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풀어 읽기 · 38장

이 장의 자리 · 25–40장 · 성막과 제사장

하나님의 거처에 남은 사람들과 숫자

성막을 만드는 데 사용된 금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은은 어디에 쓰였고, 구리는 누가 가져왔을까요?

출애굽기 38장은 이런 질문에 대답합니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독자의 눈길을 붙드는 뜻밖의 물건이 하나 등장합니다.

여자들의 거울입니다.

성막 제작에는 금과 은, 귀한 천과 아카시아나무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사람들이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던 거울도 있었습니다. 본문은 그것이 누구의 것이었는지까지 기억합니다.

그리고 장의 후반부에 이르면 분위기가 또 달라집니다. 갑자기 금과 은과 구리의 무게가 기록되고, 은을 낸 사람들의 수가 등장합니다. 그 재료들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도 밝혀집니다.

거룩한 성막을 만드는 이야기 한가운데 개인의 물건과 숫자로 가득한 집계표가 놓인 것입니다.

왜 이런 것들이 필요할까요?

앞 장에서 성막 안에 놓일 금 기구들이 만들어졌다면, 38장은 성막의 바깥 공간을 완성하고 그동안 사용한 재료의 양을 조사합니다. 번제 제단과 씻는 대야, 뜰을 둘러싼 휘장과 기둥, 그리고 가장 작은 말뚝까지 등장합니다.

이 장을 관통하는 중요한 특징은 하나님의 거룩한 거처가 사람들의 실제 생활과 노동, 재료를 다루는 책임에서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읽는 시간 17분소단락 738장 본문 읽기 →

번제 제단 — 성막에 다가가는 사람이 먼저 마주할 것

출애굽기 38:1–7 본문 →

38장은 번제 제단을 만드는 일로 시작합니다.

아카시아나무로 번제 제단을 만들었습니다. 길이와 너비가 각각 다섯 암마인 정사각형이었고, 높이는 세 암마였습니다.출애굽기 38:1 · 두루새김

이 제단은 앞 장의 향을 피울 제단과 다릅니다. 향을 피울 제단은 한 암마 너비에 두 암마 높이였으며 순금으로 입혔습니다. 향을 피울 제단보다 훨씬 넓으며, 겉에는 금 대신 구리를 입힙니다.

번제 제단은 희생 제물을 바치는 장소입니다.

레위기 1:3–9에 따르면 번제를 드리는 사람은 제물을 가져와 그 머리에 손을 얹고, 제물을 잡습니다. 제사장은 그 피를 제단 둘레에 뿌리고, 제물을 제단 위에서 불살라 바칩니다. 출애굽기 29:38–42에서는 이 제단에서 날마다 아침과 저녁에 어린양을 바치도록 명령합니다.

출애굽기 40:6–7에 따르면 번제 제단은 만남의 천막 입구 앞에 놓이며, 대야는 천막과 제단 사이에 놓입니다. 동쪽에 있는 뜰의 입구로 들어오면 성막 안쪽에 이르기 전에 번제 제단을 마주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하나님이 자기 백성 가운데 거하시겠다고 약속하셨지만, 그분께 가까이 나아가는 일에서 제물과 속죄의 문제는 빠지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여호와야훼의 구원을 경험한 백성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죄와 속죄를 다루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함께 거하실 공간을 마련하면서 죄를 다루고 그분께 예배하는 질서도 함께 마련됩니다.

제단의 뿔은 왜 따로 붙이지 않았을까?

제단의 네 모서리에 뿔들을 만들었습니다. 뿔들은 제단과 한 덩어리였습니다. 제단에 구리를 입혔습니다.출애굽기 38:2 · 두루새김

「뿔들은 제단과 한 덩어리였습니다」라는 표현은 단순히 뿔을 네 개 달았다는 것보다 구체적입니다. 뿔들이 제단 본체와 이어진 구조로 만들어졌다는 뜻입니다.

