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풀어 읽기 · 9장
이 장의 자리 · 1–11장 · 이집트의 종살이
말씀을 두려워한 사람들은 살아남았습니다
이집트의 왕은 하나님의 능력을 직접 경험하고도 그 말씀을 따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의 신하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재앙에 관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동합니다. 그들은 사람과 가축을 집 안으로 피신시킵니다. 그리고 우박이 쏟아졌을 때, 그 선택은 생사를 가르는 차이가 됩니다.
이 대조는 이 장에서 반복되는 질문을 드러냅니다. 여호와야훼가 누구이신지 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분의 능력을 인정하고 두려운 순간에 도움을 청하는 것으로 충분합니까? 아니면 그분의 말씀을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까?
재앙은 점점 무거워지지만, 이 장의 중심에는 재앙의 크기보다 그 재앙을 앞두고 주어진 말씀에 사람들이 어떻게 응답하는가라는 문제가 놓여 있습니다.
확인하고도 받아들이지 않은 사실
여호와야훼는 모세를 다시 파라오에게 보내십니다.
여호와야훼가 모세에게 말했다. 「파라오에게 가서 말하여라. 『히브리 사람들의 하나님 여호와야훼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백성을 보내 주어 나를 섬기게 하여라.」』」출애굽기 9:1 · 본디새김
이 요구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고에는 새로운 대상이 등장합니다.
「『「보아라. 여호와야훼의 손이 들에 있는 네 가축, 곧 말과 나귀와 낙타와 소와 양과 염소에 임하여 매우 심한 전염병을 일으킬 것이다.」』」출애굽기 9:3 · 본디새김
가축은 당시 사람들의 삶에서 중요한 재산이자 노동력이며 식량의 원천이었습니다. 소는 농경과 관련되었고, 나귀와 다른 짐승들은 운송에도 이용되었습니다. 양과 염소는 고기와 젖을 비롯한 여러 자원을 제공했습니다.
따라서 가축의 죽음은 단순히 동물을 잃는 사건이 아닙니다. 이집트 사람들의 생활과 생산 활동에 직접적인 손실을 가져오는 재앙입니다.
「『「여호와야훼가 이스라엘의 가축과 이집트의 가축을 구별할 것이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속한 것은 하나도 죽지 않을 것이다.」』」출애굽기 9:4 · 본디새김
이스라엘의 소와 이집트의 소가 생물학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 살아남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가 구별의 기준으로 제시됩니다. 이러한 구별은 이스라엘이 여호와야훼의 백성이라는 선언을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냅니다. 여호와야훼께서 돌보시는 대상에는 이스라엘 사람들뿐 아니라 그들의 생활을 유지하는 가축도 포함됩니다.
여호와야훼가 때를 정하여 말했다. 「내일 여호와야훼가 이 땅에서 이 일을 하겠다.」출애굽기 9:5 · 본디새김
그리고 6절은 그 말씀 그대로 다음 날 재앙이 일어났다고 전합니다.
파라오가 사람을 보내 보니, 이스라엘의 가축은 단 한 마리도 죽지 않았다. 그러나 파라오의 마음은 무거워졌고, 그는 백성을 보내 주지 않았다.출애굽기 9:7 · 본디새김
파라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 사실에 따라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지식과 순종이 서로 다른 문제임을 보여 줍니다. 파라오는 여호와야훼의 말씀에 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 정보가 자신의 결정을 바꾸도록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깊이
6절은 이집트의 가축이 「모두 죽었으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9절에서는 여전히 이집트의 가축에게 종기가 생기고, 19절에서는 남아 있는 가축을 안전한 곳으로 들이라고 명령합니다. 3절에서 재앙의 대상을 「들에 있는 네 가축」으로 한정했으므로, 들에 있던 가축들이 모두 죽었고 다른 장소에 있던 가축은 살아남았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모두」라는 표현을 당시 재앙이 미친 범위 전체를 가리키는 포괄적인 표현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6절 자체에는 그러한 제한이 다시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모든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본문이 설명하지 않는 새로운 가축의 구입이나 재산 증식을 끼워 넣을 필요도 없습니다.
