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풀어 읽기 · 18장
이 장의 자리 · 17–21장 · 언약과 전쟁, 성전 터
다윗의 승리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역대상 18장은 다윗이 여러 민족을 정복한 기록입니다. 블레셋, 모압, 소바, 다마스쿠스의 아람, 에돔이 차례로 등장합니다. 전차와 말을 타고 싸우는 군사의 숫자가 기록되고, 전쟁에서 빼앗은 금과 은과 청동이 나열됩니다.
그런데 전쟁 기록 한가운데 뜻밖의 문장이 들어 있습니다.
「솔로몬은 그 청동으로 청동 바다와 기둥들과 청동 기구들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이야기는 다윗의 전쟁에 관한 것인데, 저자는 아직 왕이 되지도 않은 솔로몬의 성전 건축을 이야기합니다.
전쟁과 조공, 하나님께 바친 재물에 관한 기록이 이어진 뒤, 저자는 다윗의 통치를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다윗은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모든 백성을 공정하고 올바르게 다스렸습니다.」
왜 정복 전쟁을 길게 기록한 뒤 마지막에 백성을 공정하고 올바르게 다스린 일을 이야기할까요?
역대상 18장은 다윗이 얼마나 강력한 왕이 되었는지만 기록하지 않습니다. 그가 얻은 힘과 재물이 무엇을 위해 사용되었는지도 보여줍니다.
블레셋과 모압 — 오래된 위협이 굴복하다
18장은 「그 뒤에」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바로 앞 장에서 하나님은 다윗의 왕조를 세우고, 그의 원수들을 굴복시키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17:8–10). 이제 그 약속 뒤에 전쟁의 결과들이 기록됩니다. 이 장은 각 전쟁의 자세한 과정보다 다윗의 통치 아래 이루어진 군사적 성과를 한데 모아 보여주는 성격이 강합니다.
첫 번째 상대는 블레셋입니다.
그 뒤에 다윗은 블레셋 사람들을 쳐서 굴복시키고, 그들에게서 가드와 가드에 딸린 마을들을 빼앗았습니다.역대상 18:1 · 두루새김
가드는 블레셋의 주요 성읍 가운데 하나였습니다(사무엘상 6:17). 이곳은 사울 시대에 다윗이 몸을 피했던 곳이기도 합니다(사무엘상 21:10–15; 27:2–3). 한때 그는 사울을 피해 블레셋 왕의 보호를 구해야 했지만, 이제는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가드와 그에 딸린 마을들을 빼앗습니다.
또한 블레셋은 이스라엘에 오랫동안 군사적인 위협이었습니다. 사울이 죽을 때도 블레셋과의 전쟁이 결정적인 배경이었습니다(역대상 10:1–7).
그런데 이제 다윗은 그들을 굴복시킵니다.
이것은 단순히 새로운 땅을 차지했다는 소식이 아닙니다. 이전 세대부터 이어진 군사적 위협에 대한 이스라엘의 처지가 달라졌음을 보여줍니다.
다음에는 모압이 등장합니다.
다윗은 모압도 쳐부수었습니다. 모압 사람들은 다윗의 지배를 받으며 조공을 바쳤습니다.역대상 18:2 · 두루새김
원문에서는 그들이 다윗의 종이 되었다고 표현하지만, 모든 모압 사람이 문자 그대로 다윗의 집안 노예가 되었다는 뜻으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어지는 조공의 기록과 함께 보면, 모압이 다윗의 지배권 아래 들어가 정치적으로 종속되었다는 뜻입니다. 정복당한 나라가 정복한 왕에게 재물이나 물품을 바치는 것은 그 왕의 우월한 지위를 인정한다는 의미를 가졌습니다.
역대기는 모압을 쳐부수었다는 사실과 조공을 바치게 되었다는 결과만 전합니다. 그렇다고 전쟁이 피해나 잔혹함 없이 끝났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일을 기록한 사무엘하 8:2에는 다윗이 모압 포로들을 가혹하게 다루는 장면이 나오지만, 역대상 18장은 그 장면을 전하지 않습니다.
이제 이야기는 이스라엘 서쪽과 동쪽의 가까운 지역을 넘어, 북쪽의 더 먼 왕국들로 넓어집니다.
