성막의 기구들은 이미 앞선 장들에서 상당 부분 설명되었습니다. 그런데 향을 피우는 제단은 제사장 위임식 명령까지 마친 뒤에야 등장합니다. 앞 장에서 하나님은 만남의 천막에서 이스라엘과 만나시겠다고 약속하셨고, 이제는 그 만남의 장소 앞에 놓일 향 제단의 사용법을 알려 주십니다.

향 제단은 길이와 너비가 각각 한 암마이고 높이가 두 암마입니다. 순금으로 입히며 네 귀퉁이에는 제단과 한 몸을 이루는 뿔들이 있습니다.

번제를 드리는 제단과 마찬가지로 뿔들이 있지만, 그 기능은 다릅니다.

「너희는 그 위에 다른 향이나 번제나 곡식 제물을 올려서는 안 된다. 그 위에 부어 바치는 제물을 부어서도 안 된다.」출애굽기 30:9 · 본디새김

같은 ‘제단’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고 해서 서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제단에서 정당하게 드릴 수 있는 제물이라도 향 제단에서는 금지됩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는 것뿐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기에 합당한 것이라도 그것이 놓일 자리와 용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것을 증언 궤를 가리는 휘장 앞, 증언 위에 있는 속죄판 앞에 놓아라. 내가 거기서 너와 만나겠다.」출애굽기 30:6 · 본디새김

향 제단은 증언 궤와 속죄판이 있는 공간 안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가리는 휘장 앞에 놓입니다. 휘장이 두 공간을 나누고 있지만, 본문은 향 제단의 위치를 설명하면서 휘장 너머의 속죄판을 언급합니다.

향 제단이 놓인 위치를 이해하려면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성막 안에서 향은 단지 공간을 좋은 냄새로 채우기 위해 피우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만나시겠다고 약속하신 장소와 밀접하게 연결된 예배 행위입니다.

그런데 향은 특별한 축제일에만 피우는 것이 아닙니다.

아론은 아침마다 등잔을 손질할 때 향을 피우고, 저녁 무렵 등잔을 켤 때 다시 피워야 합니다. 등잔의 빛은 성막 안을 밝히고, 향은 그곳에 향기를 퍼뜨립니다. 두 행동은 아침과 저녁이라는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함께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매일 향을 피우는 제단에도 일 년에 한 번 특별한 일이 이루어집니다.

「아론은 일 년에 한 번 그 뿔들 위에서 속죄해야 한다. 속죄를 위한 정화 제물의 피 일부로, 너희 대대로 일 년에 한 번 그 제단을 위해 속죄해야 한다. 그것은 여호와야훼에게 지극히 거룩한 것이다.」출애굽기 30:10 · 본디새김

이는 향 제단이 하나님께 속한 특별한 기구이면서도, 제의적인 정화의 질서 안에 놓여 있음을 보여 줍니다. 뒤이어 레위기 16:18–19는 속죄일에 제단의 뿔에 피를 바르고 정결하게 하는 의식을 규정합니다. 이 규정은 거룩한 장소가 계속해서 정화되어야 한다는 출애굽기 30장의 명령과 연결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시선이 갑자기 바뀝니다. 하나님은 제단의 피를 말씀하시다가 이스라엘 사람들을 계수할 때 내야 할 은에 관해 명령하십니다.

제단과 돈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조금 더 깊이

시편 141:2에서는 기도가 향처럼 하나님 앞에 이르기를 바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것은 향과 기도를 연결하는 구약 내부의 중요한 시적 비유입니다. 그러나 출애굽기 30장은 향을 직접 기도라고 정의하지는 않습니다. 먼저 제사장이 하나님 앞에서 수행해야 할 정해진 봉사의 행위로 설명합니다.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똑같은 반 셰켈

출애굽기 30:11–16 본문 →

12절은 인구 조사를 명령하면서 예상 밖의 조건을 덧붙입니다.

「네가 이스라엘 자손의 수를 조사하여 그들을 계수할 때, 그들은 계수될 때 각자 자기 목숨의 몸값을 여호와야훼에게 내야 한다. 그러면 그들이 계수될 때 그들 가운데 재앙이 없을 것이다.」출애굽기 30:12 · 본디새김

사람의 수를 세는데 왜 목숨의 몸값을 내야 할까요?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이 본문이 인구 조사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사람들을 계수할 때 따라야 할 절차를 명령합니다.

이것은 하나님 앞에서 사람의 생명과 관계된 예물입니다.

