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풀어 읽기 · 9장

이 장의 자리 · 1–11장 · 이집트의 종살이

말씀을 두려워한 사람들은 살아남았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직접 확인한 왕은 말씀을 거부하고, 아직 우박을 보지 못한 신하들은 그 말씀에 따라 행동합니다.

이 대조는 이 장에서 반복되는 질문을 드러냅니다. 여호와야훼가 누구이신지 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분의 능력을 인정하고 두려운 순간에 도움을 청하는 것으로 충분합니까? 아니면 그분의 말씀을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까?

읽는 시간 16분소단락 99장 본문 읽기 →

확인하고도 받아들이지 않은 사실

출애굽기 9:1–7 본문 →

여호와야훼는 모세를 다시 파라오에게 보내십니다.

여호와야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파라오에게 가서, 히브리 사람들의 하나님 여호와야훼가 이렇게 말한다고 전하여라. 『내 백성을 보내어 나를 섬기게 하여라.』」출애굽기 9:1 · 두루새김

이 요구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고에는 새로운 대상이 등장합니다.

「『나 여호와야훼의 손이 들에 있는 네 가축을 칠 것이다. 말과 나귀와 낙타와 소와 양과 염소에게 아주 심한 전염병이 닥칠 것이다.』」출애굽기 9:3 · 두루새김

가축은 당시 사람들의 삶에서 중요한 재산이자 일할 힘이며 식량을 얻는 수단이었습니다. 소는 농사에 쓰였고, 나귀와 다른 짐승들은 짐을 나르는 데에도 이용되었습니다. 양과 염소는 고기와 젖을 비롯한 여러 자원을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여호와야훼는 재앙의 범위만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그 재앙이 미치지 않을 대상도 정하십니다.

「『나 여호와야훼는 이스라엘의 가축과 이집트의 가축을 구별하겠다. 이스라엘 자손의 가축은 한 마리도 죽지 않을 것이다.』」출애굽기 9:4 · 두루새김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가 구별의 기준으로 제시됩니다. 이러한 구별은 이스라엘이 여호와야훼의 백성이라는 선언을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냅니다. 여호와야훼께서 돌보시는 대상에는 이스라엘 사람들뿐 아니라 그들의 생활을 유지하는 가축도 포함됩니다.

또한 여호와야훼는 재앙이 일어날 때를 정하십니다.

여호와야훼께서는 때를 정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내일 나 여호와야훼가 이 땅에서 이 일을 하겠다.」출애굽기 9:5 · 두루새김

그리고 6절은 그 말씀 그대로 다음 날 재앙이 일어났다고 전합니다. 이 서술에서 분명한 것은 이집트의 가축에 심각한 죽음이 일어났으며, 이스라엘의 가축은 죽지 않았다는 대조입니다.

파라오가 사람을 보내 확인해 보니, 이스라엘의 가축은 한 마리도 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파라오의 마음은 굳어졌고, 그는 백성을 보내 주지 않았습니다.출애굽기 9:7 · 두루새김

이것은 지식과 순종이 서로 다른 문제임을 보여 줍니다. 파라오는 여호와야훼의 말씀에 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 정보가 자신의 결정을 바꾸도록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파라오는 여호와야훼의 말씀이 사실인지 확인하려 했지만, 그 말씀이 자신의 삶을 결정하도록 받아들이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더 깊이

6절은 이집트의 가축이 「모두 죽었지만」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9절에서는 여전히 이집트의 가축에게 피부가 곪는 병이 생기고, 19절에서는 남아 있는 가축을 안전한 곳으로 들이라고 명령합니다. 3절에서 재앙의 대상을 「들에 있는 네 가축」으로 한정했으므로, 들에 있던 가축들이 모두 죽었고 다른 장소에 있던 가축은 살아남았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모두」라는 표현을 당시 재앙이 미친 범위 전체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6절 자체에는 그러한 제한이 다시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서로 맞지 않아 보이는 부분이 완전히 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모세 앞에 설 수 없게 된 마술사들

출애굽기 9:8–12 본문 →

여호와야훼는 모세와 아론에게 가마의 그을음을 두 손 가득 집어 들라고 명령하십니다.

