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풀어 읽기 · 23장

이 장의 자리 · 23–24장 · 여호수아의 마지막 당부

이루어진 약속과 미래의 경고

여호수아 23장은 두 선언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께서 약속을 이루지 못하실까 봐 걱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모든 약속을 이루셨다는 사실을 가장 강력하게 증언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확신 때문에 이스라엘의 미래를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여기서 여호수아서의 관심이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중요한 질문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약속하신 땅을 주실 것인가였습니다. 이제는 그 땅을 받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어떻게 지켜 나갈 것인가가 중요해집니다.

읽는 시간 17분소단락 623장 본문 읽기 →

늙어 가는 지도자와 변하지 않는 하나님

여호수아 23:1–5 본문 →

본문은 여호수아의 나이에서 시작합니다.

여호와야훼께서 이스라엘이 사방의 모든 적에게서 벗어나 평안을 누리게 하신 뒤,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여호수아는 이제 나이가 많았습니다.여호수아 23:1 · 두루새김

여호수아는 오래전부터 이스라엘과 함께한 인물입니다. 그는 모세를 섬겼고, 광야에서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정탐할 때 참여했으며, 모세가 죽은 뒤 백성을 이끌고 요단강을 건넜습니다.

여호수아가 늙었다는 말은 13:1에서도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13:1에서는 여호와야훼께서 여호수아가 늙었지만 아직 차지해야 할 땅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그의 늙음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일과 나란히 놓였습니다.

23:1에서는 평안을 누리게 된 뒤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과 함께 등장합니다. 이제 여호수아는 자신의 역할이 끝나 가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어른 지도자들과 우두머리들과 재판관들과 관리들을 불러 모읍니다. 이스라엘 공동체의 책임을 맡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듣습니다.

그가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자신의 업적이 아닙니다.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야훼께서 너희 앞에서 이 모든 민족에게 하신 일을 다 보았다. 너희를 위해 싸우신 분은 바로 너희 하나님 여호와야훼이시다.」여호수아 23:3 · 두루새김

이것은 여호수아서 전체에서 반복된 해석입니다. 여호수아 10:14은 여호와야훼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셨다고 말하며, 10:42에서도 여러 왕을 정복한 이유를 여호와야훼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스라엘의 미래를 보장할 분은 이제 떠나갈 여호수아가 아니라, 지금까지 그들을 위해 싸우신 여호와야훼입니다.

이미 상속지를 받았는데, 왜 아직 남은 민족들이 있는가?

「보아라. 나는 요단강에서 서쪽의 큰 바다에 이르는 땅을 너희 지파들에게 대대로 물려받을 몫으로 제비 뽑아 나누어 주었다. 내가 멸한 모든 민족의 땅뿐 아니라 아직 남아 있는 이 민족들의 땅도 그렇게 나누어 주었다.」여호수아 23:4 · 두루새김

여기서 「큰 바다」는 가나안 서쪽의 지중해를 가리킵니다. 그는 아직 완전히 차지하지 못한 지역도 각 지파가 대대로 물려받을 몫으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 사실은 여호수아 13:1–7에서도 나타납니다. 여호와야훼께서는 아직 남아 있는 땅이 많다고 말씀하시면서도 그 지역까지 물려받을 땅에 포함하여 나누어 주도록 명령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은 약속의 땅을 나누어 받았지만, 그 땅의 모든 지역을 이미 완전히 다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너희 하나님 여호와야훼께서 직접 그들을 너희 앞에서 밀어내시고 쫓아내실 것이다.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야훼께서 약속하신 대로 그들의 땅을 차지할 것이다.」여호수아 23:5 · 두루새김

3절에서는 여호와야훼께서 이미 하신 일을 말하고, 5절에서는 앞으로 하실 일을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과거와 미래는 모두 같은 하나님의 행동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남은 민족들을 쫓아내기 위한 새로운 군사 지침보다 먼저, 모세의 가르침을 지키라는 명령을 전합니다.

앞으로 차지할 땅이 얼마나 남았는가보다, 이미 땅을 받은 백성이 누구에게 충성하며 살아갈 것인가가 더 중요합니다.