뿔은 제단의 장식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출애굽기 29:12에서는 제사장 위임식의 속죄 제물에서 나온 피를 제단의 뿔들에 바르도록 명령합니다. 레위기 4:25, 30에서도 속죄 제사의 피가 번제 제단의 뿔에 발라집니다.

이어서 제단에 딸린 여러 기구가 나옵니다. 솥, 삽, 액체를 뿌릴 때 쓰는 그릇, 고기 갈고리, 불씨를 담는 그릇입니다. 이것들은 제물을 다루고 불과 재를 처리하는 실제 작업에 필요한 물건들입니다.

그곳은 제물이 바쳐지고, 제사장이 일하며, 불의 흔적이 남는 장소입니다.

속이 빈 제단, 그러나 정교하게 만들어진 구조

4–7절은 제단의 그물 모양의 구리 망과 제단을 나를 막대를 설명합니다. 망은 제단의 테두리 아래쪽에 놓여 제단 높이의 절반 지점까지 이릅니다. 네 귀퉁이에는 막대를 끼우기 위한 고리를 만듭니다.

그 막대들을 제단 양옆의 고리들에 끼워 제단을 나를 수 있게 했습니다. 제단은 널판으로 만들되 속이 비어 있게 했습니다.출애굽기 38:7 · 두루새김

그 크기만 생각하면 단단한 덩어리 같은 제단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본문에 기록된 제단은 아카시아나무 널판으로 만들고 구리를 입힌, 속이 빈 구조입니다.

이 제단은 광야를 지나가는 백성과 함께 옮겨질 기구입니다. 그러나 단지 옮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곳에서 앞으로 행해질 제사를 위해 필요한 형태와 도구도 갖추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장소를 만드는 일은 실제로 그 제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깊이

제단의 「테두리」가 제단의 바깥쪽을 두른 부분인지, 튀어나온 선반과 같은 부분인지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망이 제단 내부에 어떻게 설치되었는지도 본문만으로 완전히 되살려 그릴 수 없습니다.

여자들의 거울 — 자신을 비추던 물건이 씻는 대야가 되다

출애굽기 38:8 본문 →

번제 제단 제작에는 일곱 절이 사용되었습니다. 반면 구리 대야의 제작은 단 한 절로 끝납니다.

그런데 짧은 이 한 절에는 제단 제작 기록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만남의 천막 입구에서 섬기던 여자들의 거울을 재료로 구리 대야와 구리 받침을 만들었습니다.출애굽기 38:8 · 두루새김

번제 제단은 길이와 너비, 높이가 모두 기록되었습니다. 하지만 대야는 치수도, 손잡이나 장식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재료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밝힙니다.

그 여자들은 누구였을까?

본문은 그들을 「만남의 천막 입구에서 섬기던 여자들」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그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거울이 대야로 바뀐다는 것

고대의 금속 거울은 오늘날 흔히 쓰는 유리 거울과 달리, 금속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어 모습을 비추는 물건이었습니다. 38장에서는 그런 거울들이 구리 대야와 받침을 만드는 재료가 됩니다.

자기 모습을 비추던 물건이 제사장들이 몸을 씻는 데 사용할 기구로 바뀐 것입니다.

본문은 여자들이 허영심을 버리고 거울을 바쳤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거울을 소유하는 일이 잘못이었다거나,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보다 종교적인 일이 더 낫다는 판단도 내리지 않습니다.

출애굽기 30:17–21은 대야를 만남의 천막과 번제 제단 사이에 놓도록 명령합니다.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천막에 들어가거나 제단에서 섬길 때 그 물로 손과 발을 씻어야 합니다. 심지어 그 명령을 지키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는 경고가 반복됩니다.

그러므로 대야에서 씻는 일은 단순히 작업으로 더러워진 손을 깨끗하게 하는 위생 활동만은 아닙니다. 제사장들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섬기기 위해 지켜야 하는 의식상의 깨끗함에 관한 질서입니다.

