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풀어 읽기 · 5장
이 장의 자리 · 2–6장 · 왕들을 섬긴 다니엘
왕의 잔과 하나님 손에 붙들린 생명
다니엘 5장은 화려한 잔치로 시작합니다.
벨사살 왕은 귀족 천 명을 불러 모아 큰 잔치를 엽니다. 그 자리에서 포도주를 마시던 왕은 특별한 명령을 내립니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져온 금그릇과 은그릇을 가져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왕궁 벽에 사람의 손가락들이 나타나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왕은 조금 전까지 자신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성전의 그릇들을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손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 장에는 이처럼 서로 다른 두 손이 등장합니다.
하나는 왕이 권력을 행사하며 성전의 물건들을 가져오게 하는 인간의 손입니다. 다른 하나는 왕의 통치가 끝났음을 알리는 글을 쓰는 손입니다.
왕은 하나님의 그릇을 자기 손에 넣었지만, 자기 생명이 하나님의 손에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성전의 그릇으로 마신 포도주 — 무엇이 문제였는가
잔치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그릇의 출처다
천 명이라는 숫자는 잔치의 규모와 왕이 불러 모을 수 있는 사람들을 통해 그의 권력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장이 집중하는 것은 참석자의 수가 아니라 왕이 잔치 도중 내린 명령입니다.
벨사살은 포도주를 마시다가, 자기 아버지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져온 금그릇과 은그릇을 가져오라고 명령했습니다. 왕과 귀족들과 아내들과 후궁들이 그 그릇으로 술을 마시려는 것이었습니다.다니엘 5:2 · 두루새김
이 물건들은 다니엘서의 처음에 이미 등장했습니다. 다니엘 1:2에서 느부갓네살은 예루살렘 성전의 물건 일부를 바벨론으로 가져가 자기 신의 보물 창고에 들여놓았습니다. 그때 그 물건들은 유다의 패배를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같은 물건들이 다시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보물 창고에 보관되는 것이 아니라 잔치에서 술을 마시는 데 사용됩니다. 성전의 물건들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와 관련된 물건이었습니다. 왕이 하나님의 집에 속했던 물건들을 자신의 즐거움과 다른 신들을 높이는 일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본문은 왕이 얼마나 술에 취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의 죄를 술에 취해 저지른 실수로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다니엘이 나중에 왕을 책망할 때도 단순히 술을 마신 일을 문제 삼지 않습니다.
문제는 하늘의 주님께 맞서 스스로를 높인 행동입니다(5:23).
금그릇은 쓰임을 바꾸었지만, 하나님은 사라지지 않으셨다
고대 전쟁에서 정복자가 패배한 나라의 신전 물건들을 가져가는 일은 승리를 뽐내는 행위가 될 수 있었습니다. 느부갓네살이 가져온 예루살렘 성전의 물건들은 바벨론의 승리를 보여주는 전리품으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니엘 1장은 그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설명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유다 왕과 성전의 물건 일부를 느부갓네살의 손에 넘기셨다는 것입니다(1:2). 그렇다면 벨사살이 그 그릇들을 마음대로 사용한다고 해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그 물건들과 함께 정복당하셨다는 뜻은 아닙니다.
왕이 성전의 물건들을 가져오게 한 바로 그 잔치 자리에서 하나님은 왕의 통치에 대한 판결을 알리십니다.
그들은 포도주를 마시며 금과 은과 청동과 쇠와 나무와 돌로 만든 신들을 찬양했습니다.다니엘 5:4 · 두루새김
이것들은 사람이 물건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재료들입니다. 다니엘 2장에서 왕이 꾼 거대한 형상도 금과 은과 청동과 쇠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3장에서는 왕이 금 형상을 세웠습니다.
이 장들에 등장하는 형상과 우상의 관계를 모두 같게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다루고 가공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진 것들이 신의 권위와 연결된다는 공통된 주제는 분명합니다.
