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풀어 읽기 · 26장

이 장의 자리 · 25–40장 · 성막과 제사장

하나로 잇고 휘장으로 나누다

성막을 만드는 데에는 두 가지 상반된 작업이 필요합니다.

먼저 여러 조각을 하나로 이어 붙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나로 만든 공간을 다시 둘로 나누어야 합니다.

하나로 만들라는 명령과 나누라는 명령이 같은 장에 등장합니다.

앞 장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가운데 머무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약속에 따라 성막의 기구들을 만들도록 명령하셨고, 이제 그 기구들이 놓일 공간의 구조를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이 가까이 계신다는 사실과,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데 경계가 있다는 사실은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출애굽기 26장은 그 긴장을 천과 나무와 휘장으로 눈에 보이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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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폭의 천이 하나의 성막이 된다

출애굽기 26:1–6 본문 →

하나님은 먼저 성막을 이루는 휘장 열 폭을 만들라고 명령하십니다.

「성막은 휘장 열 폭으로 만들어라. 꼬아 만든 고운 아마실과 파란색과 자주색과 짙은 붉은색으로 물들인 실을 써서, 솜씨 있는 장인이 그룹 무늬를 짜 넣게 하여라.」출애굽기 26:1 · 두루새김

성막의 첫 번째 재료는 나무나 금속이 아니라 천입니다.

이것은 성막이 돌이나 벽돌로 세우는 고정된 건물이 아니라는 사실과 어울립니다. 이스라엘은 아직 광야를 이동하고 있으며, 성막 역시 옮겨 세울 수 있는 구조여야 합니다.

그렇다고 천막이라는 이유로 소박하게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솜씨 있는 장인」(⁨חָשַׁב⁩)의 작업을 가리키는 원문 표현에는 「생각하다」, 「계획하다」와 관련된 히브리어 어근이 사용됩니다. 정해진 무늬를 능숙하게 짜 넣는 설계와 제작의 기술을 가리킵니다.

성막의 아름다움은 재료가 비싸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습니다. 그 재료를 다루는 사람의 숙련된 기술에도 있습니다.

왜 그룹 무늬를 천에 짜 넣는가

앞 장에서는 증언의 궤 위에 그룹 둘을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이제는 성막을 이루는 휘장에도 그룹 무늬를 넣으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되면 그룹은 성소 안의 특정한 기구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막의 공간 자체를 장식하는 형상이 됩니다.

휘장들은 성막의 안쪽을 이루는 천입니다. 그 위에는 다시 염소 털 천막과 가죽 덮개들이 놓입니다. 따라서 성막 바깥에서 바라본 사람은 이 그룹 무늬들을 그대로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섯 폭과 다섯 폭을 이어라

하나님은 휘장의 치수까지 정하십니다.

한 폭의 길이는 스물여덟 암마, 너비는 네 암마입니다. 모든 휘장은 크기가 같아야 합니다. 그런 다음 다섯 폭씩 이어 두 묶음을 만들고, 두 묶음의 끝에 파란 실로 고리 쉰 개씩을 달아 서로 마주 보게 합니다.

「금 걸쇠 쉰 개를 만들어라. 그 걸쇠로 양쪽 휘장의 고리들을 연결하여 성막이 하나로 이어지게 하여라.」출애굽기 26:6 · 두루새김

이 문장은 제작의 구체적인 결과를 설명합니다. 여러 휘장들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하나의 성막을 이루게 된다는 뜻입니다.

성막은 각각 아름답게 만든 천 조각들이 모여 있는 장소가 아닙니다.

서로 맞추어 연결된 부분들이 하나의 거처를 이룹니다.

이것은 성막을 만드는 일이 정교한 설계와 함께 힘을 모으는 작업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한 폭의 휘장만 완벽하게 만들어도 전체가 연결되지 않으면 성막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런데 성막의 안쪽을 이루는 이 아름다운 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위에 또 다른 천막이 필요합니다.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 위에 덮개를 씌우다

출애굽기 26:7–14 본문 →

이제 하나님은 염소 털 휘장 열한 폭을 만들라고 명령하십니다.