앞의 제단이 제물과 속죄의 문제를 드러냈다면, 대야는 제사장들이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자신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제단에서 희생 제물이 바쳐진다고 해서 제사장의 정결 의식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대야에서 손발을 씻는다고 해서 제물을 바치는 일을 대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그 중요한 대야가 이름조차 기록되지 않은 여자들의 거울로 만들어졌습니다.

성막 제작을 대표하는 사람은 브살렐과 오홀리압이지만, 재료를 제공한 모든 사람의 이름이 기록된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본문은 구리 대야를 만들 때 특별히 여자들의 물건을 언급합니다.

성막의 역사를 이루는 것은 이름이 기록된 기술자들의 솜씨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거처에는 이름이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의 물건과 참여도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거울로 만든 대야는 장차 제사장들이 성소로 나아가기 전에 손과 발을 씻는 자리에 놓이게 됩니다.

조금 더 깊이

「섬기던」이라는 말은 군대나 집단을 이루어 모이는 일, 일정한 임무를 수행하는 일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민수기 4:23에서도 같은 어근이 레위 사람들이 만남의 천막에서 맡은 일을 수행하는 것과 관련하여 사용됩니다. 따라서 38:8의 여자들을 천막 입구에서 어떤 섬기는 일을 맡았던 사람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천막 입구에 모여 있던 여자들이라는 읽기도 가능합니다. 어느 쪽이든 이들이 특정한 제사장 직무를 수행했다거나 정해진 노래와 의식을 담당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출애굽기 33:7–11에는 이미 모세가 진영 바깥에 만남의 천막을 설치하여 여호와야훼를 찾는 사람들이 그곳으로 나아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반면 38장은 새 성막의 기구들을 제작하는 중입니다. 따라서 38:8에 등장하는 여자들이 어느 때에 어느 천막의 입구에서 활동했는지 세부적인 상황을 완전히 되살려 그릴 수는 없습니다.

뜰 —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길과 넘지 말아야 할 경계

출애굽기 38:9–20 본문 →

구리 대야를 만든 다음에는 성막을 둘러싼 뜰의 제작 기록이 이어집니다.

뜰의 남쪽과 북쪽 길이는 각각 백 암마이고, 서쪽과 동쪽 길이는 각각 쉰 암마입니다. 전체적으로 길쭉한 직사각형을 이루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네 면의 구조가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남쪽과 북쪽에는 각각 스무 개의 기둥이 있고, 서쪽에는 열 개의 기둥이 있습니다. 동쪽은 출입구가 있기 때문에 구조가 나뉩니다.

14–15절은 동쪽 입구 양옆에 놓인 휘장들의 길이를 각각 열다섯 암마라고 밝힙니다. 그리고 18절에서는 그 사이에 놓일 입구 가림막의 길이가 스무 암마라고 말합니다. 세 부분을 더하면 동쪽 전체 길이와 일치합니다.

성막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지만, 동시에 그 경계 안으로 들어오는 문도 있습니다.

출입구가 마련되어 있고, 그 안에는 번제 제단이 놓입니다. 이스라엘이 여호와야훼께 제물을 바칠 수 있도록 정해진 장소와 길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이 있다는 사실을 아무런 제한 없이 성막 전체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뜰에 들어오는 일과 성소 안에서 제사장으로 섬기는 일은 다릅니다. 성막은 여러 공간으로 구별되어 있으며, 각각의 공간에서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정해져 있습니다.

하나님께 나아갈 길이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과, 그분 앞에서 지켜야 할 거룩한 질서가 있다는 사실이 함께 나타납니다.

왜 뜰의 문만 특별한 색으로 만들었을까?

16절에 따르면 뜰의 사방을 둘러싼 휘장은 모두 꼬아 만든 고운 아마실로 짰습니다. 그러나 출입구의 가림막은 다릅니다.