모세가 그것을 파라오 앞에서 하늘로 던지자, 그을음은 먼지로 퍼지고 사람과 가축에게 물집이 돋고 피부가 곪는 병을 일으킵니다. 재앙의 대상이 사람들의 생활을 지탱하는 것에서 사람 자신의 몸으로 더욱 가까워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초점은 곧 마술사들에게 옮겨 갑니다.

마술사들도 그 병 때문에 모세 앞에 설 수 없었습니다. 마술사들과 모든 이집트 사람에게 그 병이 생겼기 때문입니다.출애굽기 9:11 · 두루새김

처음에 마술사들은 모세와 아론이 행한 표징을 흉내 냈습니다. 그러나 이 떼 재앙에서는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한계를 인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능력을 겨루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마술사들은 그 대결의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조차 없습니다.

마술사들은 모세 앞에 서지 못합니다. 그러나 13절에서 여호와야훼는 모세에게 파라오 앞에 「서서」 말씀을 전하라고 명령하십니다.

마술사들은 물러나고, 모세는 다시 파라오 앞에 섭니다.

여호와야훼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굳게 만드셨고, 파라오는 모세와 아론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여호와야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대로였습니다.출애굽기 9:12 · 두루새김

이전 재앙들에서는 파라오가 스스로 마음을 굳게 하거나 그의 마음이 굳어졌다고 서술되었습니다. 출애굽기 7:3에서 여호와야훼는 이미 파라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그 예고가 사건을 전하는 글 속에 분명히 나타난 것입니다.

앞에서는 파라오가 스스로 마음을 굳게 하는 행동을 보여 주었고, 이 장 마지막인 34절에서도 파라오와 신하들이 「자기 마음을 굳게 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출애굽기는 파라오의 저항을 그의 실제 선택과 행동으로 서술하면서, 동시에 여호와야훼가 그 저항을 자신의 목적 아래 두고 계신다고 말합니다.

다만 이 두 측면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다스리신다는 사실을 인간의 책임을 지우는 이유로 삼거나, 반대로 인간의 선택만으로 하나님의 개입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본문보다 앞서 나갈 위험이 있습니다.

조금 더 깊이

이 장면을 이스라엘이 벽돌을 만들던 노동 현장과 연결하여 읽을 수도 있습니다. 출애굽기 1:14와 5:7–8은 이스라엘의 고된 벽돌 노동을 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본문은 이 그을음이 정확히 어떤 가마에서 나온 것인지는 밝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특정 노동 현장의 재료라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없앨 수 있었으나 살려 두신 이유

출애굽기 9:13–18 본문 →

우박 재앙을 앞두고 여호와야훼는 파라오에게 자신의 목적을 이전보다 더욱 분명하게 설명하십니다.

「『이번에는 내가 내 모든 재앙을 너 자신과 네 신하들과 네 백성에게 내리겠다. 온 땅에 나와 같은 이가 없음을 네가 알게 하려는 것이다.』」출애굽기 9:14 · 두루새김

원문에서는 파라오를 향해 모든 재앙을 그의 마음에 내리겠다고 표현합니다. 재앙이 파라오 자신을 향한 강력한 타격으로 다가오며, 그가 여호와야훼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내가 손을 뻗어 너와 네 백성을 전염병으로 쳤더라면, 너는 지금쯤 땅에서 사라졌을 것이다.』」출애굽기 9:15 · 두루새김

파라오는 자신이 아직 왕좌에 앉아 있고 이스라엘을 붙들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의 권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호와야훼의 말씀에서는 전혀 다르게 설명됩니다.

파라오가 아직 존재하는 것은 여호와야훼가 그를 없앨 능력이 없으셔서가 아닙니다.

여호와야훼께서 그를 지금까지 남겨 두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내가 너를 살려 둔 것은 너에게 내 힘을 보여 주고, 내 이름이 온 땅에 전해지게 하려는 것이다.』」출애굽기 9:16 · 두루새김

여기서 하나님이 자신을 알리신다는 것은 단지 이름을 널리 알리거나 명성을 얻으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출애굽기의 이야기 속에서 여호와야훼의 이름은 그분이 실제로 어떤 분이시며 무엇을 행하시는지를 통해 알려집니다. 파라오에게 붙들린 백성을 위해 행동하시고, 이집트에서 자신의 말씀을 이루시는 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가 살아 있는 것은 단지 심판이 늦춰지고 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가 여호와야훼의 말씀 앞에서 응답해야 할 시간이 계속 주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너는 아직도 내 백성을 억누르며 그들을 보내 주지 않고 있다.』」출애굽기 9:17 · 두루새김

그가 실제로 거부하는 것은 단순한 여행 허가가 아닙니다.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권한에 대한 여호와야훼의 요구입니다.