모세 앞에 설 수 없게 된 마술사들
여호와야훼는 모세와 아론에게 가마의 그을음을 두 손 가득 집어 들라고 명령하십니다.
모세가 그것을 파라오 앞에서 하늘로 던지자, 그을음은 먼지가 되고 사람과 가축에게 물집이 돋는 종기를 일으킵니다.
가축 전염병에서는 들에 있는 동물들이 죽었습니다. 그러나 종기는 사람과 가축 모두의 몸에 직접 나타납니다. 재앙의 대상이 사람들의 생활 기반에서 사람 자신의 몸으로 더욱 가까워진 것입니다.
가마는 무엇인가를 뜨겁게 굽거나 태우는 장소입니다. 그곳에서 나온 검은 그을음이 하늘로 던져지고, 그것이 이집트 온 땅에 퍼져 종기가 된다고 묘사됩니다.
마술사들은 종기 때문에 모세 앞에 설 수 없었다. 마술사들과 모든 이집트 사람에게 종기가 생겼기 때문이다.출애굽기 9:11 · 본디새김
처음에 마술사들은 모세와 아론이 행한 표징을 흉내 냈습니다. 그러나 이 떼 재앙에서는 같은 일을 재현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한계를 인정했습니다.
마술사들은 모세의 일을 흉내 낼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 자기 몸에 닥친 종기 때문에 모세 앞에 서지도 못합니다.
마술사들은 모세 앞에 서지 못합니다. 그러나 13절에서 여호와야훼는 모세에게 파라오 앞에 서라고 명령하십니다.
마술사들은 물러나고, 모세는 다시 파라오 앞에 섭니다.
이것은 모세 개인의 우월함을 드러내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세가 설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받아 전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여호와야훼가 파라오의 마음을 강하게 했고, 파라오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여호와야훼가 모세에게 말한 대로였다.출애굽기 9:12 · 본디새김
이전 재앙들에서는 파라오가 스스로 마음을 무겁게 하거나 그의 마음이 강해졌다고 서술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여호와야훼가 직접 파라오의 마음을 강하게 하셨다고 명시됩니다. 출애굽기 7:3에서 여호와야훼는 이미 파라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그 예고가 사건의 서술 속에 명시적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앞에서는 파라오가 스스로 마음을 무겁게 하는 행동을 보여 주었고, 이 장 마지막인 34절에서도 파라오와 신하들이 스스로 마음을 무겁게 한다고 말합니다. 출애굽기는 파라오의 저항을 그의 실제 선택과 행동으로 서술하면서, 동시에 여호와야훼가 그 저항을 자신의 목적 아래 두고 계신다고 말합니다.
다만 이 두 차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결합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주권을 인간의 책임을 지우는 이유로 삼거나, 반대로 인간의 선택만으로 하나님의 개입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본문보다 앞서 나갈 위험이 있습니다.
파라오는 마술사들이 더 이상 맞설 수 없는 상황에서도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듣지 않습니다.
없앨 수 있었으나 살려 두신 이유
우박 재앙을 앞두고 여호와야훼는 파라오에게 자신의 목적을 이전보다 더욱 분명하게 설명하십니다.
「『「이번에는 내가 내 모든 재앙을 네 마음에, 네 신하들과 네 백성에게 보내겠다. 이는 온 땅에 나와 같은 이가 없음을 네가 알게 하려는 것이다.」』」출애굽기 9:14 · 본디새김
「내 모든 재앙을 네 마음에」라는 표현은 단순히 우박이 사람의 마음에 떨어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재앙이 파라오 자신을 향한 강력한 타격으로 다가오며, 그가 여호와야훼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내가 손을 뻗어 너와 네 백성을 전염병으로 쳤더라면, 너는 지금쯤 땅에서 사라졌을 것이다.」』」출애굽기 9:15 · 본디새김
파라오는 자신이 아직 왕좌에 앉아 있고 이스라엘을 붙들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의 권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호와야훼의 말씀에서는 전혀 다르게 설명됩니다.