소바 왕의 전차와 다윗의 선택
다음 상대는 소바 왕 하닷에셀입니다.
다윗은 하맛 쪽에서 소바 왕 하닷에셀을 쳐부수었습니다. 하닷에셀이 유프라테스강 일대에서 자기 세력을 굳히려고 나아가던 때였습니다.역대상 18:3 · 두루새김
소바는 이스라엘 북쪽 아람계 왕국들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하맛은 더 북쪽의 주요 도시였고, 유프라테스강은 고대 서아시아의 중요한 교통로이자 여러 정치 세력이 경쟁하던 지역과 연결됩니다. 이 지명들은 다윗의 군사 활동이 단지 가까운 이웃 나라들과의 다툼에 머물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전쟁에서 다윗이 빼앗은 것 가운데 특별한 것이 등장합니다.
다윗은 하닷에셀에게서 전차 천 대를 빼앗고, 말을 타고 싸우는 군사 칠천 명과 걸어서 싸우는 군사 이만 명을 사로잡았습니다. 전차 백 대를 끌 말들만 남겨 두고, 나머지 전차용 말들은 모두 다리 힘줄을 끊었습니다.역대상 18:4 · 두루새김
전차 천 대와 말을 타고 싸우는 군사 칠천 명이라는 수치는 하닷에셀의 군사력이 상당했음을 나타내는 기록입니다.
왜 말의 다리 힘줄을 끊었을까
전차를 끄는 말의 힘줄을 끊는 것은 그 말이 더 이상 전차를 끌거나 전쟁에 사용되지 못하게 만드는 행위입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동물에게 심각한 해를 가하는 행동입니다. 본문도 실제로 그런 폭력적인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으므로 이를 단순히 전쟁 장비를 없앴다는 부드러운 표현으로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
직접적인 군사적 효과는 상대의 전차 전력을 쓸 수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전차를 빼앗았더라도 말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그 군사력을 다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대부분의 전차용 말을 쓸 수 없게 했지만 일부는 남겨 두었습니다.
이어서 다마스쿠스의 아람 군대가 하닷에셀을 도우러 오면서 전쟁이 확대됩니다.
다윗은 그들까지 무찌르고 다마스쿠스의 아람 땅을 지배하게 됩니다. 그때 저자는 전쟁의 결과를 한 문장으로 해석합니다.
다윗은 다마스쿠스의 아람 땅에 그곳을 지킬 군대를 두었습니다. 아람 사람들은 다윗의 지배를 받으며 조공을 바쳤습니다. 여호와야훼께서는 다윗이 어디로 가든 그에게 승리를 주셨습니다.역대상 18:6 · 두루새김
지금까지 기록된 전쟁에서 직접 움직인 사람은 다윗입니다. 그는 군대를 이끌고 적을 공격하며, 전차를 빼앗고 포로를 사로잡고, 그곳을 지킬 군대를 배치합니다.
그러나 역대기는 그 모든 결과를 다윗의 군사적 능력만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승리를 주신 분은 하나님이라고 말합니다.
역대기는 특정한 역사 이야기 안에서 다윗의 승리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근거로 다른 시대의 통치자가 자신이 벌이는 전쟁은 모두 하나님의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선언만으로 전쟁에서 이긴 사람은 언제나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사람이고, 패배한 사람은 언제나 하나님이 버리신 사람이라는 일반 법칙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승리를 주신 하나님 앞에서, 다윗은 자신이 얻은 재물을 어떻게 다루나요?
조금 더 깊이
여호수아 11:6–9에서는 하나님이 여호수아에게 적군의 말들의 힘줄을 끊고 전차를 불사르라고 명령하십니다. 신명기 17:16에서는 이스라엘의 왕이 자신을 위해 말을 많이 두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역대상 18:4은 다윗이 신명기의 명령을 따르기 위해 말들의 힘줄을 끊었다고 직접 설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행동을 다윗이 모든 군사력을 거부했다는 선언으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전쟁에서 얻은 재물이 성전으로 향하다
7절부터 이야기의 초점이 바뀝니다.