뜰 입구의 가림막은 파란 실과 자주색 실과 짙은 붉은색으로 물들인 실과 꼬아 만든 고운 아마실로 솜씨 있게 무늬를 수놓아 만들었습니다. 길이는 스무 암마였고, 쳐 놓았을 때 높이가 되는 천의 너비는 다섯 암마였습니다. 높이는 뜰 둘레의 휘장들과 같았습니다.출애굽기 38:18 · 두루새김

이 색들은 성막 안쪽 휘장과 입구 가림막에도 사용되었던 재료입니다. 입구도 뜰 전체의 구조 안에 속하지만, 특별한 장식으로 구별되는 것입니다.

성막은 아무 곳으로나 드나드는 공간이 아닙니다.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정해져 있고, 그 자리는 눈으로도 구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집니다.

출애굽기 25:8에서 여호와야훼는 자신이 이스라엘 가운데 거하실 수 있도록 성소를 만들게 하셨습니다. 뜰의 출입구는 그 약속이 실제 공간 안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 주는 부분입니다.

구리 받침과 은 갈고리, 그리고 작은 말뚝들

기둥의 받침들은 구리로 만들고, 갈고리와 띠들은 은으로 만듭니다. 기둥 머리에도 은을 입힙니다. 기둥에는 받침이 필요하고, 휘장을 연결하기 위해 갈고리와 띠가 필요합니다.

성막과 뜰 둘레에 쓸 말뚝들은 모두 구리로 만들었습니다.출애굽기 38:20 · 두루새김

이 말뚝들은 성막의 화려한 장식을 이루는 물건이 아닙니다. 땅에 고정하여 천막과 뜰의 구조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부품입니다.

성막의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로 세워지고 유지되기 위한 부분도 제작 기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제 본문은 갑자기 건축 현장을 떠나 집계 기록으로 넘어갑니다.

누가 성막의 재료를 세었는가?

출애굽기 38:21–23 본문 →

21절은 새로운 문장을 시작합니다.

다음은 성막, 곧 증언의 성막에 쓴 재료의 양을 조사한 내용입니다. 모세의 명령에 따라 레위 사람들이 이 일을 맡았습니다. 제사장 아론의 아들 이타마르가 그들을 이끌었습니다.출애굽기 38:21 · 두루새김

「증언의 성막」이라는 이름은 그 안에 놓일 증거판과 관련됩니다. 출애굽기 25:16과 40:20에 따르면 여호와야훼가 주신 증거판은 궤 안에 놓입니다.

성막이 귀한 재료로 만들어진 거대한 천막이라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여호와야훼의 언약을 증언하는 말씀이 놓인다는 사실입니다.

21절에서는 성막에 사용된 재료의 양을 조사하고, 25–26절에서는 수를 조사받은 사람들의 수와 그들이 낸 은을 기록합니다. 성막은 수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귀중한 재료가 사용된 공동체의 사업입니다. 그 재료가 얼마나 모였고 어디에 쓰였는지 밝히는 일은 제작 과정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여기서는 성막을 만드는 기술자와 재료의 양을 조사하는 사람의 역할이 구별됩니다.

22–23절은 브살렐과 오홀리압을 다시 소개합니다. 브살렐은 유다 지파에 속하며, 오홀리압은 단 지파에 속합니다. 브살렐은 여호와야훼가 모세에게 명령하신 모든 것을 만든 사람으로, 오홀리압은 물건을 만들고 무늬를 짜 넣으며 수놓는 장인으로 기록됩니다.

브살렐과 오홀리압은 제작의 중심에 있고, 이타마르와 레위 사람들은 재료의 양을 조사합니다. 모세는 그 조사를 명령한 사람입니다.

여호와야훼를 위한 일이라는 이유로 재료의 사용 내역이 중요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막을 만드는 일은 하나님께 바쳐진 일이면서 동시에 이스라엘 공동체가 맡긴 물질을 사용하는 일이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위한 일이라는 사실은 그 재료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진지하게 다루어야 할 이유가 됩니다.