안쪽 휘장은 열 폭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열한 폭입니다. 안쪽 휘장의 길이는 스물여덟 암마였지만, 염소 털 휘장은 서른 암마입니다. 안쪽 휘장에는 금 걸쇠를 사용했지만, 염소 털 천막에는 구리 걸쇠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안쪽 휘장처럼 다섯 폭씩 둘로 나누는 것도 아닙니다. 한쪽은 다섯 폭, 다른 쪽은 여섯 폭으로 연결합니다. 여섯 번째 휘장은 천막 앞쪽에서 두 겹으로 접어야 합니다.

염소 털 휘장은 앞서 만든 성막 위를 덮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쪽 휘장보다 길고, 폭도 하나 더 많습니다. 남는 부분은 뒤쪽으로 늘어뜨리고, 양옆으로도 각각 한 암마씩 늘어뜨려 성막을 덮도록 합니다.

이러한 명령은 덮개가 장식적인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성막을 덮고 보호하는 구조라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특히 12–13절은 남는 천이 어디로 내려와야 하는지까지 정합니다.

두 번 반복되는 「하나로 이어지게 하여라」

11절에서는 앞서 들었던 말이 다시 등장합니다.

「구리 걸쇠 쉰 개를 만들어 고리들에 끼워라. 이렇게 천막을 연결하여 하나로 이어지게 하여라.」출애굽기 26:11 · 두루새김

6절은 「성막」이라고 부르고, 11절은 「천막」이라고 부릅니다. 원문에서도 서로 다른 낱말이 사용됩니다. 이 장에서는 안쪽의 정교한 휘장으로 이루어진 성막과, 그 위를 덮는 염소 털 천막이 구별되어 설명됩니다.

안쪽 휘장과 바깥쪽 염소 털 천막이 각각 여러 폭으로 만들어지지만, 결국 하나의 연결된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성막을 덮는 것은 네 겹이다

14절에서는 두 종류의 가죽 덮개가 추가됩니다.

「붉게 물들인 숫양 가죽으로 천막 덮개를 만들고, 그 위에 덮을 타하쉬 가죽 덮개도 만들어라.」출애굽기 26:14 · 두루새김

이로써 성막을 덮는 재료는 크게 네 겹의 구성을 갖춥니다. 안쪽의 고운 아마실과 여러 색깔의 실로 만든 휘장, 그 위의 염소 털 천막, 붉게 물들인 숫양 가죽 덮개, 그리고 가장 바깥쪽의 타하쉬 가죽 덮개입니다. 타하쉬가 정확히 어떤 동물이나 가죽을 가리키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머무실 장소의 가장 정교한 장식은 바깥에서 그대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성막의 아름다움은 하나님 앞에서 이루어지는 예배의 공간을 위해 마련됩니다. 바깥 덮개들은 그 내부 공간을 덮는 역할을 합니다. 거룩한 공간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갖추어야 하고, 광야를 이동하며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합니다.

아름다움과 실용성이 서로 경쟁하지 않습니다.

둘 다 하나님의 명령 안에 포함됩니다.

성막은 단단한 벽을 가지되,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출애굽기 26:15–30 본문 →

천과 덮개 다음에는 성막의 뼈대를 세우는 명령이 나옵니다.

널판 하나의 길이는 열 암마, 너비는 한 암마 반입니다. 널판 아래에는 받침에 끼우도록 튀어나온 부분 두 개를 만들고, 그 부분들을 은 받침에 끼우도록 합니다.

널판은 성막의 벽을 이루며 세워지는 나무 부품입니다. 은 받침은 그 널판이 설 수 있도록 받쳐 주는 부품입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성막은 천만으로 덮인 단순한 천막과 달리, 튼튼한 뼈대를 갖게 됩니다.

남쪽 스무 개, 북쪽 스무 개, 서쪽 여덟 개

본문은 널판의 배치를 구체적으로 정합니다.