그런데 백성을 억누르는 파라오에게 여호와야훼는 다시 경고하십니다. 이번에는 전에 없던 심한 우박이 내릴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조금 더 깊이

16절의 히브리어 헤에마드티카는 기본적으로 상대를 세우거나 서 있게 했다는 뜻입니다. 이 표현은 파라오를 처음 왕으로 세우셨다는 뜻으로도 이해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바로 앞의 15절이 그를 없앨 수도 있으셨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는 가정을 제시하므로, 이 문맥에서는 파라오를 살아 있게 두셨다는 의미가 자연스럽습니다. 또한 신약의 로마서 9:17은 출애굽기 9:16을 직접 인용하여 파라오를 통해 하나님의 능력과 이름이 드러난다는 사실을 논의합니다. 이는 출애굽기의 말씀을 후대에 다시 사용하는 사례이지만, 먼저 이 장의 문맥에서는 파라오의 완고함에도 불구하고 여호와야훼가 자신의 백성을 해방하시는 목적을 이루어 가신다는 사실을 읽어야 합니다.

재앙을 선포하시면서 피할 길도 알려 주셨다

출애굽기 9:19–21 본문 →

여호와야훼는 우박이 내리기 전에 파라오에게 사람과 가축을 안전한 곳으로 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이제 사람을 보내어 네 가축과 들에 있는 네 모든 것을 안전한 곳으로 들여라. 집 안으로 들여놓지 않고 들에 남겨 둔 사람과 가축은 모두 우박에 맞아 죽을 것이다.』」출애굽기 9:19 · 두루새김

여호와야훼는 심판을 선포하시면서 그 심판을 피할 방법도 알려 주십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들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아직 우박이 내리지 않았을 때에도 말씀에 따라 행동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이집트 사람들의 반응이 둘로 갈립니다.

파라오의 신하들 가운데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두려워한 사람들은 자기 종들과 가축을 서둘러 집 안으로 들여보냈습니다.출애굽기 9:20 · 두루새김
그러나 여호와야훼의 말씀에 마음을 두지 않은 사람들은 자기 종들과 가축을 들에 그대로 두었습니다.출애굽기 9:21 · 두루새김

이집트의 권력 구조 안에 속해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입니다. 여호와야훼는 자신의 백성을 구별하시면서도 이집트 사람들에게 경고를 주시고, 그 경고를 받아들인 사람들이 피해를 피할 길을 열어 두십니다.

이 사람들은 자신뿐 아니라 자신에게 속해 있거나 자신의 지시를 받는 사람들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행동을 합니다. 본문은 그들의 사회적 지위나 노예제도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두려워한 결과가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행동으로 나타났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여기서 출애굽기 1장의 산파들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파라오의 명령대로 히브리 남자아이들을 죽이지 않았습니다(출애굽기 1:17). 이제 파라오의 신하들 가운데서도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두려워하여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이 장에서 참된 두려움은 재앙 앞에서 겁을 먹는 것으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재앙이 오기 전에 주어진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조금 더 깊이

신명기 10:12–13은 여호와야훼를 두려워하는 일을 그분의 길로 행하고, 그분을 사랑하며 섬기고, 그분의 명령을 지키는 삶과 연결합니다. 출애굽기 9장은 그러한 관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인 사건으로 보여 줍니다.

하늘에서 내린 재앙, 땅에 남은 피해

출애굽기 9:22–26 본문 →

여호와야훼는 모세에게 하늘을 향해 손을 뻗으라고 명령하십니다.

모세가 지팡이를 하늘로 뻗자 천둥과 우박이 내리고, 번개가 땅으로 내리칩니다.