「너희 목숨을 위해 속죄하려고 여호와야훼에게 들어 바치는 예물을 낼 때, 부자는 반 셰켈보다 더 내서는 안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덜 내서는 안 된다.」출애굽기 30:15 · 본디새김

이것이 단순히 공동체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한 일반적인 헌금이라면 경제적 능력에 따라 차등을 둘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이 지정하는 것은 각 사람의 목숨을 위한 속죄의 예물입니다.

사람의 생명이 여호와야훼 앞에서 갖는 의미는 경제적 능력에 따라 달라지지 않습니다.

부자는 자신의 부를 통해 더 높은 지위를 확보할 수 없고, 가난한 사람도 경제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의식에서 더 낮은 자리에 놓이지 않습니다. 다만 이 규정을 모든 종류의 헌금에 동일한 금액을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본문이 말하는 것은 특정한 인구 조사와 속죄의 은에 관한 규정입니다. 또한 대상은 스무 살 이상으로 계수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 은은 어디로 갈까요?

16절은 그 은을 만남의 천막에서 섬기는 일에 사용하라고 명령합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여호와야훼 앞에서 기억하게 하는 것이 됩니다.

이 대목은 나중에 성막을 실제로 제작하는 장면에서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출애굽기 38:25–28에 따르면 계수된 사람들에게서 거둔 은은 성소와 휘장을 위한 받침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사람들의 생명과 관련하여 드려진 예물이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의 구성에 사용되는 것입니다.

성막은 제사장 몇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그곳에서 섬기는 사람들은 구별되어 있지만, 그 성막의 사역은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와 연결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곳에 직접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자신들의 생명과 관련된 예물을 통해 성막의 사역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규정에서 하나님은 성막에 가까이 가는 제사장들에게 또 다른 요구를 하십니다.

은으로 예물을 드리는 일과 달리, 이번에는 물로 씻는 일입니다.

조금 더 깊이

그렇다면 인구 조사는 왜 재앙의 위험과 연결될까요? 본문은 그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인구 조사가 군사력의 규모를 확인하는 행위라는 점에 주목하는 해석이 있습니다. 실제로 민수기 1:3에서는 스무 살 이상으로 싸움에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을 계수하도록 명령합니다. 그러나 출애굽기 30장은 인구 조사를 통해 군사력을 과시하려 했기 때문에 반드시 재앙이 내린다고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그 배경을 하나로 확정하기보다, 계수되는 생명이 여호와야훼 앞에서 속죄와 보호를 필요로 한다는 본문의 직접적인 진술에 주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씻지 않으면 죽는다 — 구리 대야의 의미

출애굽기 30:17–21 본문 →

성막의 다른 기구들에 비해 구리 대야는 별다른 장식 없이 소개됩니다.

하나님은 구리로 대야와 받침을 만들고, 만남의 천막과 제단 사이에 두며, 그 안에 물을 담으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런데 사용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매우 엄중한 경고가 반복됩니다.

「그들은 만남의 천막에 들어갈 때나 섬기는 일을 하러, 여호와야훼에게 불로 바치는 제물을 불살라 연기로 올리려고 제단에 가까이 갈 때에 죽지 않도록 물로 씻어야 한다.」출애굽기 30:20 · 본디새김
「곧 자기들의 손과 발을 씻어야 한다. 그래야 죽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그들에게, 곧 아론과 그의 후손에게 대대로 영원한 규례가 되어야 한다.」출애굽기 30:21 · 본디새김

이것은 단순히 제사장들에게 청결한 생활 습관을 가르치는 규정이 아닙니다. 씻지 않았을 때의 위험은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행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앞 장의 위임식에서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물로 씻김을 받았습니다(29:4). 그러나 이 장에서는 제사장들이 직무를 수행할 때마다 손과 발을 씻도록 규정합니다.

위임식의 씻음은 제사장 직무를 시작하기 위해 행해지는 성별 의식의 일부입니다. 여기서 손과 발을 씻는 일은 이미 제사장이 된 사람이 계속해서 수행해야 할 봉사의 규정입니다.

한 번 성별되었다는 사실이 이후의 모든 행동을 자동으로 거룩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제사장에게는 특별한 신분이 주어졌지만, 그 신분이 하나님 앞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행동할 권한을 주지는 않습니다. 여기에서 거룩함은 단순히 사람에게 붙는 영구적인 칭호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거룩한 직무를 실제로 수행하는 행동에도 요구됩니다.