앞에서는 전쟁의 상대와 전투의 결과를 기록했습니다. 이제 저자는 다윗이 전쟁에서 가져온 금과 청동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다윗은 하닷에셀의 신하들이 지니고 있던 금 방패들을 빼앗아 예루살렘으로 가져왔습니다.역대상 18:7 · 두루새김
방패로 이해할 수 있지만, 다른 무기나 신하들이 지닌 금 장식을 가리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하닷에셀의 신하들에게 속했던 귀중한 물품이 다윗에게 넘어와 예루살렘으로 옮겨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다음 절에서 저자는 청동의 용도를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또 하닷에셀에게 속한 디브핫과 군이라는 성읍들에서 아주 많은 청동을 가져왔습니다. 솔로몬은 그 청동으로 청동 바다와 기둥들과 청동 기구들을 만들었습니다.역대상 18:8 · 두루새김
이 구절에서 이야기의 시간이 갑자기 미래로 뛰어갑니다.
열왕기상 7:15–26에는 솔로몬 성전의 두 청동 기둥과 물을 담는 큰 청동 그릇인 청동 바다가 묘사됩니다. 역대하 4:1–5에도 같은 성전 시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시설들은 성전의 건축과 예배에 사용될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앞 장에서 하나님은 다윗이 성전을 짓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장에서 다윗은 그 성전이 세워질 때 필요한 재료를 마련합니다.
다윗은 성전의 건축자가 아니지만, 성전의 준비와 무관한 사람도 아닙니다.
하나님이 다윗에게 맡기신 일과 솔로몬에게 맡기신 일은 서로 다릅니다. 그러나 그 두 일은 하나의 큰 이야기 안에서 이어집니다.
적을 무찌른 결과가 외교 관계까지 바꾼다
9절에서는 또 다른 왕이 등장합니다.
하맛 왕 도우입니다. 도우는 다윗이 하닷에셀을 무찌른 소식을 듣고, 자신의 아들 하도람을 보내 축하합니다.
하닷에셀은 도우와 거듭 전쟁을 벌이던 왕이었습니다. 그래서 도우는 아들 하도람을 다윗 왕에게 보내 안부를 묻고, 하닷에셀과 싸워 이긴 일을 축하하게 했습니다. 금과 은과 청동으로 만든 온갖 기구도 함께 보냈습니다.역대상 18:10 · 두루새김
여기서 다윗에게 재물이 들어오는 방식은 앞부분과 다릅니다.
하닷에셀에게서는 전쟁을 통해 물품을 빼앗았습니다. 도우에게서는 축하와 외교적 관계의 표시로 선물을 받았습니다. 본문은 도우가 다윗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거나 조공을 바치게 되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정복당한 나라의 조공과 우호적인 왕이 보내는 선물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그러나 두 종류의 재물이 11절에서 한곳으로 모입니다.
다윗 왕은 이 기구들도 여호와야훼께 바쳤습니다. 여러 민족, 곧 에돔과 모압과 암몬 자손과 블레셋 사람들과 아말렉에게서 가져온 은과 금과 함께 바쳤습니다.역대상 18:11 · 두루새김
따라서 이 재물은 더 이상 다윗이 개인적인 용도로 마음대로 사용할 물품으로만 취급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속한 용도로 구별됩니다.
물론 11절의 모든 물품이 실제로 어떤 성전 기구를 만드는 데 각각 사용되었는지는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8절에서 청동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밝혔고, 역대상 22:14에서는 다윗이 성전 건축을 위해 엄청난 양의 금속과 목재를 준비했다고 전합니다. 이 기록들을 함께 읽으면 18장에서 전쟁으로 얻은 물품을 하나님께 바친 일이 이후 성전 준비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전쟁 자체의 폭력성을 없애는 설명은 아닙니다. 성전에 사용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재물을 얻는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다시 전쟁의 현장으로 돌아갑니다.
소금 골짜기의 승리와 두 번째 선언
12절에서는 스루야의 아들 아비새가 등장합니다.
스루야의 아들 아비새는 소금 골짜기에서 에돔 사람 만팔천 명을 죽였습니다.역대상 18:12 · 두루새김
아비새는 다윗의 누이 스루야의 아들로, 요압의 형제입니다(역대상 2:16). 다윗의 군사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아비새의 전투가 다윗 왕국의 지배력 확대로 이어진 것입니다.
여기서 저자는 6절에 나왔던 문장을 정확히 반복합니다.