왕이 찬양한 신들은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왕이 영광을 돌리지 않은 하나님은 왕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계십니다.
벽에 나타난 손 — 왕의 몸이 먼저 무너지다
등잔대 맞은편 석회 벽에 쓰인 글
바로 그때 사람의 손가락들이 나타나 등잔대 맞은편, 석회를 바른 왕궁 벽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왕은 글을 쓰는 그 손을 보았습니다.다니엘 5:5 · 두루새김
이 세부 사항은 사건을 막연한 신비 체험이 아니라 왕이 실제로 바라보는 장면으로 제시합니다. 또한 이 손을 처음부터 하나님의 손이라고 직접 소개하지도 않습니다. 이후 다니엘이 「하나님께서 이 손을 보내셨고, 이 글이 쓰였습니다」라고 말하면서(5:24), 그 사건이 하나님에게서 비롯되었음을 밝힙니다.
독자는 처음에는 왕이 본 것만을 봅니다.
천 명 앞에서 당당했던 왕이 몸을 가누지 못하다
조금 전까지 벨사살은 천 명의 귀족 앞에서 포도주를 마시던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손가락들이 나타나자 그의 몸이 무너집니다.
왕은 얼굴빛이 변했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 때문에 두려워했습니다. 허리에 힘이 풀리고 두 무릎이 서로 부딪쳤습니다.다니엘 5:6 · 두루새김
잔치의 주인이었던 왕이 이제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타납니다. 왕은 수많은 사람을 자기 앞에 세울 수 있었지만, 자신이 두려워하는 글 앞에서는 스스로를 일으켜 세울 수도 없었습니다.
상을 약속하지만 아무도 읽지 못한다
벨사살은 지혜자들을 불러 모읍니다.
그리고 글을 읽고 그 뜻을 풀이하는 사람에게 세 가지 보상을 약속합니다. 자주색 옷, 금목걸이, 나라에서 셋째로 높은 자리입니다. 자주색 옷과 금목걸이는 높은 지위와 영예를 나타내는 표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는 나라의 높은 자리를 줄 수 있다고 약속합니다. 그러나 그 나라 자체가 얼마나 오래 남을지는 알지 못합니다.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8절은 바벨론의 지혜자들이 그 글을 읽거나 그 뜻을 풀이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왕이 알고 싶어 하는 의미를 아무도 밝혀 주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왕은 사람을 불러 모으고 높은 보상을 약속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알지 못하는 진실을 권력으로 만들어 낼 수는 없습니다.
잔치의 분위기는 완전히 바뀝니다.
왕은 더욱 두려워하고 귀족들도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조금 전까지 그들은 금그릇을 들고 신들을 찬양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벽에 쓰인 짧은 글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조금 더 깊이
바벨론의 고대 원통 비문에는 벨사살이 나보니두스 왕의 맏아들로 등장합니다. 또 「나보니두스에 대한 운문 기록」에는 나보니두스가 아들에게 왕권을 맡기고 먼 곳으로 떠났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자료들을 고려하면, 벨사살이 최고 왕인 나보니두스 아래에서 왕권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셋째로 높은 자리를 약속했다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다만 본문은 그 자리의 정확한 제도적 의미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셋째로 높은 자리가 반드시 공식적으로 함께 다스리는 세 왕 가운데 세 번째 왕을 뜻한다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다니엘서에서 느부갓네살을 벨사살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은 반드시 직접적인 부자 관계를 뜻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고대의 가족 호칭은 앞선 왕이나 조상을 가리키는 넓은 의미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본문이 강조하는 것도 두 사람의 정확한 혈통보다, 벨사살이 느부갓네살의 경험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잊힌 다니엘을 다시 부르다
왕후는 다른 종류의 지혜를 기억한다
왕후가 잔치하는 곳으로 들어옵니다.
