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새김 · 쉽게 읽는 성경 · V0.10 베타

예레미야애가 4장

이 장 풀어 읽기

빛을 잃은 시온

어쩌다 금이 빛을 잃고 좋은 금이 변해 버렸습니까! 거룩한 돌들이 거리 어귀마다 흩어져 있습니다. 순금만큼 귀하게 여기던 시온의 아들들이 어쩌다 그릇을 빚는 사람이 만든 흔한 흙 항아리처럼 여겨지게 되었습니까!

자칼도 제 새끼에게 젖을 물려 먹입니다. 그런데 내 백성은 광야의 타조처럼 잔인해졌습니다. 젖먹이는 목이 말라 혀가 입천장에 달라붙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빵을 달라고 해도 떼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던 이들이 거리에서 처참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진홍빛 천 위에서 자라던 이들이 쓰레기 더미를 끌어안습니다.

내 백성이 받은 죄의 벌은 소돔이 받은 벌보다 컸습니다. 소돔은 사람의 손에 공격당하지도 않고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시온의 나실인들은 눈보다 맑고 우유보다 희었습니다. 몸은 산호보다 붉었고 모습은 사파이어 같았습니다. 이제는 모습이 새까맣게 변해 거리에서 보아도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습니다. 살갗은 뼈에 달라붙어 나무처럼 바싹 말랐습니다. 칼에 죽은 사람들이 굶어 죽은 사람들보다 나았습니다. 굶주린 이들은 밭에서 거둘 것이 없어, 칼에 찔린 듯 기운이 빠지며 죽어 갔기 때문입니다. 인정 많던 여자들이 제 손으로 자기 아이들을 삶았습니다. 내 백성이 무너져 내릴 때 그 아이들은 어머니들의 먹을 것이 되었습니다.

여호와야훼께서는 분노를 남김없이 터뜨리고 타오르는 분노를 쏟으셨습니다. 시온에 불을 지르셨고 그 불은 시온의 기초까지 삼켰습니다. 세상의 왕들과 땅 위의 모든 사람은 적과 원수가 예루살렘 성문으로 들어오리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예루살렘의 예언자들이 지은 죄와 제사장들의 죄 때문입니다. 그들은 성안에서 바르게 살던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그들은 눈먼 사람처럼 거리에서 비틀거렸습니다. 피에 더럽혀져 아무도 그들의 옷에 손댈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들에게 외쳤습니다.

「물러가라! 더럽다! 물러가라, 물러가라! 손대지 마라!」

그들이 달아나 떠돌자 다른 민족들 사이에서도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그들은 더는 이곳에 머물러 살 수 없다.」

여호와야훼께서 그들을 흩어 놓으셨고 더는 돌아보지 않으실 것입니다. 사람들은 제사장들을 존중하지 않았고, 백성을 이끄는 어른들도 불쌍히 여기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눈이 지치도록 도움을 기다렸지만 헛일이었습니다. 망을 보며 기다린 나라는 우리를 구해 주지 못할 나라였습니다. 적들이 우리의 발걸음을 노려 우리는 거리도 걸어 다닐 수 없었습니다. 우리의 끝이 가까워졌고 우리의 날들이 다했습니다. 참으로 우리의 끝이 왔습니다. 우리를 뒤쫓는 자들은 하늘의 독수리보다 빨랐습니다. 산에서 우리를 바짝 뒤쫓았고, 광야에서는 우리를 노리며 숨어 기다렸습니다. 우리의 숨결과도 같던 여호와야훼의 기름 부음 받은 이가 그들의 함정에 붙잡혔습니다. 전에 우리는 그를 두고 말했습니다.

「그의 그늘 아래서 우리는 여러 민족 사이에 살아갈 것이다.」

우스 땅에 사는 딸 에돔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네게도 잔이 돌아갈 것이다. 너도 취해 알몸을 드러낼 것이다. 딸 시온아, 네 죄의 벌이 끝났다. 여호와야훼께서는 너를 다시 다른 나라로 끌려가게 하지 않으실 것이다. 딸 에돔아, 그분께서 네 죄를 벌하시고 네 죄를 드러내실 것이다.

4장 해설 모두 보기 8
4:1 거룩한 돌들은 무엇을 가리키나요?

1절은 귀한 금과 거룩한 돌들이 빛을 잃고 흩어진 모습을 말해요. 2절은 곧바로 귀한 시온의 아들들이 흔한 항아리처럼 여겨진다고 해요. 정확한 대상을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귀하게 여기던 것이 하찮게 취급되는 모습은 두 절에 함께 나타나요.

4:3 자칼과 타조는 왜 비교되나요?

욥기 39장 14–16절에도 타조가 알을 땅에 두고 새끼를 모질게 대하는 묘사가 나와요. 이 시는 그런 타조의 모습을 비유로 사용해요. 자칼도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데 백성의 젖먹이들은 목말라 하고 어린아이들은 빵을 얻지 못하는 현실이 이어져요.

4:5 진홍빛 천은 어떤 천인가요?

맛있는 음식을 먹던 사람들과 고운 천 위에서 자라던 사람들이 이제는 거리와 쓰레기 더미에 있어요. 먹는 것과 몸을 두는 자리를 통해 삶이 얼마나 뒤바뀌었는지 보여 줘요.

4:6 소돔은 어떤 도시이며, 왜 그 벌과 비교하나요?

이 절의 낱말들은 ‘죄’와 ‘죄의 벌’로 모두 읽을 수 있어요. 여기서는 앞뒤에 이어지는 굶주림과 죽음의 모습을 따라 ‘죄의 벌’로 옮겼어요. 백성의 죄 자체가 소돔보다 더 크다고 읽는 대안도 있어요.

4:7 나실인은 누구인가요?

이 절의 히브리어는 ‘나실인들’로 옮겼지만, 여기서는 신분이 높은 사람들을 가리킨다고 읽을 여지도 있어요. 어느 쪽으로 읽든, 7절의 빛나던 모습과 8절의 굶주려 변한 모습이 대비돼요.

4:7 산호와 사파이어는 어떤 모습인가요?

눈과 우유, 산호와 사파이어를 차례로 들어 맑고 빛나던 몸의 모습을 그려요. 다음 절에서는 그 몸이 어두워지고 살갗이 뼈에 달라붙었다고 말해요.

4:20 여호와야훼의 기름 부음 받은 이는 누구인가요?

‘여호와야훼의 기름 부음 받은 이’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이라는 뜻의 칭호로 읽을 수 있어요. 백성은 그를 자기들의 숨결처럼 여기고, 그의 그늘 곧 보호 아래서 살아갈 것이라고 기대했어요. 이 절은 왕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아요.

4:21 에돔에게 넘어가는 잔은 무엇인가요?

오바댜에도 예루살렘이 재난을 당할 때 에돔이 기뻐한 일을 책망하는 말이 나와요. 여기서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뒤에 곧바로 에돔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말이 이어져요. 그래서 이 말은 지금의 기쁨이 오래가지 못하리라는 조롱 섞인 경고로 읽혀요. 22절은 시온의 죄의 벌이 끝났다는 말과 에돔의 죄를 벌하시리라는 말을 맞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