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풀어 읽기 · 26장
이 장의 자리 · 26–36장 · 새 세대와 땅 준비
숫자는 비슷하지만 사람들은 달라졌습니다
민수기 26장은 긴 명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파의 이름이 나오고, 가문의 이름이 이어지고, 그 끝에 숫자가 기록됩니다. 이러한 목록은 이야기가 잠시 멈춘 것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그러나 이 장의 마지막까지 읽으면 처음의 숫자들이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이스라엘은 광야 여정을 시작할 때 이미 한 차례 인구조사를 했습니다. 시나이 광야에서 조사한 사람은 603,550명이었습니다(민수기 1:46). 이제 약속의 땅을 눈앞에 둔 모압 평원에서 다시 세어 보니 601,730명입니다(26:51).
차이는 1,820명에 불과합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면, 처음 명단에 올랐던 사람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숫자는 거의 그대로인데, 그 숫자를 이루는 사람들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첫 번째 인구조사는 이집트에서 나온 세대가 광야를 향해 출발할 준비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두 번째 인구조사는 그 세대가 사라진 뒤, 새로운 세대가 약속의 땅을 받을 준비를 하는 장면입니다.
그 사이에 무엇이 있었습니까?
불신과 반역, 하나님의 심판, 수많은 죽음이 있었습니다. 바로 앞 장에서는 바알브올 사건으로 2만 4천 명이 죽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시 백성을 세라고 명령하십니다.
한 세대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이루어졌습니다. 동시에 이스라엘에게 땅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장은 바로 그 두 말씀 사이에서 새로운 세대의 이름을 부르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시작된 인구조사 — 무엇을 위해 세는가
여호와야훼께서 모세와 제사장 아론의 아들 엘아자르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자손 온 공동체에서 스무 살 이상으로 군대에 나갈 수 있는 모든 사람을 아버지 집안별로 세어라.」민수기 26:1–2 · 두루새김
이 명령은 민수기 1장의 첫 번째 인구조사와 거의 같은 형태입니다.
조사 대상은 스무 살 이상이며 군대에 나갈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뒤에 나오는 601,730명은 이스라엘의 전체 인구가 아니라 이 조건에 따라 조사한 사람들의 수입니다.
그런데 조사 장소와 조사를 맡은 사람은 달라졌습니다.
첫 번째 인구조사는 시나이 광야에서 모세와 아론이 맡았습니다(민수기 1:1–3). 두 번째 인구조사는 모압 평원에서 모세와 엘아자르가 맡습니다. 민수기 20:22–29에서 아론이 호르산에서 죽자 그의 아들 엘아자르가 제사장 직분을 이어받았습니다.
모세는 여전히 백성 앞에 있지만, 그의 곁에는 이제 아론이 아니라 엘아자르가 서 있습니다. 이스라엘을 이끌어 온 지도자들의 세대에도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시나이 광야는 이스라엘이 언약을 맺고 성막을 세우며 공동체의 질서를 갖춘 곳이었습니다. 모압 평원은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장소입니다.
처음에는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백성을 세었습니다. 이제는 여정을 마치고 땅을 차지할 준비를 하면서 백성을 셉니다.
52절부터 하나님은 조사한 인원에 따라 대대로 물려줄 땅을 나누라고 명령하십니다. 군대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을 세는 일이 곧 땅을 물려받을 공동체를 확인하는 일로 이어집니다.
이제 그 이름들이 하나씩 등장합니다.
르우벤의 명단에 끼어든 반역의 기억
명단은 야곱의 맏아들 르우벤에게서 시작합니다.
르우벤에게서 나온 네 씨족의 이름이 기록되고, 그 수는 43,730명으로 집계됩니다. 본문은 르우벤의 후손 가운데 다탄과 아비람의 이름을 다시 꺼냅니다.