그가 정확히 왕의 아내인지, 왕실의 어른인지, 왕의 어머니인지 본문은 밝히지 않습니다. 그는 왕과 지혜자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 앞에서 다니엘을 기억하게 합니다. 이어 왕후는 다니엘이 과거 느부갓네살 시대에 꿈을 풀이하고 수수께끼를 밝히며 어려운 문제를 풀었던 사람이라고 설명합니다.
벨사살에게 다니엘은 아직 직접 확인해야 할 인물입니다. 그러나 왕후에게 다니엘은 이미 능력이 알려진 사람입니다. 왕궁의 모든 지혜자가 해결하지 못한 일을 과거에 해결했던 사람이 여전히 그 나라에 있습니다.
그런데 왕은 그를 처음부터 찾지 않았습니다.
다니엘이 왕 앞으로 불려 왔습니다. 왕이 다니엘에게 물었습니다. 「네가 바로 내 아버지 왕이 유다에서 데려온 유다 포로들 가운데 하나인 다니엘이냐?」다니엘 5:13 · 두루새김
다니엘은 여전히 정복당한 나라에서 온 사람으로 불립니다. 그런데 바로 그 포로가 왕에게 자신의 나라가 어떻게 될지를 알려 주게 됩니다. 왕국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글을 이해하지 못하고, 왕국의 가장자리에서 살아온 포로가 그 의미를 밝힙니다.
권력이 있다고 해서 진실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권력을 잃었다고 해서 진실에 다가갈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다니엘은 보상을 협상의 조건으로 삼지 않는다
벨사살은 다니엘에게도 같은 보상을 제안합니다.
다니엘이 왕에게 대답했습니다. 「선물은 왕께서 가지고 계시고, 상은 다른 사람에게 주십시오. 그래도 저는 왕께 그 글을 읽어 드리고 뜻을 풀이해 드리겠습니다.」다니엘 5:17 · 두루새김
이후 29절에서 벨사살은 실제로 다니엘에게 자주색 옷과 금목걸이를 주고 나라에서 셋째로 높은 자리에 앉아 다스릴 것이라고 알리게 합니다. 그러므로 17절을 다니엘이 결국 어떤 보상도 받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다니엘이 거부한 것은 보상을 얻기 위해 진실을 말하는 관계입니다.
다니엘이 왕에게 전할 것은 축복이나 번영의 약속이 아닙니다. 왕의 나라가 끝났다는 선언입니다. 그는 왕의 호의를 얻기 위해 말을 바꾸지 않습니다.
다니엘은 왕이 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그 왕의 통치 기간을 세시는 하나님에 관해 이야기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알고도 마음을 낮추지 않으셨습니다」
다니엘은 글을 해석하기 전에 왕의 역사를 해석한다
다니엘은 벽에 쓰인 글부터 읽지 않습니다.
먼저 느부갓네살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가 하나님에게서 왕권과 위세와 영광과 위엄을 받았다는 사실, 마음이 교만해지자 왕의 자리에서 쫓겨났다는 사실, 짐승처럼 살아가다가 하나님의 통치를 깨닫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그 경험은 벨사살에게 이미 알려진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들이신 벨사살 왕께서는 이 모든 일을 알고도 마음을 낮추지 않으셨습니다.」다니엘 5:22 · 두루새김
벨사살에게 주어진 역사적 지식은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권력이 무엇에 의존하고 있는지 배울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지식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벨사살의 문제는 하나님이 누구신지 들을 기회가 없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알고 있는 진실이 자신의 행동을 바꾸도록 허용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느부갓네살은 낮아지는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벨사살은 그 경험을 알고도 스스로를 높였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권력과 왕이 사용하는 권력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큰 힘 때문에 모든 백성과 민족, 여러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그 앞에서 떨며 두려워했습니다. 그는 원하는 사람을 죽이고 원하는 사람을 살려 두며, 원하는 사람을 높이고 원하는 사람을 낮추었습니다.」다니엘 5:19 · 두루새김
왕은 실제로 큰 권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나 그 권력의 근원은 왕 자신이 아니었습니다. 왕은 사람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왕위를 영원히 유지할 수는 없었습니다.