우박이 쏟아지는 가운데 번개가 잇달아 번쩍였습니다. 우박은 몹시 거셌습니다. 이집트가 나라가 된 뒤로 온 땅에 이런 우박이 내린 적은 없었습니다.출애굽기 9:24 · 두루새김

우박은 들에 있는 사람과 가축을 치고, 풀과 나무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힙니다. 이집트는 나일강을 중심으로 농업을 발전시켜 온 땅입니다. 사람들은 강의 물과 땅에서 자라는 작물에 의존하여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하늘에서 내리는 우박이 그 농사의 결과물을 파괴합니다.

사람이 물을 이용하고 땅을 경작할 수는 있어도, 하늘에서 무엇이 내려올지는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사는 고센 땅에만 우박이 내리지 않았습니다.출애굽기 9:26 · 두루새김

앞서 여호와야훼는 자신의 백성과 이집트 사람들 사이에 구별을 두시겠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이번에는 이집트의 하늘에서 내리는 우박이 고센에만 내리지 않는 것으로 그 구별이 나타납니다.

9장은 이스라엘이 도덕적으로 더 훌륭하다고 설명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호와야훼가 자신의 백성을 기억하시고 그들을 위해 일하고 계시다는 사실에 초점을 둡니다.

고센에는 우박 자체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집트의 다른 지역에서는 우박이 내렸더라도 그 경고를 받아들여 집 안으로 피신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보호가 나타나는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이 두 장면은 여호와야훼의 말씀이 사람들의 생사와 관계되어 있음을 보여 줍니다.

조금 더 깊이

원문에서는 우박과 함께 나타나는 것을 불이라고 표현합니다. 그 불을 폭풍 속에서 번쩍이는 번개와 관련하여 이해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두루새김은 이를 「번개」로 옮겼습니다.

처음으로 자신의 죄를 인정한 파라오

출애굽기 9:27–30 본문 →

우박이 이집트를 강타하자 파라오는 다시 모세와 아론을 부릅니다.

파라오가 사람을 보내 모세와 아론을 불러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내가 죄를 지었다. 여호와야훼께서는 옳으시고, 나와 내 백성은 악하다.」출애굽기 9:27 · 두루새김

이전에는 재앙을 없애 달라고 요청하거나 백성을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제는 자신의 행동을 죄라고 부르고, 여호와야훼가 옳으시다는 사실과 자신이 악하다는 사실을 대조합니다.

파라오는 이어서 천둥과 우박을 그치게 해 달라고 요청하며 이스라엘을 보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말만 놓고 보면 이전보다 나아진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의 말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모세가 대답했습니다. 「제가 도시를 나가는 대로 여호와야훼를 향해 두 손바닥을 펴겠습니다. 그러면 천둥이 그치고 우박도 더는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임금님께서 땅이 여호와야훼의 것임을 아시게 하려는 것입니다.」출애굽기 9:29 · 두루새김

파라오는 이집트의 왕입니다. 이집트의 땅과 백성, 노동과 생산을 다스리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바로 그 왕에게 땅이 여호와야훼의 것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파라오가 다스린다고 여기는 땅조차 궁극적으로 여호와야훼의 다스림 아래 있습니다.

「하지만 임금님과 신하들이 아직 여호와야훼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출애굽기 9:30 · 두루새김

본문은 앞서 20–21절에서 이미 답을 보여 주었습니다.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두려워한 신하들은 아직 우박이 내리기 전에 자기 종들과 가축을 피신시켰습니다. 그들은 그 말씀에 따라 행동했습니다.

그러나 파라오는 재앙이 일어난 뒤에야 자신이 죄를 지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가 실제로 백성을 보내겠다는 약속을 지킬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파라오는 여호와야훼의 재앙을 두려워했지만, 아직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는 죄를 인정하는 말과 실제로 죄에서 돌이키는 행동 사이에도 거리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그 판단이 옳았는지는 곧 이어지는 사건에서 드러납니다.

조금 더 깊이

히브리어 하아레츠는 문맥에 따라 특정한 땅이나 온 땅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이 구절에서는 이집트 땅을 포함하여 여호와야훼가 다스리시는 땅을 가리키며, 앞서 14절의 「온 땅에 나와 같은 이가 없음을」이라는 선언과 연결됩니다.

