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새김 · 쉽게 읽는 성경 · V0.12 베타

사사기 1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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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의 성문을 메고 간 삼손

삼손은 가자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돈을 받고 몸을 파는 여자를 보고, 그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했습니다. 가자 사람들에게 삼손이 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들은 삼손을 에워싸고 밤새 성문에 숨어 그를 기다렸습니다. 서로 「아침이 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를 죽이자.」 하며 밤새 조용히 있었습니다. 삼손은 한밤중까지 누워 있다가 일어났습니다. 그는 성문의 문짝들과 양쪽 기둥을 붙잡고, 문을 잠그는 빗장까지 통째로 뽑아냈습니다. 그것들을 어깨에 메고 헤브론 맞은편에 있는 산꼭대기로 올라갔습니다.

삼손과 들릴라

그 뒤 삼손은 소렉 골짜기에 사는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여자의 이름은 들릴라였습니다. 블레셋의 우두머리들이 들릴라를 찾아와 말했습니다.

「삼손을 꾀어서 무엇 때문에 힘이 그렇게 센지, 어떻게 하면 우리가 그를 이길 수 있는지 알아내라. 우리는 그를 묶어 괴롭히려 한다. 그러면 우리가 저마다 네게 은 천백을 주겠다.」

들릴라가 삼손에게 말했습니다.

「말해 줘요. 무엇 때문에 당신은 힘이 그렇게 세요? 무엇으로 묶으면 당신을 괴롭힐 수 있어요?」

삼손이 대답했습니다.

「아직 마르지 않아 축축한 활시위 일곱 가닥으로 나를 묶으면, 힘이 약해져서 다른 사람과 같아질 거예요.」

블레셋의 우두머리들은 아직 마르지 않아 축축한 활시위 일곱 가닥을 들릴라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들릴라는 그것으로 삼손을 묶었습니다. 방 안에는 사람들이 숨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들릴라가 삼손에게 외쳤습니다.

「삼손, 블레셋 사람들이 당신을 치러 왔어요!」

삼손은 아마라는 식물의 섬유 부스러기로 꼰 실이 불에 닿자마자 끊어지듯 활시위를 끊어 버렸습니다. 그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거듭된 질문과 거짓 대답

들릴라가 삼손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나를 놀리며 거짓말을 했어요. 이제는 무엇으로 당신을 묶을 수 있는지 말해 줘요.」

삼손이 대답했습니다.

「한 번도 쓰지 않은 새 밧줄로 나를 단단히 묶으면, 힘이 약해져서 다른 사람과 같아질 거예요.」

들릴라는 새 밧줄을 가져다가 삼손을 묶고 외쳤습니다.

「삼손, 블레셋 사람들이 당신을 치러 왔어요!」

방 안에는 사람들이 숨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삼손은 팔에 감긴 밧줄을 실처럼 끊어 버렸습니다.

들릴라가 삼손에게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은 나를 놀리며 거짓말을 했어요. 무엇으로 당신을 묶을 수 있는지 말해 줘요.」

삼손이 대답했습니다.

「내 머리의 일곱 갈래 머리채를 베틀에 걸린 실과 함께 짜 넣으면,」

들릴라는 말뚝으로 고정하고 삼손에게 외쳤습니다.

「삼손, 블레셋 사람들이 당신을 치러 왔어요!」

삼손은 잠에서 깨어 베틀의 말뚝과 거기에 걸린 실을 뽑아냈습니다.

마음속을 털어놓은 삼손

들릴라가 삼손에게 말했습니다.

「마음은 내게 있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말할 수 있어요? 벌써 세 번이나 나를 놀리고, 무엇 때문에 힘이 그렇게 센지 말해 주지 않았어요.」

들릴라가 날마다 말로 몰아붙이고 다그치자, 삼손은 죽을 지경으로 괴로워 더는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삼손은 들릴라에게 마음속을 모두 털어놓았습니다.

「나는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하나님의 나실인이어서, 면도칼로 머리를 민 적이 없어요. 머리털을 밀면 내 힘이 사라지고, 약해져서 다른 모든 사람과 같아질 거예요.」

들릴라는 삼손이 마음속을 모두 털어놓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블레셋의 우두머리들에게 사람을 보내 전했습니다.

「이번에는 올라오십시오. 삼손이 제게 마음속을 모두 털어놓았습니다.」

블레셋의 우두머리들은 은을 가지고 들릴라에게 올라왔습니다. 들릴라는 삼손을 자기 무릎에 누여 재우고 한 남자를 불렀습니다. 들릴라가 삼손의 일곱 갈래 머리채를 밀고 그를 괴롭히기 시작하자, 삼손의 힘이 사라졌습니다. 들릴라가 외쳤습니다.

「삼손, 블레셋 사람들이 당신을 치러 왔어요!」

머리채가 잘린 삼손이 들릴라의 무릎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잘린 머리털은 곁에 놓여 있습니다.
머리채를 잃은 삼손 · 사사기 16:17–20

삼손은 잠에서 깨어 말했습니다.

「이번에도 전처럼 나가서 몸을 떨쳐 벗어나야겠다.」

그러나 여호와야훼께서 자신에게서 떠나셨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붙잡혀 간 삼손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을 붙잡아 두 눈을 파냈습니다. 그들은 삼손을 가자로 끌고 내려가 구리로 만든 발목 사슬로 묶었습니다. 삼손은 감옥에서 곡식을 가는 일을 했습니다. 머리를 민 뒤, 삼손의 머리털이 다시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다곤에게 바치는 제사

블레셋의 우두머리들은 자기들의 신 다곤에게 큰 제사를 드리며 즐기려고 모였습니다. 그들이 말했습니다.