아비새는 에돔에 그곳을 지킬 군대를 두었습니다. 에돔 사람들은 모두 다윗의 지배를 받게 되었습니다. 여호와야훼께서는 다윗이 어디로 가든 그에게 승리를 주셨습니다.역대상 18:13 · 두루새김
6절에서는 다마스쿠스의 아람을 무찌른 뒤 이 선언이 나왔습니다. 13절에서는 에돔을 굴복시킨 뒤 같은 선언이 나옵니다. 그 사이에 금과 청동, 외교 사절과 하나님께 바친 재물에 관한 기록이 들어 있습니다.
이렇게 같은 문장이 두 차례 나타나면서 1–13절의 군사적 성공 전체를 하나님의 도우심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합니다.
앞 장에서 하나님은 다윗이 가는 곳마다 그와 함께 계셨고, 그의 모든 원수를 그 앞에서 없애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17:8). 18장의 반복된 선언은 그 말씀을 독자가 기억하게 합니다.
하나님이 다윗에게 주셨던 약속이 그의 통치 가운데 실제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깊이
소금 골짜기는 일반적으로 사해 남쪽 또는 그 주변의 지형과 연결됩니다. 정확한 전투 지점을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에돔과의 전쟁이라는 문맥에 어울리는 지역입니다. 같은 일을 기록한 사무엘하 8:13은 소금 골짜기에서 아람 사람 만팔천 명을 무찌른 일을 다윗에게 돌립니다. 시편 60편 표제에는 요압이 소금 골짜기에서 에돔 사람 만이천 명을 쳐 죽였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 기록들의 차이를 단순히 같은 사건의 서로 다른 지휘 단계라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왕과 장군에게 각각 승리의 공을 돌린 것인지, 전투의 범위나 집계가 다른 것인지, 기록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차이가 생긴 것인지는 본문만으로 판정하기 어렵습니다. 역대상 18장 자체에서는 아비새가 중요한 군사적 승리를 거두었다고 분명히 밝힙니다.
전쟁의 기록이 정의와 공의로 끝나는 이유
다윗은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모든 백성을 공정하고 올바르게 다스렸습니다.역대상 18:14 · 두루새김
이 구절은 앞에 나온 전쟁 기록과 성격이 다릅니다.
앞에서는 다윗이 다른 민족들에게 무엇을 했는지가 기록되었습니다. 이제는 다윗이 자신의 백성을 어떻게 대했는지가 나옵니다.
강력한 군대를 가진 왕이 반드시 좋은 통치자는 아닙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왕이 반드시 자기 백성을 공정하게 대하는 것도 아닙니다.
고대 왕들은 자신의 위대함을 드러내기 위해 전쟁의 승리와 정복한 땅을 기록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역대기는 다윗이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모든 백성을 공정하고 올바르게 다스렸다는 진술을 덧붙입니다.
시편 72:1–4에서는 왕이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받아 백성을 재판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올바르게 판단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구원하기를 기도합니다. 그 시편에서 왕의 위대함은 단지 외적을 무찌르는 능력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약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다윗에게 승리를 주신 하나님은 앞 장에서 이스라엘을 자신의 백성이라고 부르시며, 그들이 안정된 자리에 심겨 흔들리지 않고 살게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17:9–10). 따라서 다윗에게 주어진 왕권은 그 백성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뜻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
왕의 힘은 백성을 위한 책임을 동반합니다.
14절은 다윗이 모든 백성을 공정하고 올바르게 다스렸다고 평가하지만, 이 장은 그가 어떤 재판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사무엘하에 기록된 다윗의 다른 행적을 살펴보면 그의 통치가 죄와 불의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이 구절은 다윗의 전 생애에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는 선언이라기보다, 이 장이 그리는 다윗 통치의 성격을 요약하는 진술로 읽는 것이 적절합니다.
또한 14절에서 말하는 공정하고 올바른 통치는 다윗의 백성을 대상으로 합니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다윗이 정복한 모든 민족에게도 같은 방식의 공정하고 올바른 통치를 펼쳤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앞부분에 기록된 전쟁의 폭력성과 후반부의 올바른 통치라는 평가 사이의 긴장을 성급하게 없애서는 안 됩니다.