엘리압의 아들들은 느무엘과 다탄과 아비람이었습니다. 이 다탄과 아비람은 공동체를 대표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고라의 무리가 여호와야훼께 맞서 반항할 때, 이들도 그 무리에 속해 모세와 아론에게 맞섰습니다.민수기 26:9 · 두루새김
민수기 16장에서 다탄과 아비람은 고라의 무리와 함께 모세와 아론의 권위에 도전했습니다. 그 사건은 심각한 심판으로 끝났습니다.
그 무리가 죽을 때 땅이 입을 벌려 다탄과 아비람과 고라를 삼켰고, 불이 250명을 태워 죽였습니다. 그들은 경고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민수기 26:10 · 두루새김
그들의 죽음은 후대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경고가 되었습니다. 공동체의 역사 속에서 사라져 버린 일이 아니라, 하나님을 거역한 결과를 보여 주는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새로운 세대는 이전 세대의 자손이지만, 이전 세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땅을 물려받는다는 것은 조상들이 남긴 이름과 약속만 이어받는 일이 아닙니다. 그들이 겪은 실패의 기억도 함께 이어받는 일입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구절에서 뜻밖의 말이 나옵니다.
그러나 고라의 아들들은 죽지 않았습니다.민수기 26:11 · 두루새김
죽은 아버지, 살아남은 아들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장의 후반부에서 「고라 씨족」이 레위 사람들의 명단에 다시 등장한다는 사실입니다(26:58). 후대에 고라 자손들은 성전의 노래와 관련된 인물들로도 등장합니다(시편 42편 표제).
심판의 기억은 남았지만, 후손들의 이름이 지워지지는 않았습니다.
명단에 이름이 남아 있다는 것은 단순히 누군가가 살아 있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공동체의 역사에서 그 계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깊이
물론 여기에서 하나님이 고라의 아들들을 살려 두신 구체적인 이유를 본문은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반역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는 확정할 수 없습니다.
같은 열두 지파, 서로 달라진 숫자들
이후 본문은 시므온부터 납달리까지 각 지파의 씨족과 인원을 기록합니다.
전체 수는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지파별 변화는 상당히 큽니다.
시므온 지파가 특히 눈에 띕니다.
첫 번째 인구조사에서 시므온의 수는 59,300명이었습니다(민수기 1:23). 그런데 이번에는 22,200명입니다(26:14). 37,100명이 줄어든 셈입니다. 전체 지파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큽니다.
바로 앞 장의 바알브올 사건에서 죽임당한 시므리가 시므온 지파의 가문 지도자였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25:14). 그러나 본문은 그렇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두 인구조사 사이에는 오랜 광야 생활과 여러 사건이 있었습니다. 25장에서 전염병으로 죽은 2만 4천 명을 시므온 지파의 감소 인원과 직접 연결할 근거도 없습니다. 따라서 시므온의 감소가 무엇 때문에 일어났는지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습니다.
반면 므낫세 지파는 크게 증가했습니다.
첫 번째 인구조사에서는 32,200명이었지만(민수기 1:35), 이번에는 52,700명입니다(26:34). 20,500명이 늘었습니다.
이 변화가 더욱 흥미로운 이유는 므낫세와 에브라임이 형제 지파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인구조사에서는 에브라임이 40,500명, 므낫세가 32,200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인구조사에서는 므낫세가 52,700명, 에브라임이 32,500명입니다.
숫자의 관계가 역전되었습니다.
유다는 74,600명에서 76,500명으로 늘어 이번 조사에서도 가장 큰 지파로 기록됩니다. 잇사갈과 베냐민, 아셀도 증가했습니다. 반면 르우벤과 갓, 납달리 등은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어느 지파의 믿음이 더 좋았다거나 어느 지파가 더 많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다는 뜻으로 제시되지는 않습니다. 본문은 숫자를 기록하지만, 각 지파의 인원이 늘고 줄어든 일에 일일이 신학적 이유를 붙이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같은 지파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광야를 지나는 동안 각 지파의 형편은 달라졌습니다.