벨사살 역시 사람에게 높은 자리를 줄 수 있다고 약속합니다. 그러나 다니엘이 말하려는 것은 그 왕의 나라 자체가 하나님 앞에서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왕이 남의 지위를 결정할 수 있다고 해서, 자기 지위에 대한 하나님의 판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왕의 숨을 붙들고 계신 하나님
「오히려 하늘의 주님께 맞서 스스로를 높이셨습니다. 사람들이 주님의 성전에 있던 그릇들을 왕 앞으로 가져왔고, 왕과 귀족들과 아내들과 후궁들은 그 그릇으로 포도주를 마셨습니다. 왕께서는 은과 금과 청동과 쇠와 나무와 돌로 만든 신들을 찬양하셨습니다. 그 신들은 보지도 듣지도 알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왕의 목숨을 손에 쥐고 계시며 왕의 모든 삶을 다스리시는 하나님께는 영광을 돌리지 않으셨습니다.」다니엘 5:23 · 두루새김
벨사살은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명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말을 하고, 포도주를 마시며, 왕궁에서 살아가는 일 자체가 하나님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왕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신 것이 아닙니다. 왕이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바로 그 순간에도 그의 목숨은 하나님의 손에 있습니다.
왕은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누리면서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권력을 사용하면서 그 권력을 자신의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속했던 성전의 물건들로 다른 신들을 찬양했습니다.
이것이 벽에 글이 쓰인 이유입니다.
메네 메네 테켈 우파르신 — 왕국의 운명이 담긴 네 단어
읽을 수 있는 말인데 왜 비밀이 되었을까
다니엘은 마침내 벽에 쓰인 글을 읽습니다.
「쓰인 글은 이것입니다. 『메네 메네 테켈 우파르신.』」다니엘 5:25 · 두루새김
이 글은 아람어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각 단어는 세는 일, 무게, 나눔과 관련된 표현들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지혜자들이 왜 글을 읽지 못했는지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본문은 글자의 배열이나 문자 형태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니엘이 이 단어들을 통해 왕에 대한 하나님의 판결을 선포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첫 번째 선언: 헤아려진 나라
「그 뜻은 이렇습니다. 『메네』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왕의 통치 기간을 세시고 그 통치를 끝내셨다는 뜻입니다.」다니엘 5:26 · 두루새김
여기서 세는 일은 단순히 통치 기간의 길이를 계산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 통치에 끝이 정해졌다는 뜻으로 이어집니다. 왕은 자기 나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끝을 아십니다.
여기서 다니엘 2장에서 느부갓네살에게 주어진 꿈이 떠오릅니다. 금과 은과 청동과 쇠로 이루어진 형상은 여러 제국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역사를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벨사살은 그 흐름을 자기 삶에서 맞이하고 있습니다.
한 왕국의 끝이 먼 미래에 관한 막연한 예언이 아니라 그 왕에게 내려지는 현재의 판결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선언: 저울에 달린 왕
「『테켈』이라는 말은 왕께서 저울에 달려 무게가 모자란 것으로 드러났다는 뜻입니다.」다니엘 5:27 · 두루새김
첫 번째 선언에서는 왕의 통치 기간이 세어졌습니다. 두 번째 선언에서는 왕 자신이 저울에 달렸습니다. 하나님은 나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만을 문제 삼지 않으십니다. 그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판단하십니다.
왕에게 부족했던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22–23절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는 알고도 마음을 낮추지 않았습니다. 하늘의 주님께 맞서 스스로를 높였습니다.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신들을 찬양하면서 자신의 목숨이 하나님의 손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무게가 모자란 것으로 드러났다」는 판결은 왕의 군사력이나 재산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뜻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그의 통치와 삶이 하나님 앞에서 평가받았고, 그 평가에서 부족하다고 드러났다는 뜻입니다.