조금 더 깊이

본문에서 말하는 안식은 우선 여호와야훼께서 주변의 적들에게서 이스라엘을 벗어나게 하여 평안을 누리게 하신 역사적 현실입니다. 이는 실제로 주어진 선물입니다. 이러한 긴장은 신약의 히브리서 4:8–11에서도 새로운 차원에서 다루어집니다. 히브리서는 여호수아 시대 이후에도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 있는 안식을 이야기합니다. 이는 여호수아 23장이 그리스도의 사건을 직접 예언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역사적 안식을 넘어 하나님의 백성에게 주어진 안식의 의미를 확장해 읽는 후대의 신학적 연결입니다.

이제 누가 굳세어야 하는가 — 전쟁의 용기에서 순종의 용기로

여호수아 23:6–8 본문 →

「마음을 아주 굳게 먹고 모세의 율법책에 기록된 모든 것을 지키고 실천하여라. 그 가르침에서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벗어나지 마라.」여호수아 23:6 · 두루새김

이 구절을 읽으면 여호수아서 첫 장이 떠오릅니다.

모세가 죽은 뒤, 여호와야훼께서는 여호수아에게 굳세고 용기를 내라고 명령하셨습니다. 특히 1:7에서는 모세가 명령한 모든 가르침을 지키고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벗어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3:6은 그 명령을 거의 그대로 되풀이합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1장에서는 여호수아 한 사람이 그 명령을 받았습니다. 23장에서는 이스라엘 전체가 그 명령을 받습니다.

또한 「마음을 아주 굳게 먹고」라는 말이 사용된 상황도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요단강을 건너 아직 차지하지 못한 땅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여호수아에게는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쟁의 대부분이 끝났고 각 지파가 물려받을 땅을 받았습니다.

위험한 땅에 들어가는 용기만큼이나, 편안한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지 않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지도자는 늙고 사라지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은 여전히 백성이 따라야 할 기준으로 남습니다.

모세가 떠날 때에는 여호수아라는 후계자가 있었습니다(민수기 27:18–23; 신명기 31:7–8). 반면 이 장에서는 지도자 한 사람에게 앞으로의 책임을 집중시키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도력을 대신할 만한 강력한 인간 지도자를 이 장에서 지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온 이스라엘이 이미 받은 하나님의 가르침을 지키도록 권면합니다.

왜 남은 민족들의 신들을 언급하는가?

「너희 가운데 남아 있는 이 민족들과 어울리지 마라. 그들의 신들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그 이름으로 맹세하게 하지도 마라. 그 신들을 섬기거나 그들에게 절하지 마라.」여호수아 23:7 · 두루새김

「그들의 신들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고」라는 명령은 그 이름을 역사적 사실로 언급하는 것까지 금지한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고, 종교적 권위를 인정하며 그 이름을 부르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뒤에 맹세와 예배 행위가 이어지므로, 이 문맥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다른 신들의 권위와 예배에 참여하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신의 이름으로 맹세한다는 것은 그 신을 맹세의 보증으로 삼는 행위였습니다. 신명기 6:13은 이스라엘이 여호와야훼를 경외하고 그분을 섬기며 그분의 이름으로 맹세하라고 명령합니다. 따라서 다른 신의 이름으로 맹세하는 것은 단순히 이름 하나를 사용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의 권위를 인정하며 누구에게 충성을 바치는가의 문제입니다.

「오직 너희 하나님 여호와야훼를 굳게 붙들어라. 오늘까지 너희가 해 온 대로 하여라.」여호수아 23:8 · 두루새김

히브리어 다바크(⁨דָּבַק⁩)는 달라붙다, 밀착하다, 굳게 결합하다는 뜻을 지닌 동사입니다. 단순히 마음속으로 어떤 대상을 좋아한다는 의미보다 강한 관계의 결속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단어는 창세기 2:24에서도 남자가 아내와 결합하여 한 몸을 이루는 관계를 설명할 때 사용됩니다. 신명기 10:20과 11:22에서는 하나님께 굳게 붙어 있어야 한다는 명령에 사용됩니다.

여호수아가 요구하는 것은 하나님에 관한 올바른 생각만 유지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분을 자신의 하나님으로 인정하며 그 관계를 계속 지키는 삶입니다.

조금 더 깊이

「다른 사람에게 그 이름으로 맹세하게 하지도 마라」의 히브리어 동사는 남을 맹세하게 만드는 형태입니다. 여호수아는 자기 자신의 종교 행위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어떤 신의 권위 아래 세우는 행위까지 경계합니다.