명단 사이에 남겨진 죽음과 생존의 이야기
인구조사의 명단을 주의 깊게 읽으면, 이 장이 단순히 숫자만을 기록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유다의 아들들 가운데 에르와 오난이 있었는데, 두 사람은 가나안 땅에서 죽었습니다.민수기 26:19 · 두루새김
이 두 사람의 죽음은 창세기 38:7–10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인구조사가 이들의 죽음 자체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단지 그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 뒤, 셸라와 베레스와 세라의 씨족을 계속 기록합니다.
유다의 아들들 가운데 일부는 죽었지만, 유다의 계보는 계속됩니다.
특히 베레스에게서 헤스론과 하물의 씨족이 이어집니다. 이후 룻기 4:18–22에서는 베레스와 헤스론의 계보가 다윗에 이르는 집안의 일부로 다시 등장합니다. 민수기 26장은 아직 그 미래까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름 하나하나는 그 자체로 긴 이야기를 담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구조사는 그 이야기들을 짧게 압축하여 다음 세대로 전달합니다.
전체 수를 세는 일이라면 각 지파의 합계만 기록해도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은 수많은 씨족의 이름을 보존합니다. 그 이름들은 이스라엘이 하나의 거대한 집단이기 이전에, 여러 가문과 세대로 이어진 공동체라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물려받을 땅은 단순히 이스라엘이라는 큰 집단 전체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파와 씨족의 이름을 따라 나누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계보는 과거를 보존하는 기록인 동시에 미래에 땅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는 기록이 됩니다.
그런데 바로 그 계보 가운데 특별한 이름들이 등장합니다.
다섯 딸의 이름은 왜 이 명단에 들어왔는가
므낫세 지파의 씨족들이 소개되는 가운데 본문은 갑자기 한 가정을 따로 언급합니다.
헤페르의 아들 츨로프핫에게는 아들이 없고 딸들만 있었습니다. 딸들의 이름은 마흘라, 노아, 호글라, 밀가, 디르사였습니다.민수기 26:33 · 두루새김
이 장의 인구조사는 스무 살 이상으로 군대에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을 세는 일입니다. 따라서 조사 대상은 기본적으로 남자들입니다.
당시의 가문 계보와 상속 체계에서 아들이 없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이어 갈 남성 상속자가 없을 때 그 가문의 유산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장은 그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않습니다.
민수기 27:1–11에서 마흘라와 노아와 호글라와 밀가와 디르사는 직접 모세와 제사장 엘아자르, 지도자들과 온 공동체 앞에 나아갑니다. 그들은 아버지에게 아들이 없다는 이유로 그의 이름이 씨족 가운데서 사라져야 하느냐고 묻고, 자신들에게도 유산을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때 하나님은 그들의 말이 옳다고 인정하시고, 아들이 없는 경우 딸에게 유산을 넘기는 규정을 주십니다.
땅을 나눌 사람들의 숫자를 세는 명단 속에서, 그 방식만으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상속의 문제가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명단이 남성과 여성에게 처음부터 같은 상속 권리를 주고 있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바로 다음 장에서 다섯 딸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기존의 상속 체계에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본문은 그들의 이름을 빠뜨리지 않습니다.
이들은 그저 아들이 없는 집안의 딸들로만 남지 않습니다. 각자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장에는 또 하나의 여자 이름이 별다른 설명 없이 들어 있습니다.
아셀의 딸 이름은 세라였습니다.민수기 26:46 · 두루새김
세라는 창세기 46:17에서도 아셀의 딸로 언급됩니다. 본문은 세라를 특별히 언급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남성 중심의 씨족 목록 속에 여성의 이름이 보존되어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숫자의 기준은 군대에 나갈 수 있는지이지만, 계보의 기록은 그 기준보다 넓은 공동체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이제 숫자는 땅의 유산으로 이어진다
열두 지파의 인구조사가 끝나자 하나님은 새로운 명령을 내리십니다.