하나님의 가까이 계심은 이스라엘에게 복이지만, 그분의 거룩함을 무시해도 된다는 허락은 아닙니다.

이처럼 성막에서는 사람의 몸이 거룩함과 관련됩니다. 그런데 다음 장면에서는 몸뿐 아니라 성막의 모든 기구가 하나의 특별한 기름으로 연결됩니다.

조금 더 깊이

출애굽기 19:12–13에서 시내산에 접근하는 데 경계가 주어졌던 것처럼, 성막에서도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일에는 정해진 질서가 있습니다. 다만 시내산의 경계와 성막의 씻음은 동일한 의식이 아니라, 거룩한 하나님께 접근하는 문제를 서로 다른 상황에서 보여 주는 규정들입니다.

향기로운 기름을 왜 아무나 사용하면 안 되는가?

출애굽기 30:22–33 본문 →

하나님은 모세에게 특별한 기름을 만들라고 명령하십니다.

흐르는 몰약 오백 셰켈, 향기로운 계피 이백오십 셰켈, 향기로운 갈대 이백오십 셰켈, 킷다 오백 셰켈, 그리고 올리브기름 한 힌이 재료로 제시됩니다.

「그것으로 거룩한 기름부음용 기름을 만들어라. 향료를 배합하는 이의 솜씨로 재료들을 섞어야 한다. 그것은 거룩한 기름부음용 기름이 되어야 한다.」출애굽기 30:25 · 본디새김

거룩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인간의 전문적인 기술이 사용됩니다. 정해진 재료와 비율이 있고, 그것을 능숙하게 배합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기술만으로 기름이 거룩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26–28절에서는 그 기름을 바를 대상들이 열거됩니다. 만남의 천막과 증언 궤, 상과 그 기구들, 등잔대, 향 제단, 번제 제단, 그리고 대야와 받침까지 포함됩니다.

각 기구에는 서로 다른 기능이 있습니다. 어떤 것은 증언을 보관하는 자리와 관련되고, 어떤 것은 빛을 밝히며, 어떤 것은 제사를 드리고, 어떤 것은 씻는 데 사용됩니다. 모든 기구가 여호와야훼를 위한 거룩한 봉사에 구별됩니다.

30절에서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도 그 기름을 바르게 하십니다. 제사장은 성막의 주인이 아닙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기구들과 마찬가지로 그들 자신도 하나님께 구별된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향기롭고 정교하게 만든 기름을 일반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은 왜 안 될까요?

「『이것을 사람의 몸에 부어서는 안 된다. 너희는 이 배합 비율로 이와 같은 것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거룩하다. 너희에게도 거룩한 것이 되어야 한다.』」출애굽기 30:32 · 본디새김

이 명령은 바로 앞의 30절과 나란히 읽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그 기름을 바르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러므로 32절을 모든 인간의 몸에 기름을 바르는 행위 자체가 금지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 규정의 중심은 하나님이 지정하신 성별의 목적을 벗어나 기름을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사람은 하나님이 주신 기술로 거룩한 목적에 쓰일 물건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그 물건의 용도를 자기 뜻대로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33절은 이 경계를 어기는 사람을 자기 백성에게서 끊어질 사람으로 규정합니다. 이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집행되는지는 이 절에서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예절 위반이 아니라 공동체와의 관계까지 걸린 중대한 위반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이 기름의 규정은 단지 성막의 물건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넘어, 하나님께 속한 것에 대해 인간이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가지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질문이 마지막 향의 규정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조금 더 깊이

킷다가 오늘날 정확히 어떤 식물이나 향료에 해당하는지는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32절의 히브리어 표현은 일반적으로 ‘사람의 몸에’라고 되어 있으며, 문장 자체에서 금지 대상을 특정 부류의 사람으로 좁히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33절에서는 같은 기름을 만들어 사용하거나 제사장이 아닌 사람에게 바르는 행위가 엄중하게 금지됩니다.

향기를 맡기 위해 만들지 말라

출애굽기 30:34–38 본문 →

본문은 다시 향으로 돌아옵니다.

처음에는 향을 피우는 제단의 모양과 위치, 사용 시기를 설명했습니다. 이제는 향 자체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려 줍니다.

나타프, 셰헬렛, 헬브나, 순수한 유향을 같은 분량으로 준비하여 배합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것들을 배합하여 향을 만들되, 소금을 섞고 정결하며 거룩한 향이 되게 하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런데 36절은 향을 만들고 피우는 것 사이에 한 가지 행동을 더 지시합니다.