한 사람이 천 명을 쫓는 이유 — 사랑을 명령하기 전에 들려주는 기억

여호수아 23:9–11 본문 →

여호수아는 여호와야훼를 굳게 붙들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과거의 승리를 다시 떠올립니다.

「여호와야훼께서 크고 강한 민족들을 너희 앞에서 쫓아내셨다. 오늘까지 아무도 너희 앞에 맞서 서지 못했다.」여호수아 23:9 · 두루새김

여기서 「아무도 너희 앞에 맞서 서지 못했다」라는 말은 여호수아서 첫 장에 나왔던 약속을 떠올리게 합니다. 여호와야훼께서는 여호수아에게 평생 그를 당해 낼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여호수아 1:5).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천 명을 뒤쫓을 것이다. 너희 하나님 여호와야훼께서 약속하신 대로 너희를 위해 싸우시기 때문이다.」여호수아 23:10 · 두루새김

한 사람이 천 명을 뒤쫓는다는 것은 압도적인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승리하는 상황을 표현합니다. 비슷한 전쟁의 언어가 신명기 32:30에도 등장합니다. 그곳에서는 한 사람이 천 명을 쫓고 두 사람이 만 명을 도망하게 하는 일이 하나님의 행동과 연결됩니다.

이 표현을 한 명의 이스라엘 군인이 실제로 언제나 천 명을 이길 수 있다는 수학적 약속으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핵심은 승리의 근거가 군사의 숫자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도움으로 승리했지만, 그 승리를 통해 자신들이 강한 민족이 되었다고 자부하도록 부름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승리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께 더욱 의지해야 합니다.

「너희 하나님 여호와야훼를 사랑하도록 너희 자신을 각별히 살펴라.」여호수아 23:11 · 두루새김

여호수아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을 단순히 저절로 일어나는 감정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히브리어 표현에는 자신들의 생명을 매우 주의 깊게 지키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려면 자신을 지키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랑이 언제나 저절로 지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오랫동안 누려 온 좋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하면, 그 선물을 주신 분에 대한 감사와 충성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신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그 하나님을 향한 이스라엘의 마음은 다른 대상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굳게 붙들어라」와 「붙어 지내며」 — 사랑의 대상이 바뀌는 순간

여호수아 23:12–13 본문 →

「그러나 너희가 돌아서서 너희 가운데 남아 있는 이 민족들과 붙어 지내며, 서로 결혼하고 오가며 어울린다면,」여호수아 23:12 · 두루새김

이스라엘이 여호와야훼를 굳게 붙들 것인가, 아니면 다른 신들을 섬기는 민족들과 붙어 지내며 그들의 종교적 삶을 따르게 될 것인가?

원문에서는 둘 다 「붙다」라는 뜻의 같은 동사로 표현되지만, 그 방향은 서로 반대입니다. 본문은 단순히 다른 민족들과 어떤 관계도 맺지 말라는 금지만 제시하지 않습니다. 누구와 가장 깊이 관계를 맺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다른 민족과 혼인하는 일 자체가 문제인가?

12절에는 서로 결혼하는 일이 직접 언급됩니다. 따라서 이 경고를 단순히 마음속의 우상 숭배에 관한 비유라고 줄여 읽을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남아 있는 민족들과 맺는 결혼 및 사회적 관계가 문제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본문이 우려하는 것이 혈통의 혼합 자체인지, 아니면 그 관계를 통해 다른 신들을 섬기게 되는 것인지는 전체 문맥에서 읽어야 합니다. 신명기 7:3–4는 가나안 민족들과의 결혼을 금지하면서 그 이유를 분명히 밝힙니다. 그들이 이스라엘 자손들의 마음을 돌려 다른 신들을 섬기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호수아 23장도 같은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7절은 다른 신들을 섬기지 말라고 하고, 12절은 남아 있는 민족들과 붙어 지내는 일을 경고하며, 마지막 16절은 언약을 어기고 다른 신들을 섬기는 일을 멸망의 조건으로 제시합니다.

이 연결을 보면 중심에 있는 문제는 여호와야훼께 대한 충성을 떠나는 것입니다.