왕은 다른 사람들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었지만, 자신도 판단받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 선언: 나뉘어 주어지는 나라
「『페레스』라는 말은 왕의 나라가 나뉘어 메디아와 페르시아에 주어졌다는 뜻입니다.」다니엘 5:28 · 두루새김
본문의 핵심은 벨사살이 다스리던 왕국이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니게 된다는 데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 나라를 다른 권력에 넘기신다는 것입니다.
왕의 통치 기간은 세어졌습니다.
왕 자신은 저울에 달렸습니다.
왕의 나라는 다른 이들에게 주어집니다.
짧은 글이지만, 판결의 범위는 왕의 시간과 인격과 권력 전체에 미칩니다. 그리고 이 판결은 왕이 협상할 수 있는 제안으로 제시되지 않습니다. 다니엘은 왕에게 어떤 조건을 충족하면 나라를 계속 지킬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미 내려진 판결을 알려 줍니다.
세 번째 통치자가 된 바로 그 밤에
왕은 약속한 보상을 실행한다
다니엘이 풀이를 마치자 벨사살은 약속한 대로 행동합니다.
벨사살이 명령하자 사람들이 다니엘에게 자주색 옷을 입히고 목에 금목걸이를 걸어 주었습니다. 또 그가 나라에서 셋째로 높은 자리에 앉아 다스릴 것이라고 알렸습니다.다니엘 5:29 · 두루새김
왕이 어떤 마음으로 이 명령을 내렸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풀이가 정확하다고 믿었기 때문인지, 처음 약속한 보상을 지키려는 것이었는지,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본문은 설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행동을 왕의 회개나 하나님의 판결에 대한 완전한 인정으로 해석할 근거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가 주는 나라는 이미 끝났다는 판결을 받은 나라입니다. 다니엘은 왕에게서 높은 자리를 받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가 속한 왕국의 미래는 왕이 결정할 수 없습니다.
벨사살은 아직 다른 사람에게 왕국의 높은 자리를 줄 수 있었지만, 자신의 왕국을 계속 소유할 수는 없었습니다.
「바로 그날 밤」
다니엘 5장은 단 한 절로 끝납니다.
바로 그날 밤, 칼데아 왕 벨사살이 살해되었습니다.다니엘 5:30 · 두루새김
왕국이 어떻게 공격받았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누가 벨사살을 죽였는지도 말하지 않습니다. 그가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생각했는지, 어떤 말을 했는지, 죽음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도 기록하지 않습니다.
이 짧은 결말은 앞선 잔치의 긴 묘사와 대비됩니다. 왕국의 끝은 더 이상 막연한 가능성이 아닙니다. 그날 밤 실제 사건이 되었습니다.
조금 더 깊이
바벨론의 마지막 시대를 전하는 고대 문헌 「나보니두스 연대기」는 페르시아의 고레스가 바벨론을 정복한 사건을 기록합니다. 바벨론의 함락은 기원전 539년의 사건으로 확인됩니다. 하지만 이 연대기가 다니엘 5장에 나오는 잔치나 벽의 글, 벨사살이 살해된 구체적인 장면까지 입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 자료가 뒷받침하는 바벨론의 멸망과 다니엘서가 전하는 그날 밤의 세부 사건은 구별해야 합니다.
맺음 — 왕궁 벽에 남은 네 단어
「메네 메네 테켈 우파르신.」
처음에 왕은 예루살렘 성전의 그릇들을 자기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드러난 것은 자신의 목숨이 하나님 손에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왕은 잔치가 끝날 때까지 자신이 왕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의 통치 기간을 세셨고, 그날 밤 그 왕국의 시간이 끝났습니다.
한 저자가 장을 따라 어려운 대목을 풀어 가며 쓴 글입니다. 여러 읽기를 나란히 놓는 자료와 달리 한 사람의 읽기를 따라갑니다. 편집 교정과 사실 검수를 거쳤고, 인용한 성경은 두루새김 본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