남쪽에는 스무 개, 북쪽에도 스무 개를 세워야 합니다. 뒤쪽인 서쪽에는 여섯 개를 놓고, 양쪽 모서리에 두 개를 더합니다. 이렇게 세 면의 널판은 모두 마흔여덟 개가 됩니다.

24절은 모서리 널판들이 아래쪽에서 짝을 이루고, 위쪽에서도 고리 하나에 함께 이어져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두 널판이 구체적으로 어떤 각도로 놓였는지, 아래쪽과 위쪽에서 정확히 어떤 연결 구조를 가졌는지는 본문만으로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본문은 필요한 부품의 치수와 개수를 제시하지만, 연결된 구조 전체를 되살려 그리는 데 필요한 모든 상세 도면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왜 널판을 따로 세우고 가로대로 연결하는가

하나님은 이어서 가로대들을 만들라고 명령하십니다.

남쪽에 다섯 개, 북쪽에 다섯 개, 서쪽에 다섯 개입니다. 모두 열다섯 개입니다. 이 가로대들은 세워 놓은 널판들을 서로 연결합니다.

「가운데 가로대는 널판들의 가운데를 지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이어져야 한다.」출애굽기 26:28 · 두루새김

여기서 가로대가 널판 안을 뚫고 지나가는지, 널판들의 표면 중간을 따라 지나가는지는 본문이 완전히 밝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이어지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각각의 널판은 따로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성막이 세워질 때에는 받침에 끼워지고 가로대로 연결되어 하나의 벽면을 이룹니다. 앞의 휘장 제작과 같은 원리가 다른 재료를 통해 다시 나타납니다.

금으로 입힌 나무와 은으로 만든 받침

29절은 널판과 가로대에 금을 입히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그 널판이 서 있는 받침은 은으로 만들어집니다. 나무는 뼈대를 이루고, 금은 그 위를 입히며, 은은 널판의 받침이 됩니다.

성막은 값비싼 재료만으로 이루어진 조형물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재료가 각각 맡은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구조물입니다.

그리고 그 구조는 분해하고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널판과 받침이 구별되어 있고, 가로대가 연결 부품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은 성막이 이동하는 공동체를 위해 만들어졌음을 보여 줍니다. 광야에서 이동할 때마다 성막을 거두어야 하고, 새로운 장소에서 다시 세워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막은 단단해야 하지만 완전히 고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다시 등장하는 하나님의 설계

30절에서 하나님은 다시 말씀하십니다.

「산에서 네게 보여 준 방식대로 성막을 세워라.」출애굽기 26:30 · 두루새김

이 명령은 앞 장의 마지막인 25:40과 연결됩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보여 주신 방식대로 만들라고 거듭 명령하십니다.

성막은 사람이 하나님을 위해 좋은 것을 상상하여 만드는 장소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자신이 함께 계심을 드러내실 장소를 직접 정하십니다.

그렇기에 장인은 정교하게 만들어야 하고, 모세는 주어진 방식대로 세워야 합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방식을 따른다고 해서 장인의 솜씨가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장인은 그 방식을 실제로 이루어 내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과 인간의 기술이 서로 밀어내지 않습니다.

이제 성막을 덮는 천과 그것을 지탱하는 구조물이 준비되었습니다.

하나의 공간으로 이루어진 성막 안에 새로운 경계를 세워야 합니다.

성소와 지성소 사이에 놓이는 휘장

출애굽기 26:31–32 본문 →

31절에서 하나님은 새로운 휘장을 만들라고 명령하십니다.

「파란색과 자주색과 짙은 붉은색으로 물들인 실과 꼬아 만든 고운 아마실로 안쪽 휘장을 만들어라. 솜씨 있는 장인이 그룹 무늬를 짜 넣게 하여라.」출애굽기 26:31 · 두루새김

이 「안쪽 휘장」은 앞에서 성막의 지붕과 내부를 이루는 데 사용한 넓은 휘장들과 다릅니다. 위에서 덮는 천이 아니라 공간을 나누는 휘장입니다.

