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새김 · 쉽게 읽는 성경 · V0.7 베타

잠언 26장

이 장 풀어 읽기

어리석은 사람과 영예

여름의 눈과 곡식을 거둘 때의 비가 어울리지 않듯, 어리석은 사람에게 영예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새처럼, 날아가는 제비처럼, 까닭 없는 저주가 그에게 닥친다. 말에게는 채찍이, 나귀에게는 입에 물리는 재갈이, 어리석은 사람들의 등에는 매가 알맞다.

어리석은 사람에게 그의 어리석음에 따라 대답하지 마라. 너까지 그와 같아지지 않도록 해라. 어리석은 사람에게 그의 어리석음에 따라 대답해라. 그가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지 않도록 해라.

어리석은 사람에게 말을 전하게 하는 것은 자기 발을 잘라 내고 폭력을 들이마시는 셈이다. 다리를 저는 사람의 두 다리가 축 늘어진 것처럼, 어리석은 사람들이 입에 담은 잠언도 그렇다. 어리석은 사람에게 영예를 주는 것은 돌팔매 끈에 돌을 묶어 놓는 것과 같다. 어리석은 사람들이 입에 담은 잠언은 술 취한 사람의 손에 들린 가시나무와 같다.

어리석은 사람이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고용하는 사람은 아무나 맞히는 활잡이와 같다. 개가 자기가 토한 것으로 돌아가듯,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어리석음을 되풀이한다.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는 사람을 보았느냐? 그 사람보다는 어리석은 사람에게 더 희망이 있다.

게으른 사람이 말한다.

「길에 사자가 있어! 광장에 사자가 있어!」

문이 경첩에 달려 돌듯, 게으른 사람은 침대에서 몸을 뒤척인다. 게으른 사람은 그릇에 손을 넣고도, 그 손을 입으로 가져오는 일조차 힘겨워한다. 게으른 사람은 분별 있게 대답하는 일곱 사람보다 자기가 더 지혜롭다고 여긴다.

지나가다가 자기와 상관없는 다툼에 끼어들어 화를 내는 사람은 개의 두 귀를 움켜잡는 사람과 같다.

미쳐 날뛰며 불똥과 화살과 죽음을 쏘아 대는 사람처럼, 이웃을 속이고는 「그냥 장난한 것 아니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그렇다.

장작이 없으면 불이 꺼지고, 남을 헐뜯는 사람이 없으면 다툼이 잠잠해진다. 숯은 숯불을, 장작은 불을 지피고, 다투기 좋아하는 사람은 다툼을 지핀다. 남을 헐뜯는 말은 사람들이 맛있게 삼키는 음식 같다. 그 말은 뱃속 깊은 곳까지 내려간다.

뜨겁게 말하는 입술과 악한 마음은 찌꺼기 섞인 은을 입힌 질그릇과 같다. 미워하는 사람은 말로 속마음을 감추고, 마음속에는 속임수를 품는다. 그가 상냥한 목소리로 말해도 믿지 마라. 그의 마음에는 역겨운 것이 일곱 가지나 있기 때문이다. 미움을 속임수로 감추어도, 그의 악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드러난다.

구덩이를 파는 사람은 그 안에 빠지고, 돌을 굴리는 사람에게는 그 돌이 되돌아온다. 거짓말하는 혀는 자기가 짓누른 사람들을 미워하고, 듣기 좋게 꾸민 말을 하는 입은 사람을 넘어뜨린다.

26장 해설 모두 보기 7
26:2 까닭 없는 저주가 누구에게 닥친다는 뜻인가요?

히브리어에는 적힌 말과 읽도록 전해진 말이 다른 경우가 있어요. 이 절에서는 ‘그에게’라는 읽기를 따라 옮겼어요. 바로 앞절에 어리석은 사람이 나오지만, 이 절의 ‘그’가 반드시 그 사람을 가리킨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새와 제비의 움직임이 저주와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해석이 남아 있어요.

26:5 왜 대답하지 말라고 했다가 대답하라고 하나요?

4절과 5절은 ‘그의 어리석음에 따라’라는 같은 말을 쓰지만, 피해야 할 결과는 달라요. 어리석은 말에 휩쓸려서는 안 되면서도, 그 말의 잘못을 그대로 두어서도 안 되는 긴장이 있어요. 어느 때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지 정해진 사례를 주지는 않으므로, 두 절의 이유를 함께 살펴야 해요.

26:6 말을 맡기는 일이 왜 자기 발을 자르는 것과 같나요?

발은 목적지로 가게 해 주지만, 여기서는 자기 발을 없애는 모습을 그려요. ‘폭력을 들이마신다’는 말도 해로운 것을 자기 안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에요. 두 비유는 말을 전할 사람을 잘못 고르는 일이 맡긴 사람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점을 보여 줘요.

26:8 돌팔매 끈에 돌을 묶어 두면 어떻게 되나요?

본문은 ‘돌을 묶어 두다’라는 읽기를 따랐어요. 제 구실을 하지 못하게 묶인 돌의 모습으로, 어리석은 사람에게 영예를 주는 일이 어울리지 않음을 보여 줘요. 1절에서도 어리석은 사람에게 영예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요.

26:9 좋은 잠언도 잘못 쓰면 해로울 수 있나요?

7절은 잠언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9절은 가시나무처럼 해를 줄 수 있는 모습을 떠올리게 해요. 술 취한 사람이 가시나무를 들고 있다고 해서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원문의 손과 가시나무가 이루는 장면은 손에 들린 모습인지, 손에 가시가 박힌 모습인지 해석이 갈릴 수 있어요.

26:10 사람을 고용하는 일을 왜 활잡이에 빗대나요?

첫 부분은 뜻풀이가 갈리는 어려운 표현이에요. ‘아무나 상처 입히는 활잡이’로 읽으면 뒤의 고용 이야기와 위험한 행동을 비교하게 돼요. ‘큰 이가 모든 것을 만들어 낸다’로 읽는 대안도 있어요. 두 읽기는 뜻이 크게 달라 어느 쪽인지 단정하기 어려워요.

26:23 악한 마음을 왜 은을 입힌 질그릇에 빗대나요?

질그릇은 흙으로 빚어 구운 그릇이에요. 은을 입혀도 그 속까지 은이 되는 것은 아니고, 여기서는 입힌 은에도 찌꺼기가 섞여 있어요. 이어지는 24–25절에서는 미워하는 사람이 상냥한 말로 속마음을 감춘다고 해요. ‘뜨겁게 말하는 입술’은 불타는 입술이라는 원문의 비유를 옮긴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