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새김 · 쉽게 읽는 성경 · V0.10 베타

예레미야애가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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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곱슬머리의 남자가 폐허의 돌에 조용히 앉아 두 손을 무릎에 둔 채 아침 하늘을 바라본다.
아침마다 새로운 긍휼 · 예레미야애가 3:21–26

고통을 겪은 사람

나는 하나님의 분노의 매를 맞으며 고통을 겪은 사람입니다. 그분께서 나를 몰아 빛이 아닌 어둠 속으로 걷게 하셨습니다. 온종일 나만 거듭거듭 손으로 치셨습니다.

내 살과 살갗을 상하게 하시고 내 뼈를 부러뜨리셨습니다. 나를 가로막는 담을 쌓으시고 독과 고통으로 나를 에워싸셨습니다. 오래전에 죽은 사람들처럼 나를 어두운 곳에서 살게 하셨습니다. 내 둘레에 담을 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시고, 나를 묶은 청동 사슬을 무겁게 하셨습니다. 내가 소리치며 도움을 청해도 내 기도를 막아 버리셨습니다. 다듬은 돌로 내 길을 막으시고, 내가 다니는 길을 뒤틀어 놓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나를 노리는 곰, 숨어 기다리는 사자와 같으셨습니다. 나를 길에서 벗어나게 하시고 내 몸을 찢으셨습니다. 나를 처참하게 만드셨습니다. 활을 당기시고 나를 화살의 과녁으로 세우셨습니다. 화살통의 화살을 내 몸 깊숙이 박으셨습니다.

나는 내 백성 모두에게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온종일 나를 놀리는 노래를 부릅니다. 그분께서는 쓴 것으로 나를 배불리시고, 쓴쑥을 실컷 마시게 하셨습니다. 자갈로 내 이를 부수시고 나를 잿더미에 짓누르셨습니다. 내 삶은 평안에서 밀려났고, 나는 행복을 잊었습니다. 나는 말했습니다.

「내 버틸 힘이 사라졌다. 여호와야훼께 걸었던 희망도 사라졌다.」

주님, 쓴쑥과 독 같은 제 고통과 떠돌던 삶을 기억해 주십시오. 내 마음은 그 일을 기억하고 또 기억하며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그러나 나는 다음 사실을 마음에 되새깁니다. 그래서 희망을 품습니다. 여호와야훼의 한결같은 사랑 덕분에 우리가 끝장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마음이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과 불쌍히 여기시는 마음은 아침마다 새롭습니다. 주님, 참으로 믿을 만한 분이십니다. 내 마음이 말합니다.

「여호와야훼께서 내 몫이시다. 그러니 나는 그분을 기다리겠다.」

여호와야훼께서는 그분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그분을 찾는 사람에게 좋은 분이십니다. 여호와야훼께서 구해 주시기를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이 젊을 때 멍에를 메는 것은 좋습니다. 그분께서 멍에를 지우셨으니 홀로 앉아 잠잠히 있어야 합니다. 입을 흙먼지에 대야 합니다. 어쩌면 희망이 있을지 모릅니다. 자기를 때리는 이에게 뺨을 내주고, 모욕을 실컷 받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영원히 버려두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슬픔을 주시더라도 그 풍성한 사랑으로 불쌍히 여기실 것입니다. 사람을 괴롭히고 슬프게 하시는 일은 그분께서 마음으로 바라시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모든 갇힌 사람을 발아래 짓밟는 일, 가장 높으신 분 앞에서 사람을 불공정하게 재판하는 일, 재판에서 사람을 억울하게 하는 일을 주님께서 보지 않으셨겠습니까? 주님께서 명령하지 않으셨는데, 누가 말한들 그 말이 그대로 이루어지겠습니까? 재앙과 좋은 일이 모두 가장 높으신 분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까? 살아 있는 사람이 자기 죄로 받는 벌을 두고 왜 불평합니까?

우리가 살아온 길을 살피고 깊이 돌아봅시다. 여호와야훼께 돌아갑시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두 손과 함께 우리의 마음도 들어 올립시다. 주님, 저희는 거역하고 반항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용서하지 않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분노로 몸을 감싸시고 저희를 뒤쫓으셨습니다. 죽이시고 불쌍히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구름으로 몸을 덮으셔서 기도가 뚫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여러 민족 사이에서 저희를 오물과 쓰레기로 만드십니다. 저희의 모든 원수들이 저희를 향해 입을 벌렸습니다. 저희에게 두려움과 함정이, 파괴와 무너짐이 닥쳤습니다.

내 백성이 무너졌기에 내 눈에서는 눈물이 시냇물처럼 흘러내립니다. 내 눈물은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내립니다, 여호와야훼께서 하늘에서 굽어보시고 살펴 주실 때까지. 내 도시의 모든 여자들을 보니 내 마음이 괴롭습니다.