우박이 모든 것을 끝내지는 않았다

출애굽기 9:31–32 본문 →

파라오와 모세의 대화 뒤에 본문은 갑자기 농작물에 관한 설명을 끼워 넣습니다.

아마와 보리는 우박에 맞아 망가졌습니다. 보리는 이미 이삭이 나왔고, 아마는 꽃봉오리가 맺혀 있었기 때문입니다.출애굽기 9:31 · 두루새김
그러나 밀과 쿠쎄멧은 더 늦게 자라는 작물이어서 우박에 맞아 망가지지 않았습니다.출애굽기 9:32 · 두루새김

우박의 피해는 막연한 재앙이 아니라 농작물이 얼마나 자랐는지에 따라 나타나는 구체적인 손실이었습니다.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아직 남아 있는 작물도 있었습니다. 이 점은 다음 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중요해집니다. 출애굽기 10:5에서는 메뚜기가 우박을 피하고 남은 것을 먹어 치울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재앙은 무거웠지만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파라오에게도 마찬가지로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는 지금이라도 자신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깊이

쿠쎄멧은 밀과 관련된 곡물로 이해되지만 정확히 어떤 식물인지를 밝히는 데에는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이 문맥에서 중요한 것은 그 종류보다 늦게 자라는 작물이라는 특징입니다.

하늘은 잠잠해졌지만 마음은 다시 무거워졌다

출애굽기 9:33–35 본문 →

모세는 파라오 곁을 떠나 도시 밖으로 나갑니다.

그곳에서 여호와야훼를 향해 두 손바닥을 폅니다. 그러자 천둥과 우박이 그치고 비도 더 이상 쏟아지지 않습니다.

모세가 하늘을 향해 지팡이를 뻗자 우박이 내렸습니다. 이제 모세가 여호와야훼를 향해 손바닥을 펴자 우박이 그칩니다. 재앙이 시작될 때와 끝날 때 모두 여호와야훼의 말씀과 모세의 행동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장면은 재앙을 일으키고 거두는 실제 능력이 모세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줍니다.

그런데 파라오의 마음에서는 반대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파라오는 비와 우박과 천둥이 그친 것을 보고 다시 죄를 지었습니다. 그와 그의 신하들은 자기 마음을 굳게 했습니다.출애굽기 9:34 · 두루새김

파라오는 27절에서 「이번에는 내가 죄를 지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34절은 그가 「다시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우박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백성을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잠잠해지자 그는 다시 마음을 굳게 하고 그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

이것이 앞서 우박을 피해 사람과 가축을 집 안으로 들였던 바로 그 신하들을 모두 가리키는지는 본문만으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왕과 그의 신하들이 다시 함께 여호와야훼의 요구를 거부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 장은 더 강한 경험이 반드시 더 깊은 순종을 낳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조금 더 깊이

원문에서는 이 태도를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출애굽기 9:1–35 본문 →

말씀을 두려워한 사람들은 피신시켰습니다. 말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사람들은 들에 그대로 두었습니다. 파라오는 재앙을 두려워했지만 자신의 권한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이 본문을 그저 말씀을 잘 들으면 재난을 피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법칙으로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 이 장은 특정한 역사적 이야기 속에서 여호와야훼가 주신 경고와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응답을 보여 줍니다. 모든 고난을 개인의 불순종에 대한 벌로 해석할 근거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 장의 마지막에는 우박이 그친 이집트의 풍경이 남습니다.

부러진 나무와 망가진 보리와 아마가 들에 있습니다. 늦게 자라는 밀과 쿠쎄멧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파라오를 찾아왔던 모세는 도시 밖으로 나가 손바닥을 폈고, 천둥과 비와 우박은 멈추었습니다.

그제야 파라오는 하늘이 잠잠해진 것을 봅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다시 굳어집니다.

하늘의 우박은 그쳤지만, 파라오가 자기 백성을 붙들고 있는 현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한 저자가 장을 따라 어려운 대목을 풀어 가며 쓴 글입니다. 여러 읽기를 나란히 놓는 자료와 달리 한 사람의 읽기를 따라갑니다. 편집 교정과 사실 검수를 거쳤고, 인용한 성경은 두루새김 본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