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은 이미 많이 들었어.
너희는 하나같이 괴로움을 주는 위로자야.바람 같은 말은 끝도 없는 거야?
뭐가 그렇게 거슬려서 자꾸 대꾸하는 거야?
나도 너희처럼 말할 수 있어.
너희가 내 처지에 있다면,
나도 말을 엮어 너희를 공격하고
너희를 향해 고개를 흔들 수 있겠지.내 입으로 너희에게 힘을 주고,
입술을 움직여 너희 아픔을 덜어 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말을 해도 아픔이 줄지 않아.
입을 다문다고 내게서 무슨 고통이 떠나겠어?
이제 그분께서 나를 지치게 하셨어.
주님, 내 곁에 있던 이들을 모두 무너뜨리셨습니다.주님께서 내 몸을 쪼그라들게 하셨고,
그것이 나에게 불리한 증거가 되었습니다.
바싹 마른 내 몸이 증인처럼 일어나
내 앞에서 나를 고발합니다.」
「그분께서 분노하여 나를 찢으시고 적으로 대하셔.
나를 향해 이를 가셔.
내 원수가 되신 그분께서는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노려보셔.사람들은 나를 향해 입을 크게 벌리고,
모욕하며 내 뺨을 때려.
모두 한데 모여 나에게 달려들어.하나님께서 나를 옳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넘기시고,
악한 사람들의 손에 내맡기셔.」
「나는 평온하게 지냈지만
그분께서 나를 산산이 부수셨어.
내 목덜미를 붙잡아 나를 으스러뜨리시고,
나를 그분의 과녁으로 세우셨어.그분의 활 쏘는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
그분께서는 내 콩팥을 꿰뚫으시고
조금도 봐주지 않으시며
내 쓸개즙을 땅에 쏟으셔.나를 무너뜨리고 또 무너뜨리시며,
용사처럼 내게 달려드셔.」
「나는 거친 자루천을 꿰매 맨살에 입고,
내 뿔을 먼지 속에 처박았어.내 얼굴은 울어서 붉어졌고,
내 눈꺼풀에는 죽음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어.내 손으로 폭력을 휘두른 적도 없고,
내 기도도 깨끗한데 말이야.」
「땅아, 내 피를 덮지 마라.
내 부르짖음이 멎을 자리가 없게 해라.봐, 지금도 내 증인은 하늘에 있어.
나를 위해 증언할 이는 저 높은 곳에 있어.내 친구들은 나를 비웃어.
나는 하나님을 향해 눈물을 흘려.사람이 친구를 위해 따져 주듯,
그 증인이 나를 위해
하나님과 옳고 그름을 따져 주면 좋겠어.몇 해만 지나면
나는 돌아오지 못할 길로 갈 테니까.」
16장 해설 모두 보기 616:8 바싹 마른 몸이 어떻게 욥을 고발하나요?
친구들은 악한 사람이 고통을 받는다고 주장해 왔어요. 친구들의 이런 주장과 연결하면, 욥의 몸이 죄의 증거처럼 여겨지는 처지를 나타낸다고 읽을 수 있어요. 실제로 몸이 말을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16:9 욥은 하나님을 자기 원수라고 부르나요?
7–8절에서 욥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무너뜨리셨다고 호소하고, 11–12절에서도 하나님께서 자신을 넘기시고 과녁으로 세우셨다고 말해요. 본문은 이 흐름에 따라 9절의 ‘내 원수’를 하나님으로 읽었어요. 다만 원문은 그 원수의 이름을 직접 밝히지 않아요. 이 말은 욥이 당하는 고통을 호소하는 발언이며, 서술자가 하나님의 의도를 설명한 말은 아니에요.
16:15 욥은 왜 거친 자루천을 입었나요?
욥은 이 천을 맨살에 입었다고 말해요. 이어지는 붉어진 얼굴과 죽음의 그늘도 그가 얼마나 슬프고 지쳐 있는지를 보여 줘요.
16:15 내 뿔을 먼지 속에 처박았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동물이 뿔을 높이 드는 모습과 반대되는 그림이에요. 욥에게 실제 뿔이 있다는 말이 아니라, 더는 당당하게 고개를 들 수 없는 처지를 나타내는 비유예요.
16:18 욥은 왜 땅에게 자기 피를 덮지 말라고 하나요?
욥은 바로 앞에서 자신이 폭력을 휘두르지 않았다고 말했어요. 땅에 덮이지 않은 피와 멎지 않는 부르짖음은, 아직 바로잡히지 않은 억울함이 계속 드러나는 모습을 그려요.
16:19 하늘에 있는 욥의 증인은 누구인가요?
욥은 하늘의 증인이 하나님과 자기 사정을 따져 주기를 바라요. 하나님 자신을 가리킨다는 읽기와 하늘의 다른 중재자를 가리킨다는 읽기가 있지만, 여기서는 어느 쪽인지 확정하지 않아요. 20절에서 친구들이 ‘비웃는다’고 옮긴 말은 ‘나를 대변하는 이들’로도 읽을 수 있어요. 21절은 사람이 친구를 위해 나서듯 그 증인이 욥을 위해 나서기를 바라는 비교로 옮겼어요. 뒤 행을 사람과 그 친구 사이의 다툼까지 가려 달라는 말로 읽는 해석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