아무 까닭 없이 나를 적대하던 자들이 새를 사냥하듯 나를 끈질기게 뒤쫓았습니다. 그들은 나를 구덩이 속에서 죽은 목숨으로 만들고 내게 돌을 던졌습니다. 물이 내 머리 위로 넘쳐흘렀습니다. 나는 말했습니다.

「나는 끝장났다.」

여호와야훼, 제가 깊디깊은 구덩이에서 주님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주님께서는 제 목소리를 들으셨습니다. 제가 숨 돌릴 수 있도록 제 부르짖음에 귀를 막지 마십시오. 제가 주님을 부르던 날에 가까이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주님, 제 목숨이 걸린 다툼에서 저를 위해 싸워 주시고, 제 생명을 되찾아 주셨습니다. 여호와야훼, 주님께서는 제가 억울하게 당한 일을 보셨습니다. 제 사건을 판결해 주십시오. 그들이 앙갚음한 모든 일과 저를 해치려고 꾸민 모든 계획을 보셨습니다. 여호와야훼, 그들의 모욕과 저를 해치려는 모든 계획을 들으셨습니다. 저를 대적하는 자들이 입으로 떠드는 말, 온종일 저를 두고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으셨습니다. 그들이 앉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아 주십시오. 저는 그들이 부르는 조롱의 노랫거리입니다.

여호와야훼, 그들이 한 일에 따라 되갚아 주십시오. 그들의 마음에 덮개를 씌워 주십시오. 주님의 저주가 그들에게 내리게 해 주십시오. 분노로 그들을 뒤쫓아 여호와야훼의 하늘 아래에서 없애 버리십시오.

3장 해설 모두 보기 8
3:1 여기서 ‘나’는 누구인가요?

처음에는 ‘나’가 겪은 고통을 말하다가 22절에서는 ‘우리’가 끝장나지 않았다고 고백해요. 뒤에서도 개인의 탄식과 백성 전체의 기도가 이어져요. 한 사람의 고통이 공동체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어요.

3:15 쓴쑥을 마셨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이 시에서는 독에 둘러싸이고 쓴 것으로 배부르게 되는 모습이 이어져요. 고통을 입으로 삼켜야 하는 쓴맛에 빗댄 표현이에요.

3:24 여호와야훼께서 ‘내 몫’이시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화자는 하나님께 무엇을 받을지만 말하지 않고 하나님 자신께서 자기 몫이시라고 해요. 그래서 이어서 그분을 기다리겠다고 말해요.

3:29 왜 몸을 낮추고 모욕을 견디라고 하나요?

26절은 여호와야훼께서 구해 주시기를 기다리는 일을 말하고, 28–30절은 홀로 앉고 몸을 낮추며 모욕을 견디는 모습을 이어 놓아요. 입을 흙먼지에 댄다는 말은 몸을 아주 낮게 엎드리는 모습이에요. 31–33절은 주님께서 영원히 버려두지 않으신다는 데서 기다릴 이유를 찾아요. 때리는 사람의 행동이 옳다거나 피해자가 도움을 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대목은 아니에요.

3:36 주님께서 보셨다는 질문인가요, 보지 않으셨다는 말인가요?

34절부터 갇힌 사람을 짓밟고 재판에서 억울하게 하는 일들이 이어져요. 마지막 말은 ‘주님께서 보지 않으셨다’라는 형태인데, 이를 반문으로 읽으면 주님께서 그런 일을 보고 계신다는 뜻이 돼요. ‘주님께서는 그런 일을 인정하지 않으신다’는 뜻으로 이해할 여지도 있어요.

3:42 희망을 말한 뒤에 왜 다시 탄식하나요?

22–33절에서는 하나님의 사랑과 기다림을 말했지만, 42–47절에서는 여전히 용서받지 못하고 재앙을 겪는 처지를 호소해요. 이 시에는 하나님께 거는 희망과 지금 겪는 고통이 함께 남아 있어요.

3:59 왜 하나님께 판결을 내려 달라고 하나요?

58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자기 목숨을 위해 싸워 주셨다고 말해요. 59절에서는 그 하나님께 사건을 판결해 달라고 요청해요. 하나님을 자기편에서 다투어 주시는 분이자 억울함을 판단하시는 분으로 부르고 있어요.

3:65 마음에 덮개를 씌워 달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덮개’로 옮긴 히브리어는 뜻을 확정하기 어려운 표현이에요. 다만 앞뒤에서 원수들에게 되갚아 달라고 하고 저주와 멸망을 구하므로, 여기서도 그들에게 벌을 내려 달라는 요청이라는 점은 드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