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 날이 사라지기를.
『사내아이가 배 속에 생겼다』라고 말한 그 밤도 사라지기를.」
「그날이 어둠이 되기를.
하나님께서 위에서 그날을 돌보지 않으시기를.
그날에 빛이 비치지 않기를.어둠과 죽음의 그늘이 그날을 차지하기를.
구름이 그 위에 내려앉고,
낮을 덮는 암흑이 그날을 두렵게 하기를.」
「캄캄한 어둠이 그 밤을 붙잡기를.
그 밤이 한 해의 날들과 함께 기뻐하지 못하고,
달을 셀 때에도 끼지 못하기를.그 밤이 아무것도 낳지 못하기를.
그 밤에 기쁨의 외침이 없기를.날을 저주하는 자들,
리워야탄을 깨울 준비가 된 자들이 그 밤을 저주하기를.그 밤 어스름에 뜨는 별들이 어두워지기를.
그 밤이 빛을 기다려도 빛은 오지 않기를.
새벽이 눈을 뜨는 것도 보지 못하기를.그 밤이 어머니 배의 문을 닫아 주지도,
내 눈에서 고통을 가려 주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왜 나는 어머니 배에서 나올 때 죽지 않았는가?
왜 태어나자마자 숨이 끊어지지 않았는가?
왜 나를 받아 줄 무릎이 있었는가?
왜 내가 빨 젖가슴이 있었는가?
그때 죽었다면 지금쯤 나는 누워서 고요히 지낼 텐데. 잠들어 편히 쉴 텐데.
자기들을 위해 무너진 곳을 다시 세운 왕들과
세상의 조언자들과 함께 있을 텐데.금을 가졌고 집을 은으로 가득 채운
높은 관리들과 함께 있을 텐데.아니면 태어나기 전에 죽어 묻힌 아이처럼,
빛을 보지 못한 아기들처럼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텐데.」
「그곳에서는 악한 자들도 소란을 멈추고,
지쳐 힘이 다한 사람들도 쉰다.갇힌 사람들도 함께 편히 쉬고,
일을 몰아붙이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낮은 사람도 높은 사람도 그곳에 있고,
종도 자기 주인에게서 자유롭다.」
「하나님께서는 왜 고통받는 사람에게 빛을 주시고,
마음이 쓰라린 사람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그들은 죽음을 기다리지만 죽음은 오지 않는다.
숨겨진 보물을 찾을 때보다 더 애써 죽음을 파헤쳐 찾는다.그들은 무덤을 찾으면
기뻐 뛰며 크게 즐거워한다.갈 길이 보이지 않고 하나님께서 사방을 막아 가두신 사람에게,
왜 생명을 주시는가?」
「빵을 먹기도 전에 탄식이 나오고,
내 울부짖음이 물처럼 쏟아지기 때문이다.내가 두려워하던 일이 내게 닥쳤고,
내가 무서워하던 일이 내게 일어났기 때문이다.나는 편안하지도 않고 고요하지도 않다.
쉬지도 못하고, 괴로움만 밀려온다.」
3장 해설 모두 보기 63:3 욥은 무엇을 저주하고 있나요?
앞 장에서 아내는 하나님을 저주하라고 했지만, 여기서 욥이 저주하는 대상은 자기 삶이 시작된 날과 밤이에요. 이어지는 어둠과 사라짐의 바람은 차라리 자기 삶이 시작되지 않았기를 바라는 말이에요.
3:8 리워야탄은 무엇인가요?
개역개정에서는 ‘리워야단’으로 적어요. 욥은 리워야탄을 깨울 준비가 된 이들까지 불러 자기 삶이 시작된 밤을 저주하기를 바라요. 실제로 괴물이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욥이 저주의 말에 끌어온 모습이에요.
3:10 그 밤이 어머니 배의 문을 닫아 주지 않았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욥은 자기를 품었던 어머니 배를 문이 있는 공간처럼 말해요. 다음 절에서는 태어나자마자 죽지 않은 까닭을 물으며, 태어나지 않았거나 곧바로 죽었다면 지금의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는 탄식을 이어 가요.
3:14 왕들이 무너진 곳을 다시 세웠다는 말인가요?
원문 표현은 ‘자기들을 위해 폐허를 세운’이에요. 무너진 곳을 재건했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고, 그들이 세운 건물이 지금은 폐허가 되었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욥은 힘과 재산을 누렸던 사람들도 죽어 쉬는 곳을 말하고 있어요.
3:17 악한 사람도 지친 사람도 쉰다는 그곳은 어디인가요?
욥은 왕과 관리뿐 아니라 갇힌 사람과 종도 그곳에서는 쉬게 된다고 말해요. 살아 있을 때의 권력과 억압에서 벗어나 쉰다는 모습으로 죽음을 그리고 있어요. 이 말은 지금 극심한 고통을 겪는 욥의 탄식이에요.
3:23 하나님께서 사방을 막으셨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1장 10절에서 고발자는 하나님께서 욥 둘레에 울타리를 쳐 보호하셨다고 말했어요. 여기서는 같은 계열의 ‘둘러 막다’라는 표현이 갇혀 있는 욥의 처지를 나타내요. 두 말은 서로 다른 인물이 자기 관점에서 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