다만 이 기록을 오늘날의 모든 종교 공동체에 그대로 적용할 완전한 재무 규정으로 읽을 수는 없습니다. 본문은 금의 전체 사용처를 품목별로 밝히지 않으며, 구리 대야와 구리 총량의 관계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제 그 조사의 구체적인 숫자들이 등장합니다.

조금 더 깊이

두루새김이 「재료의 양을 조사한 내용」으로 풀어 옮긴 자리의 페쿠데는 파카드라는 어근에서 나왔습니다. 이 어근은 문맥에 따라 살피다, 세다, 맡기다 등의 의미로 쓰입니다.

한 사람마다 반 셰켈 — 같은 액수로 모은 은

출애굽기 38:24–28 본문 →

24절부터 금과 은, 구리의 무게가 차례로 기록됩니다.

성소를 만드는 모든 작업에 쓴 금은 백성이 흔들어 바친 금이었습니다. 성소 셰켈을 기준으로 모두 29키카르와 730셰켈이었습니다.출애굽기 38:24 · 두루새김

여기서 키카르와 셰켈은 무게 단위입니다. 「흔들어 바친 금」이라는 표현은 성소를 위해 바친 금을 가리킵니다.

이어지는 은의 집계는 더욱 자세합니다.

백성 가운데 수를 조사받은 사람들이 낸 은은 성소 셰켈을 기준으로 100키카르와 1,775셰켈이었습니다.출애굽기 38:25 · 두루새김

이 은은 앞서 백성이 자발적으로 가져온 예물과 구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26절은 한 사람이 반 셰켈을 냈다고 밝힙니다. 이는 출애굽기 30:11–16에서 이미 명령된 인원수 조사와 관련하여 바친 은입니다.

그 명령에 따르면 스무 살 이상으로 수를 조사받는 사람은 누구나 반 셰켈을 내야 했습니다. 부유한 사람도 더 내지 말아야 하고, 가난한 사람도 덜 내지 말아야 했습니다(30:15).

정해진 대상에게 같은 액수를 요구한 것입니다.

왜 부유한 사람도 더 내지 못했을까?

출애굽기 30:12–16은 이 은을 단순한 건축 기금으로만 설명하지 않습니다. 수를 조사받는 사람들이 자기 생명을 위한 속전을 여호와야훼께 드리도록 하고, 그 은을 만남의 천막에서 섬기는 일에 사용하도록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돈을 많이 낸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더 큰 자리를 얻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인원수 조사와 관련하여 바치는 이 은에서는 소유의 많고 적음이 액수의 차이를 만들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이 제도를 오늘날의 모든 헌금이나 세금에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결론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이 규정은 출애굽기의 특정한 인원수 조사와 속전의 문맥에 속합니다.

다만 수를 조사받는 대상은 스무 살 이상의 사람들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38장의 수치를 이스라엘 전체 인구나 모든 성인이 낸 헌납으로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육십만 삼천오백오십 명이 낸 은은 어디로 갔을까?

26절에는 수를 조사받은 사람의 수가 나옵니다. 603,550명입니다. 기록된 인원수와 각 사람이 낸 액수, 최종 은의 총량이 서로 맞아떨어집니다.

27–28절은 그 은이 어디에 쓰였는지까지 밝힙니다. 100키카르의 은으로는 받침 100개를 만들었습니다. 받침 하나에 한 키카르씩 사용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반 셰켈씩 낸 은은 성막의 가장 눈에 띄는 장식이 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이 널판과 안쪽 휘장을 지탱하는 받침이 되었습니다.

같은 액수로 모은 은이 여호와야훼의 거처를 실제로 지탱하는 부품이 되었습니다.

그 은 받침은 성막을 세웠을 때 내부의 화려한 장식만큼 주목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막의 널판들이 서 있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었습니다. 또한 남은 1,775셰켈은 기둥의 갈고리를 만들고, 기둥 머리에 은을 입히고, 기둥에 띠를 두르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백성이 바친 은은 막연한 선의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들이 가져온 은은 실제로 성막의 구조물로 바뀝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과정이 숫자로 남습니다.