파라오가 아직 존재하는 것은 여호와야훼가 그를 없앨 능력이 없으셔서가 아닙니다. 여호와야훼께서 그를 지금까지 남겨 두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가 너를 살려 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네게 내 힘을 보여 주고, 내 이름이 온 땅에 전해지게 하려는 것이다.」』」출애굽기 9:16 · 본디새김
여기서 하나님이 자신을 알리신다는 것은 단지 이름을 널리 알리거나 명성을 얻으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출애굽기의 이야기 속에서 여호와야훼의 이름은 그분이 실제로 어떤 분이시며 무엇을 행하시는지를 통해 알려집니다. 파라오에게 붙들린 백성을 위해 행동하시고, 이집트에서 자신의 말씀을 이루시는 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파라오가 누리고 있는 시간의 의미를 바꿉니다.
지금까지 그가 살아 있는 것은 단지 심판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가 여호와야훼의 말씀 앞에서 응답해야 할 시간이 계속 주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너는 여전히 내 백성 위에 스스로를 높여 그들을 보내 주지 않고 있다.」』」출애굽기 9:17 · 본디새김
파라오는 이스라엘을 붙들고 있는 자신의 지위를 내려놓지 않습니다. 여호와야훼가 그들을 자신의 백성이라고 부르시는데도, 파라오는 여전히 그들 위에 자신을 높입니다. 그가 실제로 거부하는 것은 단순한 여행 허가가 아닙니다.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권한에 대한 여호와야훼의 요구입니다.
이번에는 전에 없던 심한 우박이 내릴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조금 더 깊이
이 구절의 히브리어 헤에마드티카(עָמַד)는 기본적으로 상대를 세우거나 서 있게 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여기서는 파라오를 계속 존속하게 하셨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은 파라오를 처음 왕으로 세우셨다는 뜻으로도 이해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바로 앞의 15절이 그를 없앨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가정을 제시하므로, 이 문맥에서는 파라오를 살아 있게 두셨다는 의미가 자연스럽습니다. 또한 신약의 로마서 9:17은 출애굽기 9:16을 직접 인용하여 파라오를 통해 하나님의 능력과 이름이 드러난다는 사실을 논의합니다. 이는 출애굽기의 말씀을 후대에 다시 사용하는 사례이지만, 먼저 이 장의 문맥에서는 파라오의 완고함에도 불구하고 여호와야훼가 자신의 백성을 해방하시는 목적을 이루어 가신다는 사실을 읽어야 합니다.
재앙을 선포하시면서 피할 길도 알려 주셨다
여호와야훼는 우박이 내리기 전에 파라오에게 사람과 가축을 안전한 곳으로 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이제 사람을 보내 네 가축과 들에 있는 네 모든 것을 안전한 곳으로 들여라. 들에 남아 집 안으로 모아들여지지 않은 사람과 가축은 모두 그 위에 우박이 내려 죽을 것이다.」』」출애굽기 9:19 · 본디새김
여호와야훼는 심판을 선포하시면서 그 심판을 피할 방법도 알려 주십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들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재앙이 실제로 일어난 뒤에야 그 말씀을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우박이 내리지 않았을 때에도 말씀에 따라 행동할 수 있습니다.
파라오의 신하들 가운데 여호와야훼의 말을 두려워한 사람은 자기 노예들과 가축을 집들 안으로 서둘러 피신시켰다.출애굽기 9:20 · 본디새김
그러나 여호와야훼의 말에 마음을 두지 않은 사람은 자기 노예들과 가축을 들에 그대로 두었다.출애굽기 9:21 · 본디새김
「두려워한」이라는 말은 단순한 공포뿐 아니라 어떤 대상의 권위와 위력을 인정하고 경외하는 태도도 가리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그들의 판단은 행동으로 드러났습니다.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두려워한 사람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아닙니다.