여호수아서 자체도 외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백성에게서 제외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여리고의 라합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인정하고 보호받았으며, 여호수아 6:25은 그녀가 이스라엘 가운데 살게 되었다고 기록합니다. 따라서 23장의 경고를 모든 외국인과의 관계에 대한 보편적 금지로 그대로 확대하는 것은 본문의 초점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덫과 올가미, 옆구리를 때리는 채찍과 눈을 찌르는 가시

「이것을 분명히 알아 두어라. 너희 하나님 여호와야훼께서는 더 이상 이 민족들을 너희 앞에서 쫓아내지 않으실 것이다. 그들은 너희에게 덫과 올가미가 되고, 너희 옆구리를 때리는 채찍과 너희 눈을 찌르는 가시가 될 것이다. 너희 하나님 여호와야훼께서 주신 이 좋은 땅에서 너희가 멸망하여 사라질 때까지 그렇게 될 것이다.」여호수아 23:13 · 두루새김

5절에서는 여호와야훼께서 남은 민족들을 쫓아내실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본문은 이스라엘이 언약에서 돌아설 때, 그들이 누리던 하나님의 도우심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처음 두 이미지는 사람이나 짐승을 사로잡는 도구입니다. 덫과 올가미는 움직이는 것을 붙잡고 자유를 잃게 만듭니다. 다음 두 이미지는 몸에 지속적으로 고통을 주는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옆구리를 때리는 채찍과 눈을 찌르는 가시는 단순히 눈앞에 있는 장애물보다 더 가까운 고통을 표현합니다.

이 이미지는 민수기 33:55와 연결됩니다. 그곳에서 여호와야훼께서는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의 주민들을 몰아내지 않으면, 남겨 둔 자들이 눈에 가시가 되고 옆구리에 고통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민수기에서는 이스라엘이 땅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 경고를 받았습니다. 이제 여호수아 23장에서는 이미 땅을 나누어 받은 사람들이 같은 경고를 듣습니다. 한때 물리쳐야 할 대상으로 언급되었던 민족들이, 이스라엘이 마음을 돌려 붙어 지내려는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붙잡으려는 것이 도리어 이스라엘을 붙잡는 덫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깊이

12절은 「그러나 너희가 돌아서서」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원문인 히브리어에는 같은 어근을 반복하여 행동의 의미를 강화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단순히 어느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충성에서 확실하게 돌아서는 행동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13절에도 같은 방식의 강조가 등장합니다. 여호수아는 돌아서는 행동과 그것이 가져올 결과를 모두 강하게 강조합니다.

「좋은 말씀」과 「재앙」 —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경고가 되는 이유

여호수아 23:14–16 본문 →

여호수아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죽음을 언급합니다.

「이제 나는 모든 사람이 가는 죽음의 길로 가고 있다. 너희 하나님 여호와야훼께서 하신 모든 좋은 말씀이 하나도 빠짐없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너희는 마음속 깊이 알고 있다. 모두 너희에게 이루어졌고, 하나도 헛되지 않았다.」여호수아 23:14 · 두루새김

여호수아는 이제 자신의 삶이 끝나 간다는 사실을, 이스라엘에게 가장 확실한 진리를 남길 계기로 삼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과거에 약속하신 일 가운데 대체로 많은 것이 이루어졌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이루어졌다고 말한 뒤, 다시 「하나도 헛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합니다.

이것은 여호수아 21:45의 선언과도 직접 이어집니다. 그곳에서도 여호와야훼께서 이스라엘 집안에 하신 좋은 말씀 가운데 하나도 헛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여호수아는 자신이 혼자만 알고 있는 사실을 선언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직접 경험하고 확인한 사실을 기억하도록 요청합니다. 그들은 요단강을 건넜고, 전쟁을 치렀으며, 땅을 나누어 받았습니다. 그 모든 일을 통해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여호수아는 바로 이 확신에서 예상 밖의 결론을 이끌어 냅니다.

약속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왜 심판의 경고가 되는가?

「그러나 너희가 그분의 언약을 어기면, 너희 하나님 여호와야훼께서 약속하신 좋은 일이 모두 이루어진 것처럼 모든 재앙도 너희에게 닥치게 하실 것이다. 그분께서 주신 이 좋은 땅에서 너희를 멸하여 없애실 때까지 그렇게 하실 것이다.」여호수아 23:15 · 두루새김

하나님께서 과거에 하신 말씀을 이루셨다는 사실은, 그분께서 경고하신 말씀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이유가 됩니다.