이 휘장은 네 개의 기둥에 걸립니다. 기둥은 아카시아나무로 만들고 금을 입힙니다. 갈고리는 금이고, 받침은 은입니다.

성막 내부를 이루는 천에 그룹 무늬가 있고, 성소와 지성소를 나누는 휘장에도 그룹 무늬가 있습니다. 이제 성막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 봅니다. 그는 천과 나무로 둘러싸인 거룩한 공간에 들어섭니다. 그 안에는 그룹 무늬가 있는 천들이 있고, 더 깊은 곳으로 가려 하면 다시 그룹 무늬가 있는 휘장을 만나게 됩니다.

「안쪽 휘장을 걸쇠들 아래에 걸고, 증언의 궤를 그 휘장 안쪽으로 들여놓아라. 그 휘장이 너희를 위해 성소와 지성소를 나누는 경계가 될 것이다.」출애굽기 26:33 · 두루새김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데 왜 경계가 필요한가

성막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가운데 머무르시기 위해 만들어지는 장소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하나님이 계신 가장 안쪽까지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게 하면 더 좋은 것 아닐까요?

그러나 본문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성막 안에 다시 경계를 만듭니다.

그 안쪽에는 증언의 궤와 속죄판이 놓입니다. 하나님은 바로 그곳에서 모세와 만나시고 말씀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25:22). 그런데 그 장소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지는 않습니다.

출애굽기 19장에서 하나님은 산에 경계를 정하셨습니다. 백성이 함부로 산에 올라오지 못하도록 명령하셨습니다. 하나님이 가까이 내려오셨지만, 사람들은 그분께 자기 뜻대로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이제 성막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나타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가운데 머무르시지만, 그분이 함께 계심이 특별히 드러나는 공간은 구별됩니다. 시나이산에서 가까이 가는 일을 제한하셨던 것이 성막 안에서는 휘장이라는 눈에 보이는 경계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것을 단순히 하나님이 인간을 멀리하고 싶어 하시기 때문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성막을 만들라는 명령 자체가 하나님이 자기 백성 가운데 머무르시겠다는 뜻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 가운데 머무르시지만, 그분의 거룩함을 인간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것으로 만들지는 않으십니다.

휘장은 아무도 넘어갈 수 없는 벽인가

출애굽기 26장 자체는 그 휘장을 드나드는 사람과 절차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성소와 성소를 구분한다고 밝힙니다.

이후 레위기 16:2에서는 하나님이 아론에게 속죄판 앞, 곧 안쪽 휘장 너머의 거룩한 장소에 아무 때나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명령하십니다. 레위기 16장은 속죄일의 특별한 의식과 함께 그곳에 들어가는 일을 정합니다. 따라서 안쪽 휘장은 단순히 영원히 누구도 지나갈 수 없는 벽이라기보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방식과 때에 따라 들어가는 일이 제한되는 경계를 나타냅니다.

하나님이 머무시는 가장 거룩한 공간에 다가가는 일은 하나님이 정하신 질서에 따라야 합니다.

성소보다 더 거룩한 곳이라는 말

33절은 휘장 양쪽의 공간을 「성소」와 「지성소」로 구분합니다. 히브리어로 지성소는 코데쉬 하코다쉼(⁨קֹדֶשׁ⁩)입니다. 글자 그대로는 「거룩한 것들 가운데 거룩한 것」과 같은 강조 표현입니다. 히브리어에서는 이렇게 비슷한 뜻의 낱말을 겹쳐 사용하여 특별한 정도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성소는 성소보다 더욱 거룩하게 구별된 공간을 가리킵니다. 그 안에 증언의 궤와 속죄판이 놓이고, 하나님이 자신이 함께 계심을 특별히 드러내시는 자리와 관계되기 때문입니다.