저자는 다윗이 백성을 공정하고 올바르게 다스렸다고 말한 뒤, 그 통치를 실제로 맡아 수행한 사람들의 이름을 기록합니다. 이것은 강력한 왕이 다스리는 나라가 단지 왕 한 사람의 능력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조금 더 깊이
이 구절의 히브리어는 두 개의 중요한 단어를 사용합니다. 미슈파트는 재판이나 판결, 정의로운 질서와 관련됩니다. 츠다카는 의로움이나 올바른 관계와 행동을 가리킵니다. 두 단어가 함께 나타날 때는 단순히 법적인 판결을 제대로 내린다는 의미를 넘어, 공동체를 바르게 다스리는 통치의 성격을 나타냅니다. 두루새김은 이를 「공정하고 올바르게 다스렸습니다」라고 풀어 옮겼습니다.
전쟁을 끝낸 왕의 곁에는 누가 있었는가
마지막 세 절은 다윗의 주요 관리들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 다윗이 여러 나라를 정복한 일들이 기록되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은 외부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뿐 아니라 넓어진 왕국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전쟁에서 이기는 것과 나라를 계속 다스리는 것은 다른 종류의 일입니다.
요압은 군대를 지휘합니다. 여호사밧은 기록관으로 일하고, 사워사는 서기관입니다. 두 직무가 정확히 어떻게 나뉘었는지는 본문에 자세히 나와 있지 않지만, 왕국의 기록과 행정에 관계된 직무들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사독과 아비멜렉은 제사장으로 기록됩니다. 앞 장들에서 예배의 직무가 중요하게 등장했던 것처럼, 이 장에서도 제사장들의 이름이 왕국 운영의 한 부분으로 나옵니다.
다윗은 군대를 직접 이끌 수 있지만 군대의 모든 일을 혼자 수행하지 않습니다. 왕국의 모든 기록을 직접 관리하지도 않습니다. 제사장의 직무까지 혼자 맡는 것도 아닙니다.
왕이 해야 할 일과 다른 사람들이 맡아 수행할 일이 구별되어 있습니다.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는 그렛 사람들과 블렛 사람들을 지휘했습니다. 다윗의 아들들은 왕 곁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었습니다.역대상 18:17 · 두루새김
브나야가 지휘한 그렛 사람들과 블렛 사람들은 왕을 지키는 일과 군사 조직에 관련된 집단으로 이해됩니다. 다만 두 집단의 정확한 출신과 조직 성격까지 이 구절만으로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기록은 다윗의 왕조가 개인의 통치에 머물지 않고 그의 아들들이 왕실의 일에 참여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 구절은 다윗의 아들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직무를 맡았는지, 누구에게 왕위를 물려줄 것인지까지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에게 그의 후손 가운데 한 사람을 세워 왕권을 이어 가게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직 그 약속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통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는 이 장에서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아들들이 왕 곁에 있다는 사실은 왕권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문제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합니다.
금과 청동, 그리고 왕의 곁에 선 사람들
전쟁에서 가져온 청동은 훗날 성전의 기둥과 기구가 됩니다. 여러 민족에게서 얻은 재물은 하나님께 바쳐집니다. 그리고 왕국을 다스리는 다윗의 모습은 공정하고 올바르게 다스렸다는 말로 요약됩니다. 다윗이 얻은 재물의 방향과 그가 행사한 권력의 성격이 함께 기록된 것입니다.
18장의 마지막에는 더 이상 전투 장면이 나오지 않습니다.
다윗이 정복한 도시도, 포로로 잡은 군사의 수도, 예루살렘으로 가져온 금과 청동의 양도 언급되지 않습니다. 대신 왕 곁에서 각자의 일을 맡은 사람들의 이름이 남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만으로는 왕국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승리 이후 그 나라를 어떻게 다스리는가가 남아 있습니다.
역대상 18장은 다윗의 전쟁으로 시작하지만, 다윗의 궁정에서 끝납니다.
그렇게 다윗의 승리 이야기는 더 큰 전쟁을 예고하는 함성 대신, 왕국을 맡은 사람들의 이름으로 조용히 끝납니다.
한 저자가 장을 따라 어려운 대목을 풀어 가며 쓴 글입니다. 여러 읽기를 나란히 놓는 자료와 달리 한 사람의 읽기를 따라갑니다. 편집 교정과 사실 검수를 거쳤고, 인용한 성경은 두루새김 본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