파라오의 신하들입니다.
이집트의 권력 구조 안에 속해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 구별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러나 우박 재앙에서는 이집트 사람들 가운데서도 여호와야훼의 경고에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이 장을 이스라엘 사람은 언제나 보호받고 이집트 사람은 예외 없이 피해를 입는다는 단순한 도식으로 읽을 수는 없습니다.
여호와야훼는 자신의 백성을 구별하시면서도 이집트 사람들에게 경고를 주시고, 그 경고를 받아들인 사람들이 피해를 피할 길을 열어 두십니다.
이 사람들은 자신뿐 아니라 자신에게 속해 있거나 자신의 지시를 받는 사람들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행동을 합니다. 물론 그들이 노예를 해방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본문은 그들의 사회적 지위나 노예제도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두려워한 결과가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행동으로 나타났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여기서 출애굽기 1장의 산파들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파라오의 명령대로 히브리 남자아이들을 죽이지 않았습니다(출애굽기 1:17). 이제 파라오의 신하들 가운데서도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두려워하여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태도가 단순한 말이나 감정에 머물지 않고, 생명을 살리는 선택으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이 장에서 참된 두려움은 재앙 앞에서 겁을 먹는 것으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재앙이 오기 전에 주어진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그렇다고 이 본문을 그저 말씀을 잘 들으면 재난을 피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법칙으로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 이 장은 특정한 역사적 이야기 속에서 여호와야훼가 주신 경고와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응답을 보여 줍니다. 모든 고난을 개인의 불순종에 대한 벌로 해석할 근거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깊이
신명기 10:12–13은 여호와야훼를 두려워하는 일을 그분의 길로 행하고, 그분을 사랑하며 섬기고, 그분의 명령을 지키는 삶과 연결합니다. 출애굽기 9장은 그러한 관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인 사건으로 보여 줍니다.
하늘에서 내린 재앙, 땅에 남은 피해
여호와야훼는 모세에게 하늘을 향해 손을 뻗으라고 명령하십니다.
모세가 지팡이를 하늘로 뻗자 천둥과 우박이 내리고, 불이 땅으로 뻗어 내려옵니다.
우박이 내리고, 우박 한가운데서 불이 잇달아 번쩍였다. 우박은 매우 심했다. 이집트가 나라가 된 이래 이집트 온 땅에 그와 같은 우박은 없었다.출애굽기 9:24 · 본디새김
우박은 들에 있는 사람과 가축을 치고, 풀과 나무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힙니다.
이집트는 나일강을 중심으로 농업을 발전시켜 온 땅입니다. 사람들은 강의 물과 땅에서 자라는 작물에 의존하여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하늘에서 내리는 우박이 그 농경의 결과물을 파괴합니다.
사람이 물을 이용하고 땅을 경작할 수는 있어도, 하늘에서 무엇이 내려올지는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이 장에서 여호와야훼는 하늘과 땅을 다스리시는 자신의 권능을 드러내십니다.
오직 이스라엘 자손이 있는 고센 땅에만 우박이 내리지 않았다.출애굽기 9:26 · 본디새김
앞서 여호와야훼는 자신의 백성과 이집트 사람들 사이에 구별을 두시겠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이번에는 이집트의 하늘에서 내리는 우박이 고센에만 내리지 않는 것으로 그 구별이 나타납니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이 본래 다른 민족보다 더 훌륭해서 보호받았다는 해석을 본문에 끼워 넣어서는 안 됩니다. 9장은 이스라엘의 도덕적 우월성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호와야훼가 자신의 백성을 기억하시고 그들을 위해 일하고 계시다는 사실에 초점을 둡니다.
고센에는 우박 자체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집트의 다른 지역에서는 우박이 내렸더라도 그 경고를 받아들여 실내로 피신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보호가 나타나는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이 두 장면은 여호와야훼의 말씀이 사람들의 생사와 관계되어 있음을 보여 줍니다.