「그 향의 일부를 아주 곱게 찧어, 만남의 천막 안 증언 앞에 그 일부를 놓아라. 내가 거기서 너와 만나겠다. 그것은 너희에게 지극히 거룩한 것이 되어야 한다.」출애굽기 30:36 · 본디새김

이 장의 첫 부분에서 향 제단은 증언 궤를 가리는 휘장 앞에 놓였습니다. 향 제단의 위치와 향의 보관 또는 배치가 모두 ‘증언’을 중심으로 설명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증언’은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맺으신 언약의 말씀과 관련됩니다. 출애굽기 25:16에서 하나님은 증언을 궤 안에 두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내가 거기서 너와 만나겠다」는 표현은 6절에도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향 제단을 어디에 놓을 것인지 설명하면서, 마지막에는 향을 어디에 둘 것인지 설명하면서 같은 약속이 반복됩니다.

향은 하나님과 만나는 장소를 중심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향 자체가 하나님을 불러오거나 만남을 강제로 일으키는 수단이라고 본문은 설명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그곳에서 만나시겠다고 먼저 약속하십니다.

그런데 바로 뒤이어 뜻밖의 금지 명령이 나옵니다.

「네가 만들 향은, 너희 자신을 위해 그 배합 비율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네게 여호와야훼를 위한 거룩한 것이 되어야 한다.」출애굽기 30:37 · 본디새김
「그 향기를 맡으려고 그와 같은 것을 만드는 사람은 자기 백성에게서 끊어질 것이다.」출애굽기 30:38 · 본디새김

하나님은 모든 향기로운 물건을 만들지 말라고 금지하지 않으십니다. 특별히 정해진 향과 같은 것을 자기 즐거움을 위해 만들지 말라고 명령하십니다.

향기는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붙잡을 수 없는 것이지만, 사람은 그것을 즐길 수 있습니다. 향기로운 향료는 인간의 감각을 기쁘게 하는 물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드리도록 정해진 향을 자신의 감각적 만족을 위해 똑같이 만드는 것은 금지됩니다.

특별한 기름과 향은 그 자체로 악하거나 위험한 물질이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향료를 골라 뛰어난 기술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렇게 정교하게 만든 것을 개인적인 소유와 즐거움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거룩함은 물건의 품질에 붙는 이름이 아니라, 그것이 누구에게 속하고 무엇을 위해 사용되는지를 규정하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드려야 할 것을 귀하게 여기는 것과 그것을 자신을 위해 차지하려는 것은 서로 다른 일입니다.

조금 더 깊이

이 가운데 나타프와 셰헬렛, 헬브나가 오늘날 정확히 어떤 재료에 해당하는지는 모두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름의 의미나 후대의 향료 사용 관습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본문만으로 구체적인 식물이나 물질을 단정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레위기 2:13에서는 곡식 제물에 소금을 넣도록 명령하면서 그것을 언약과 연결합니다. 그러나 출애굽기 30:35는 향에 소금을 넣도록 명령할 뿐, 여기서 소금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직접 설명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드려지는 아름다움

출애굽기 30:1–38 본문 →

아름다움은 하나님께 드릴 수 있지만, 그 아름다움을 하나님께 드렸다는 이유로 다시 자기 소유처럼 취급할 수는 없습니다. 거룩함은 어떤 것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목적에 사용하도록 구별하는 일입니다. 하나님께 속한 공동체에서는 각자의 역할이 구별되지만, 누구도 그 거룩함을 사적으로 소유할 수 없습니다.

하루의 아침이 오면 제사장은 등잔을 손질하고 향을 피웁니다. 저녁 무렵에도 등잔을 켜며 향을 피웁니다. 그 향은 하나님이 만나시겠다고 약속하신 자리 앞에서 드려집니다.

출애굽기 30장은 그 구별을 지킨 채 끝납니다. 성막 안에서는 정해진 향이 하나님 앞에 피워지고, 성막 밖에서는 누구도 그 향을 자기 소유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향기는 퍼져 나가지만, 그것이 누구를 위해 피워지는지는 분명합니다.

한 저자가 장을 따라 어려운 대목을 풀어 가며 쓴 글입니다. 여러 읽기를 나란히 놓는 학자 견해·해석 전통과 달리 한 사람의 읽기를 따라갑니다. 편집 교정과 사실 검수를 거쳤고, 인용한 성경은 본디새김 본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