이 말의 배경에는 모세가 전한 언약의 복과 저주가 있습니다. 신명기 28장은 이스라엘이 여호와야훼의 말씀에 순종할 때 누릴 복을 말하면서, 그 말씀에 순종하지 않을 때 겪을 재앙도 경고합니다. 특히 신명기 28:63–64에서는 이스라엘이 땅에서 뽑혀 나와 여러 민족 가운데 흩어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등장합니다.

「좋은 땅」이라는 표현의 마지막 반복

14–16절에서는 「좋은」이라는 표현이 눈에 띄게 반복됩니다. 처음에는 하나님께서 하신 「좋은 말씀」입니다. 이어서 그분이 이루신 「좋은 일」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심판의 경고에서는 「좋은 땅」이 반복됩니다.

하나님의 좋은 말씀이 이루어져 좋은 땅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등을 돌리면 바로 그 좋은 땅에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땅이 나빠졌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멸망의 경고 속에서도 그 땅을 계속 좋은 땅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땅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그 땅을 어떤 관계 안에서 받았는지를 잊는 데 있습니다.

본문은 그 땅이 여호와야훼께서 주신 선물이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13절과 15절과 16절 모두 땅을 하나님께서 주셨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물려받은 땅은 하나님과 무관하게 스스로 확보한 영구적 소유가 아닙니다.

마지막 경고는 무조건적인 멸망 예언인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야훼께서 지키라고 명령하신 언약을 어기고 다른 신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절하면, 여호와야훼께서 너희에게 불같이 분노하실 것이다. 너희는 그분께서 주신 좋은 땅에서 빠르게 멸망하여 사라질 것이다.」여호수아 23:16 · 두루새김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이 무엇을 하든 반드시 멸망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신들을 섬기며 언약을 어기는 경우에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물론 성경의 뒤이은 역사에서는 이스라엘의 우상 숭배와 심판이라는 문제가 실제로 전개됩니다. 그러나 23장의 청중에게 주어진 말씀은 미래의 불순종을 피하도록 촉구하는 경고입니다.

경고는 그들에게 선택과 책임이 남아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여호수아 23:15–16은 이스라엘과 여호와야훼 사이의 구체적인 언약,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쫓겨나는 언약의 심판을 말합니다. 따라서 오늘 어떤 사람이 병이나 경제적 어려움, 실패를 겪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이 하나님을 떠났으므로 심판받는다고 판단할 근거를 이 본문에서 바로 끌어낼 수는 없습니다.

조금 더 깊이

「모든 사람이 가는 죽음의 길」은 죽음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비슷한 표현은 열왕기상 2:2에서 다윗이 솔로몬에게 마지막 권면을 할 때도 등장합니다. 15절의 「재앙」은 여기서는 앞에서 언급한 좋은 일과 대조되는, 언약을 어겼을 때 겪을 재앙을 뜻합니다. 본문이 말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선을 행하시다가 악한 분으로 변하신다는 것이 아닙니다.

맺음 — 좋은 땅 앞에 선 늙은 지도자의 마지막 경고

여호수아 23:1–16 본문 →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순종해서 처음부터 땅을 얻을 자격을 만들어 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미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받은 사람들이, 이제 그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말합니다. 순종은 하나님의 은혜를 만들어 내는 수단이 아니라, 이미 받은 은혜 안에서 하나님께 충성하며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여호수아 23장에는 새로운 전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요단강이 갈라지지도 않고, 성벽이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이 장에서 독자의 눈앞에 있는 것은 늙은 여호수아와 그의 말을 듣는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입니다.

여호수아는 자신의 시간이 끝나 간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떠나는 일을 가장 큰 걱정거리로 제시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자신들을 인도하신 하나님을 떠나는 일을 걱정합니다.

여호수아는 자신의 뒤를 따라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이룬 업적을 잊지 말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앞으로도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실 하나님을 굳게 붙들라고 말합니다.

오랜 세월 전쟁터에 서 있었던 그는 이제 싸움이 끝난 땅에서, 여전히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습니다.

그의 눈앞에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좋은 땅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 땅은 이스라엘이 경험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증언합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그 좋은 땅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그 선물을 주신 하나님을 잊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땅을 얻는 일은 끝났어도, 그 땅을 주신 여호와야훼를 굳게 붙들고 살아가는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 저자가 장을 따라 어려운 대목을 풀어 가며 쓴 글입니다. 여러 읽기를 나란히 놓는 자료와 달리 한 사람의 읽기를 따라갑니다. 편집 교정과 사실 검수를 거쳤고, 인용한 성경은 두루새김 본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