「이들에게 대대로 물려줄 땅을 나누어 주어라. 이름을 세어 확인한 인원수에 따라 나누어야 한다.」민수기 26:53 · 두루새김
이스라엘은 아직 요단강을 건너지 않았습니다. 가나안 땅을 실제로 차지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미 그 땅을 어떻게 나누어야 할지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여전히 모압 평원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미래의 땅을 「대대로 물려줄 땅」으로 나누라고 명령하십니다. 이 말은 단순히 소유한 부동산을 가리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가족과 지파 안에서 물려받는 상속 재산이라는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유산입니다.
창세기 15:18–21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자손에게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약속은 이삭과 야곱에게도 이어졌습니다. 이제 이스라엘은 그 약속이 이루어지는 일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많은 지파에는 많이, 적은 지파에는 적게
「사람이 많은 지파에는 땅을 많이 주고, 사람이 적은 지파에는 땅을 적게 주어라. 각 지파가 조사된 인원수에 맞게 땅을 받아야 한다.」민수기 26:54 · 두루새김
여기에는 공동체의 실제 규모를 고려하는 원칙이 나타납니다. 땅을 똑같은 크기로 나누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절에 또 다른 명령이 나옵니다.
「다만 땅을 나눌 때에는 제비를 뽑아야 한다. 그들은 조상에게서 이어진 지파의 이름에 따라 땅을 받아야 한다.」민수기 26:55 · 두루새김
따라서 이 분배 명령에는 사람의 수를 고려하는 원칙과 하나님 앞에서 분배를 결정하는 절차가 함께 놓여 있습니다.
르우벤의 수, 시므온의 수, 유다의 수, 므낫세와 에브라임의 수는 이제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그 숫자들은 앞으로 물려받을 땅과 연결됩니다.
광야에서 세어진 이름들이 약속의 땅에서 땅을 물려받을 이름들로 바뀌는 것입니다.
조금 더 깊이
인원수는 각 지파가 받을 땅의 규모를 결정하고, 제비뽑기는 그 땅의 위치를 결정한다고 이해하는 읽기가 가능합니다. 그렇게 읽으면 두 원칙이 서로 다른 측면에 적용된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문은 그 구체적인 절차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비뽑기가 어떤 순서로 이루어졌는지, 인구수와 제비 결과를 어떻게 조정했는지까지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제비뽑기는 인간이 마음대로 선택하기보다 하나님의 결정에 맡긴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여호수아 18:6–10에서는 여호수아가 하나님 앞에서 제비를 뽑아 땅을 나누는 장면이 나옵니다.
레위 사람들은 왜 따로 세는가
그런데 인구조사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본문은 다시 레위 사람들의 명단으로 돌아갑니다. 이번에는 게르손과 그핫과 므라리의 씨족들이 등장합니다.
레위 자손 가운데 조사한 사람은 태어난 지 한 달 이상 된 모든 남자로, 23,000명이었습니다. 이들은 다른 이스라엘 자손과 함께 세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스라엘 자손과 달리, 이들에게는 물려받을 땅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민수기 26:62 · 두루새김
다른 지파들은 스무 살 이상이며 군대에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을 셌습니다. 따라서 레위 사람들의 23,000명을 다른 지파의 군대에 나갈 수 있는 사람 수와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조사 기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성막과 관련된 일을 맡았습니다. 민수기 3–4장은 레위 사람들이 성막을 지키고 운반하며 봉사하는 역할을 설명합니다.
또한 그들에게는 다른 지파들처럼 독립된 지파 영토가 물려받을 땅으로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레위 사람들이 아무런 거처도 소유할 수 없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민수기 35장에서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다른 지파들이 자신들의 땅 가운데서 레위 사람들에게 거주할 성읍들과 목초지를 주도록 명령하십니다.
민수기 18:20에서 하나님은 아론에게 이스라엘 자손의 땅에서 자신이 그의 몫이자 유산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레위 사람들의 별도 인구조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공동체에서 제외된 사람들이 아닙니다.
공동체 안에서 맡은 일과 유산을 받는 형태가 다른 사람들입니다.