조금 더 깊이
그 불을 폭풍 속에서 번쩍이는 번개와 관련하여 이해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본문 자체는 그것을 「불」이라고 표현합니다. 따라서 현대 기상학적 설명으로 이 장면을 모두 바꾸어 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으로 자신의 죄를 인정한 파라오
우박이 이집트를 강타하자 파라오는 다시 모세와 아론을 부릅니다.
파라오가 사람을 보내 모세와 아론을 불러 그들에게 말했다. 「이번에는 내가 죄를 지었다. 여호와야훼는 의롭고, 나와 내 백성은 악하다.」출애굽기 9:27 · 본디새김
이전에는 재앙을 없애 달라고 요청하거나 백성을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제는 자신의 행동을 죄라고 부르고, 여호와야훼와 자신을 의로움과 악함의 대조 속에 놓습니다.
여기서는 여호와야훼가 옳으시고, 자신과 자신의 백성이 잘못했다는 인정으로 읽힙니다. 파라오가 전능한 존재에게 단순히 굴복하는 말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행동에 잘못이 있으며 여호와야훼의 요구가 정당하다는 사실까지 인정하는 언어를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파라오는 마침내 돌이킨 것입니까?
파라오는 이어서 천둥과 우박을 그치게 해 달라고 요청하며 이스라엘을 보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말만 놓고 보면 이전보다 진전된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의 말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모세가 그에게 말했다. 「제가 도시에서 나가는 대로 여호와야훼를 향해 두 손바닥을 펼치겠습니다. 천둥이 그치고 우박도 더는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땅이 여호와야훼의 것임을 당신이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출애굽기 9:29 · 본디새김
파라오는 이집트의 왕입니다. 이집트의 토지와 백성, 노동과 생산을 통치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바로 그 왕에게 땅이 여호와야훼의 것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모세의 말은 파라오의 통치권을 넘어서 있는 더 큰 주권을 선언합니다. 파라오가 다스린다고 여기는 땅조차 궁극적으로 여호와야훼의 통치 아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당신의 신하들이 아직 여호와야훼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출애굽기 9:30 · 본디새김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두려워한 신하들은 아직 우박이 내리기 전에 자기 노예들과 가축을 피신시켰습니다. 그들은 그 말씀에 따라 행동했습니다. 그러나 파라오는 재앙이 일어난 뒤에야 자신이 죄를 지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가 실제로 백성을 보내겠다는 약속을 지킬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여기서 모세가 말하는 두려움은 단순히 압도적인 현상 앞에서 느끼는 공포와 다릅니다. 그러나 모세가 문제 삼는 것은 여호와야훼의 말씀 앞에서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태도입니다.
파라오는 여호와야훼의 재앙을 두려워했지만, 아직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는 죄를 인정하는 말과 실제로 죄에서 돌이키는 행동 사이에도 거리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조금 더 깊이
히브리어 하아레츠(אֶרֶץ)는 문맥에 따라 특정한 땅이나 온 땅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이 구절에서는 이집트 땅을 포함하여 여호와야훼의 주권이 미치는 땅을 가리키며, 앞서 14절의 「온 땅에 나와 같은 이가 없음」이라는 선언과 연결됩니다.
우박이 모든 것을 끝내지는 않았다
파라오와 모세의 대화 뒤에 본문은 갑자기 농작물에 관한 설명을 삽입합니다.
아마와 보리는 우박에 맞아 상했다. 보리는 이삭이 나와 있었고 아마는 꽃봉오리가 맺혀 있었기 때문이다.출애굽기 9:31 · 본디새김
그러나 밀과 쿠쎄멧은 얻어맞아 상하지 않았다. 그것들은 늦게 자라는 작물이기 때문이다.출애굽기 9:32 · 본디새김
보리는 이미 이삭이 나와 있었고 아마도 자라서 꽃봉오리가 맺힌 상태였습니다. 우박에 직접 타격을 받기 쉬운 생육 단계였기 때문에 피해가 컸습니다. 반면 밀과 쿠쎄멧은 늦게 자라는 작물이어서 같은 방식으로 상하지 않았습니다.