「우리 신께서 원수 삼손을 우리 손에 넘겨주셨다!」

백성도 삼손을 보고 자기들의 신을 찬양하며 말했습니다.

「우리 신께서 원수를 우리 손에 넘겨주셨다! 우리 땅을 망가뜨리고 우리 가운데 많은 사람을 죽인 자를 넘겨주셨다!」

사람들은 흥이 나서 말했습니다.

「삼손을 불러라. 우리를 웃기라고 해라!」

그들은 감옥에서 삼손을 불러냈습니다. 삼손은 그들 앞에서 구경거리가 되어 사람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그들은 삼손을 기둥들 사이에 세웠습니다.

삼손이 자기 손을 잡고 있는 소년에게 말했습니다.

「나를 놓아주고, 이 건물을 받치는 기둥들을 더듬어 보게 해 주렴. 그 기둥들에 기대려고 한다.」

건물 안에는 남자와 여자가 가득했고, 블레셋의 우두머리들도 모두 그곳에 있었습니다. 지붕 위에서도 남녀 약 삼천 명이 삼손이 구경거리가 되어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삼손의 마지막 기도와 죽음

삼손이 여호와야훼께 부르짖었습니다.

「주 여호와야훼,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하나님, 이번 한 번만 제게 힘을 주십시오. 제 두 눈 가운데 하나를 잃은 것만이라도 블레셋 사람들에게 갚아 주게 해 주십시오.」

삼손은 건물 한가운데서 건물을 받치는 두 기둥을 움켜잡았습니다. 하나에는 오른손을, 다른 하나에는 왼손을 대고 몸을 기댔습니다. 삼손이 말했습니다.

「나도 블레셋 사람들과 함께 죽기를!」

그가 힘껏 몸을 기울이자 건물이 무너져 우두머리들과 그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을 덮쳤습니다. 삼손이 죽으면서 죽인 사람은 살아 있을 때 죽인 사람보다 많았습니다.

삼손의 형제들과 아버지의 온 집안이 내려와 그의 주검을 메고 올라갔습니다. 그들은 초르아와 에슈타올 사이에 있는 아버지 마노아의 무덤에 삼손을 묻었습니다. 삼손은 스무 해 동안 재판관으로 이스라엘을 다스렸습니다.

16장 해설 모두 보기 7
16:7 활시위는 무엇인가요?

옛날에는 짐승의 힘줄 같은 재료로 활시위를 만들기도 했어요. 여기서는 아직 말라 굳지 않은 줄을 말해요. 삼손은 그런 줄 일곱 가닥으로 자신을 묶으면 힘이 약해진다고 말하고, 8절에서 들릴라는 그 말대로 삼손을 묶어요.

16:13 베틀은 무엇인가요?

삼손은 자기 머리채를 베틀에 걸린 실과 함께 ‘짜 넣으면’이라고 조건을 말해요. 머리카락을 잘라서 쓰라는 뜻이 아니라, 머리에 붙어 있는 머리채를 실과 함께 엮는다는 뜻이에요.

16:13 삼손의 대답은 왜 중간에서 끝나나요?

앞의 두 대답처럼 힘이 약해진다는 말을 예상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그 말이 적혀 있지 않아요. 들릴라가 머리채를 짜 넣는 과정이나 말뚝으로 고정하는 대상도 따로 밝히지 않아요. 삼손이 언제 잠들었는지도 말하지 않고, 14절에서 잠에서 깼다고 전해요. 이처럼 장면 사이의 설명이 생략되어 있어요.

16:20 삼손의 힘은 머리카락에서 나왔나요?

삼손은 17절에서 자신이 하나님의 나실인이기 때문에 머리를 밀지 않았다고 말해요. 19절에서는 머리털을 민 뒤 힘이 사라지고, 20절에서는 여호와야훼께서 삼손에게서 떠나셨다고 알려 줘요. 이 연결을 근거로, 삼손의 힘은 머리카락 자체보다 여호와야훼와의 관계에 달려 있다고 이해할 수 있어요.

16:23 다곤은 누구인가요?

블레셋의 우두머리들과 백성은 다곤이 삼손을 붙잡게 해 주었다고 여기며 제사를 드리고 찬양해요. 이것은 그 사람들이 자기들의 승리를 설명하는 말이에요.

16:28 왜 두 눈 가운데 하나만 갚아 달라고 하나요?

히브리어의 ‘하나’를 ‘두 눈 가운데 하나’와 연결한 읽기예요. ‘두 눈을 잃은 데 대해 한 번 복수하게 해 달라’고 연결해 읽을 여지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삼손은 두 눈을 잃은 일에 대한 복수를 위해 힘을 달라고 기도해요.

16:19 누가 삼손의 머리털을 밀었나요?

히브리어에서 머리털을 미는 동사의 주어는 여성으로 나타나요. 그래서 이 번역은 들릴라를 주어로 옮겼어요. 다만 바로 앞에서 남자를 불렀다고 하므로, 들릴라가 그 남자에게 머리털을 밀게 했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어요. 불려 온 남자가 무엇을 했는지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