조금 더 깊이

이 집계에서 한 키카르는 3,000셰켈에 해당합니다. 출애굽기 36:23–30에서는 성막의 남쪽에 널판 스무 개, 북쪽에 스무 개, 서쪽에 여덟 개를 만들었습니다. 각 널판 아래에는 은 받침 두 개씩 필요하므로, 널판을 위한 받침은 아흔여섯 개입니다. 그리고 36:36에서는 안쪽 휘장을 달 기둥 네 개에 은 받침 네 개를 만듭니다. 따라서 38:27의 받침 100개는 앞 장에서 실제로 만들어진 받침의 수와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구리는 어디에 쓰였는가?

출애굽기 38:29–31 본문 →

은의 집계가 끝나면 구리가 등장합니다.

흔들어 바친 구리는 70키카르와 2,400셰켈이었습니다.출애굽기 38:29 · 두루새김

그 구리의 사용처는 30–31절에 이어집니다. 구리 제단과 그 망, 제단에 딸린 기구들, 만남의 천막 입구의 받침, 뜰 둘레와 뜰 입구의 받침, 성막과 뜰 둘레의 말뚝들입니다.

앞에서는 제작 과정을 따라가며 어떤 물건들이 만들어졌는지 보았습니다. 이제 같은 물건들이 재료 사용 내역으로 다시 등장합니다.

금은 주로 성소의 기구와 장식에 사용됩니다. 은은 성막의 받침과 기둥의 연결 부분에 집중됩니다. 구리는 번제 제단과 뜰의 받침, 말뚝 등 바깥쪽 구조와 기구에 널리 사용됩니다.

그런데 구리 대야는 어디에 있는가?

38:8에서는 여자들의 거울로 구리 대야와 받침을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30–31절에 나오는 구리 사용처 목록에는 그 대야가 따로 언급되지 않습니다.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여자들의 거울이 일반적으로 흔들어 바친 구리와 별도의 출처로 취급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38:8이 대야의 재료를 특별히 여자들의 거울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이해와 어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문은 두 종류의 구리가 어떤 회계 기준으로 나뉘었는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구리 대야가 집계에서 완전히 제외되었다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또 뜰 둘레의 받침들과 뜰 입구의 받침들, 성막의 모든 말뚝과 뜰 둘레의 모든 말뚝을 만들었습니다.출애굽기 38:31 · 두루새김

이 장은 큰 번제 제단으로 시작했지만, 마지막에는 가장 작은 구조 부품 가운데 하나인 말뚝에 이릅니다.

성막의 집계가 드러내는 하나님의 일과 사람들의 책임

출애굽기 38:1–31 본문 →

여기서 하나님의 거룩함과 사람들의 구체적인 책임은 분리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바쳐졌다는 사실은 그 재료가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묻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여호와야훼를 섬기는 일이 사람들의 책임을 사라지게 하지 않습니다.

브살렐과 오홀리압이 만든 제단과 대야가 있습니다. 뜰을 둘러쌀 휘장과 기둥, 구리 받침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서 거둔 은은 100개의 받침과 기둥의 부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장의 마지막 줄에는 구리 말뚝들이 놓여 있습니다.

금으로 빛나는 성막 기구들과 달리, 말뚝은 땅에 박혀 천막을 붙잡는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 작고 평범한 부품까지 기록한 뒤, 출애굽기 38장은 끝납니다.

여호와야훼가 자기 백성 가운데 거하시겠다고 하신 약속을 위해, 사람들은 이제 천막을 고정할 말뚝까지 만들어 놓았습니다.

한 저자가 장을 따라 어려운 대목을 풀어 가며 쓴 글입니다. 여러 읽기를 나란히 놓는 자료와 달리 한 사람의 읽기를 따라갑니다. 편집 교정과 사실 검수를 거쳤고, 인용한 성경은 두루새김 본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