첫째, 우박의 피해는 추상적인 재앙이 아니라 농작물의 생장 단계에 따라 나타나는 구체적인 손실이었습니다. 둘째, 이집트의 농업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아직 남아 있는 작물도 있었습니다.
이 점은 다음 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중요해집니다. 출애굽기 10:5에서는 메뚜기가 우박을 피하고 남은 것을 먹어 치울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재앙은 무거웠지만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파라오에게도 마찬가지로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는 지금이라도 자신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깊이
쿠쎄멧은 밀과 관련된 곡물로 이해되지만 정확한 식물 종을 특정하는 데에는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이 문맥에서 중요한 것은 그 종류보다 늦게 자라는 작물이라는 특징입니다.
하늘은 잠잠해졌지만 마음은 다시 무거워졌다
모세는 파라오 곁을 떠나 도시 밖으로 나갑니다.
그곳에서 여호와야훼를 향해 두 손바닥을 펼칩니다. 그러자 천둥과 우박이 그치고 비도 더 이상 쏟아지지 않습니다.
모세가 하늘을 향해 지팡이를 뻗자 우박이 내렸습니다. 이제 모세가 여호와야훼를 향해 손바닥을 펼치자 우박이 그칩니다. 재앙이 시작될 때와 끝날 때 모두 여호와야훼의 말씀과 모세의 행동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장면은 재앙을 일으키고 거두는 실제 권능이 모세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줍니다.
그런데 파라오의 마음에서는 반대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파라오는 비와 우박과 천둥이 그친 것을 보고 다시 죄를 지었다. 그와 그의 신하들이 자기 마음을 무겁게 했다.출애굽기 9:34 · 본디새김
파라오는 27절에서 「이번에는 내가 죄를 지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34절은 그가 「다시 죄를 지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의 다음 행동이 그 고백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우박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백성을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잠잠해지자 그는 다시 마음을 무겁게 하고 그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파라오뿐 아니라 그의 신하들도 함께 마음을 무겁게 했다고 기록됩니다. 이것이 앞서 우박을 피해 사람과 가축을 집 안으로 들였던 바로 그 신하들을 모두 가리키는지는 본문만으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왕과 그의 신하들이 다시 함께 여호와야훼의 요구를 거부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파라오의 마음은 강해졌고, 그는 이스라엘 자손을 보내 주지 않았다. 여호와야훼가 모세를 통해 말한 대로였다.출애굽기 9:35 · 본디새김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여호와야훼의 경고는 닥쳐올 일을 알리는 선언이면서, 아직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할 수 있었지만, 이스라엘을 풀어 주지는 않았습니다. 여호와야훼의 의로움을 말할 수 있었지만, 그분의 요구에 복종하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일부 신하들은 여호와야훼의 말씀을 듣고 자기들이 관리하는 사람과 가축을 피신시켰습니다. 그들은 파라오처럼 장엄한 죄의 고백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은 그 말씀이 자기들의 삶을 결정할 권위가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부러진 나무와 상한 보리와 아마가 들에 있습니다. 늦게 자라는 밀과 쿠쎄멧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파라오를 찾아왔던 모세는 도시 밖으로 나가 손바닥을 펼쳤고, 천둥과 비와 우박은 멈추었습니다.
그제야 파라오는 하늘이 잠잠해진 것을 봅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다시 무거워집니다.
우박이 내리기 전에 말씀을 두려워했던 사람들은 자기 사람들을 피신시켰지만, 우박이 그친 뒤의 파라오는 여전히 이스라엘을 보내지 않습니다.
하늘의 우박은 그쳤지만, 파라오가 자기 백성을 붙들고 있는 현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한 저자가 장을 따라 어려운 대목을 풀어 가며 쓴 글입니다. 여러 읽기를 나란히 놓는 학자 견해·해석 전통과 달리 한 사람의 읽기를 따라갑니다. 편집 교정과 사실 검수를 거쳤고, 인용한 성경은 본디새김 본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