성막 안의 모든 공간은 하나님께 구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공간들 사이에도 구별이 있습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같은 방식으로 다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더 깊이

나중에 솔로몬이 성전을 지을 때에도 거룩한 공간을 구별하는 구조가 나타납니다. 열왕기상 6:19–28에서는 성전 안쪽에 지성소를 마련하고 그룹들을 두는 장면이 기록됩니다. 역대기하 3:14에서는 그룹 무늬가 있는 휘장도 언급됩니다. 마태복음 27:51과 마가복음 15:38, 누가복음 23:45는 예수님께서 죽으셨을 때 성전 휘장이 찢어졌다고 기록합니다. 히브리서 9:1–12는 첫 언약의 성소 구조와 대제사장이 들어가는 일을 설명하면서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비교합니다. 특히 히브리서 10:19–22는 예수님의 피와 몸을 통하여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이 열렸다는 의미를 펼쳐 설명합니다. 그러나 출애굽기 26장의 휘장을 오직 장차 찢어질 물건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 장에서 휘장은 하나님이 만들라고 명령하신 거룩한 기구입니다. 그 목적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무의미하게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공간을 구별하는 것입니다. 신약의 휘장에 관한 해석은 이러한 구약의 예배 질서를 배경으로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안쪽 휘장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

출애굽기 26:33–35 본문 →

이제 하나님은 실제로 성막 안에 무엇을 어디에 놓아야 하는지 지시하십니다.

「지성소에 있는 증언의 궤 위에 속죄판을 놓아라.」출애굽기 26:34 · 두루새김

여기서 출애굽기 25장에 등장했던 기구들이 자기 자리를 찾습니다. 그런데 다른 기구들은 그 안에 놓이지 않습니다.

「상은 안쪽 휘장 바깥, 성막의 북쪽 면에 놓아라. 등잔대는 그 상과 마주 보도록 성막의 남쪽 면에 놓아라.」출애굽기 26:35 · 두루새김

이 배치는 성막의 내부 공간이 아무렇게나 꾸며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줍니다. 기구마다 정해진 위치가 있습니다.

가장 깊은 곳과 그 바깥의 차이

지성소는 하나님이 함께 계심이 특별히 나타나는 장소와 연결됩니다. 성소는 제사장이 정해진 예배의 일을 맡아 하는 장소가 됩니다. 이 구별은 이후 레위기 24장의 빵과 등잔에 관한 명령, 레위기 16장의 속죄일 의식 등을 통해 더욱 구체화됩니다.

그런데 이 두 공간은 완전히 별개의 건물이 아닙니다.

하나의 성막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두 공간 사이에는 천으로 된 휘장이 걸려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보면 천은 벽보다 약합니다. 그러나 그 천이 하나님이 정하신 경계가 되었기 때문에 함부로 넘어서는 안 됩니다.

경계의 권위는 재료의 강도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 경계를 정하신 하나님에게서 나옵니다.

그룹 무늬가 있는 휘장 너머

지성소 안에는 두 그룹이 있는 속죄판이 놓입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그룹 무늬가 있는 안쪽 휘장이 걸립니다. 성막의 구조를 통해 그룹이라는 형상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이는 창세기 3:24에서 인간이 에덴동산 밖으로 나간 뒤 그룹들이 생명나무로 가는 길을 지키는 장면과 비교할 만합니다. 창세기의 그룹은 생명나무로 가는 길을 지키기 위해 등장합니다. 출애굽기의 휘장은 성소와 지성소를 구분하며, 그 위에는 그룹 무늬가 있습니다. 두 본문은 모두 하나님의 거룩한 영역과 그곳에 다가가는 문제를 다루지만, 각각의 구체적인 기능은 다릅니다.

창세기에서 인간은 하나님이 마련하신 동산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출애굽기에서는 하나님이 자기 백성 가운데 머무르실 장소를 만들게 하십니다. 그 장소 안에는 하나님의 거룩한 영역을 구별하는 휘장이 있습니다. 따라서 성막은 하나님이 함께 계시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면서도, 인간이 하나님께 아무런 제한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갔다고 선언하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에 만들어지는 것은 입구의 가림막이다

출애굽기 26:36–37 본문 →

이제 성막의 내부 구조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성막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남아 있습니다.