레위의 명단에도 죽음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런데 레위 사람들의 계보에서도 과거의 죽음이 다시 등장합니다.
나답과 아비후는 여호와야훼께서 허락하지 않으신 불을 여호와야훼 앞에 바치다가 죽었습니다.민수기 26:61 · 두루새김
나답과 아비후는 아론의 아들이었습니다. 레위기 10:1–2에서 그들은 하나님께서 명령하지 않으신 불을 바치다가 죽었습니다. 이 사건은 제사장들이 하나님 앞에서 맡은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와 관련된 중요한 경고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인구조사는 그들의 죽음만을 기록하지 않습니다.
아론의 다른 아들들인 엘아자르와 이타마르의 이름도 함께 기록합니다. 아론 자신은 죽었고, 나답과 아비후도 죽었습니다. 그러나 제사장 계보는 엘아자르와 이타마르를 통해 이어집니다.
그리고 지금 인구조사를 맡고 있는 제사장이 바로 엘아자르입니다.
반역과 심판, 제사장의 잘못과 죽음이 모두 기억되지만, 하나님이 맡기신 일과 공동체의 계보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지막 두 절이 바꾸어 놓는 명단의 의미
인구조사가 모두 끝난 뒤 본문은 다시 장소와 조사를 맡은 사람을 밝힙니다.
그러나 이야기의 마지막은 단순한 행정적 마무리가 아닙니다.
이들 가운데는 모세와 제사장 아론이 전에 시나이 광야에서 이스라엘 자손을 조사할 때 셌던 사람이 없었습니다.민수기 26:64 · 두루새김
이스라엘은 약속의 땅을 정탐한 뒤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그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두려워했고, 차라리 이집트로 돌아가자고 했습니다. 민수기 14장에서 하나님은 그들의 불신앙을 심판하셨습니다.
여호와야훼께서 그 사람들은 광야에서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들 가운데 남은 사람은 여푼네의 아들 갈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뿐이었습니다.민수기 26:65 · 두루새김
이 말은 이집트에서 나올 당시 살아 있었던 모든 사람이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첫 번째 인구조사 자체가 스무 살 이상으로 군대에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26:64–65는 첫 번째 인구조사에 포함되었던 그 세대에 관한 말입니다.
갈렙과 여호수아는 민수기 14장에서 다른 정탐꾼들과 달리 하나님이 주시겠다고 하신 땅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그 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14:24, 30). 이제 그들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하나님은 불신앙한 세대의 어린 자녀들을 약속의 땅으로 데려가겠다고 하셨습니다(14:31). 이제 26장의 명단에 기록된 사람들이 바로 그 약속이 이루어지는 일을 향해 나아갈 세대입니다.
결론 — 요단강 앞에서 다시 부른 이름들
민수기 26장은 한 세대의 끝을 확인하는 명단이면서, 다음 세대가 땅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는 명단입니다. 하나님은 심판에 관해 하신 말씀도 지키셨고, 그 심판 이후에도 자신의 약속을 계속 이루어 가셨습니다.
이스라엘은 요단강 건너편 모압 평원에 서 있습니다. 그들 앞에는 아직 건너지 않은 강이 있고, 그 너머에는 하나님이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땅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장에서 하나님은 당장 강을 건너라고 명령하지 않으십니다.
먼저 백성을 세라고 하십니다.
르우벤, 시므온, 갓, 유다, 잇사갈, 스불론, 므낫세, 에브라임, 베냐민, 단, 아셀, 납달리. 오래전 야곱의 아들들에게서 시작된 이름들이 다시 불립니다.
그 이름 아래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서 있습니다.
아직 요단강은 건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미 그 땅을 물려받을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고 계십니다.
한 저자가 장을 따라 어려운 대목을 풀어 가며 쓴 글입니다. 여러 읽기를 나란히 놓는 자료와 달리 한 사람의 읽기를 따라갑니다. 편집 교정과 사실 검수를 거쳤고, 인용한 성경은 두루새김 본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