「천막 입구에 드리울 가림막을 만들어라. 파란색과 자주색과 짙은 붉은색으로 물들인 실과 꼬아 만든 고운 아마실을 써서, 장인이 무늬를 수놓아 만들게 하여라.」출애굽기 26:36 · 두루새김

이 가림막은 안쪽 휘장과 비슷한 재료로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두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첫째, 입구의 가림막에는 그룹 무늬가 명령되지 않습니다. 둘째, 안쪽 휘장과 제작 기법을 표현하는 말이 다릅니다.

안쪽 휘장은 「솜씨 있는 장인이 그룹 무늬를 짜 넣게」 하고, 입구 가림막은 「장인이 무늬를 수놓아 만들게」 하라고 합니다. 히브리어에서도 이 두 종류의 작업을 서로 다른 표현으로 구별합니다. 다만 이것이 오늘날의 직조와 자수라는 기술 구분에 정확히 어떻게 맞아떨어지는지는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본문이 서로 다른 제작 방식을 정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왜 입구에는 그룹 무늬가 없는가

이것은 단순히 장식이 조금 줄어든 정도로 볼 수도 있지만, 공간의 기능을 생각하면 더 의미 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입구 가림막은 성막 바깥과 안쪽을 구분합니다. 안쪽 휘장은 성소와 지성소를 구분합니다. 두 가림막은 모두 경계를 만들지만, 그 경계의 성격이 다릅니다.

그룹 무늬가 있는지 없는지가 이러한 공간적 차이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본문은 왜 입구 가림막에 그룹 무늬를 넣지 않았는지 직접 설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룹 무늬가 없는 이유를 특정한 신학적 원칙으로 확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각 휘장은 그 위치와 기능에 따라 구별됩니다.

네 기둥과 다섯 기둥

안쪽 휘장은 네 개의 기둥에 걸립니다. 입구의 가림막은 다섯 개의 기둥에 걸립니다. 그리고 두 종류의 기둥은 받침의 재료도 다릅니다.

안쪽 휘장의 기둥에는 은 받침을 사용합니다. 입구 가림막의 기둥에는 구리 받침을 사용합니다. 두 곳 모두 기둥에 금을 입히고 갈고리도 금으로 만들지만, 받침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성막의 내부로 들어갈수록 모든 부품이 단순히 더 비싼 금속으로 바뀐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안쪽의 특별한 공간을 이루는 부분과 입구 부분이 구별된 재료로 설계되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네 기둥과 다섯 기둥의 차이는 우선 실제로 두 가림막을 지탱하는 구조상의 차이입니다. 성막의 구조가 아무렇게나 만들어지지 않고, 위치에 따라 정확한 규격을 가진다는 사실이 먼저 중요합니다.

가장 안쪽에 이르는 길에 놓인 휘장

출애굽기 26:1–37 본문 →

출애굽기 26장은 성막을 하나로 이어 만드는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의 성막 안에 거룩한 경계를 세우는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 가운데 머무시지만, 그분께 나아가는 길은 하나님 자신이 정하십니다.

여러 폭의 천은 금 걸쇠로 연결되어 하나가 됩니다. 그러나 가장 깊은 곳으로 가는 길에는 그룹 무늬가 있는 휘장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 휘장 너머에는 아직 누구의 발걸음도 들리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머무실 장소는 마련되고 있지만, 그곳에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는 하나님이 정하실 것입니다.

성막은 그렇게,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위한 거처이면서 그분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세워집니다.

한 저자가 장을 따라 어려운 대목을 풀어 가며 쓴 글입니다. 여러 읽기를 나란히 놓는 자료와 달리 한 사람의 읽기를 따라갑니다. 편집 교정과 사실 검수를 거쳤고, 인용한 성경은 두루새김 본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