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서 풀어 읽기 · 36장

이 장의 자리 · 24–43장 · 지혜의 찬양

흩어진 백성의 회복과 좋은 것을 분별하는 지혜

집회서 36장은 처음 읽으면 두 개의 서로 다른 글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앞부분(36:1–22)은 민족들의 억압 속에서 이스라엘의 회복을 구하는 웅장한 기도이고, 뒷부분(36:23–31)은 좋은 음식, 좋은 아내, 안정된 삶에 관한 지혜로운 관찰입니다.

그러나 두 부분을 이어 주는 하나의 질문이 있습니다.

「무엇이 참으로 좋은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판단으로 다시 세워지고, 지혜로운 사람은 겉모습이 아니라 본질을 분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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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시간 8분소단락 936장 본문 읽기 →

민족들 가운데 하나님의 이름을 드러내소서

집회서 36:1–2 본문 →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집회서 36:1 · 두루새김

두루새김은 하나님을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하나님이 이스라엘만의 신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온 세계를 다스리시는 분이라는 고백입니다.

「온 세상이 참된 통치자가 누구인지 알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모든 민족에게 당신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려 주십시오」

저희를 살펴보시고, 모든 민족에게 당신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려 주십시오.집회서 36:2 · 두루새김

여기서 「두려워하는 마음」은 공포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구약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잠언은 「여호와야훼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라고 말합니다(잠언 9:10). 집회서 역시 같은 전통 위에 있습니다.

문제는 민족들이 단순히 이스라엘을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세계가 누구를 인정하느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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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을 통해, 그리고 민족들을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

집회서 36:3–5 본문 →

그들 앞에서 저희를 통해 거룩하신 분으로 드러나셨듯이, 저희 앞에서 그들을 통해 위대하신 분으로 드러나 주십시오.집회서 36:4 · 두루새김

하나님은 이스라엘 안에서만 영광을 받으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다른 민족들 앞에서도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여기에는 출애굽 전통이 배경에 있습니다. 출애굽기에서 하나님은 이집트 가운데 자신의 이름을 알리셨습니다. 「내가 너를 세운 것은 내 능력을 네게 보이고 내 이름이 온 땅에 전파되게 하려는 것이다.」 (출애굽기 9:16)

집회서의 기도자는 그 역사를 기억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대가 단순한 한 나라가 아니라 「모든 민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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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징을 새롭게 하소서: 과거의 구원을 다시 기억하는 기도

집회서 36:6–7 본문 →

표징들을 새롭게 하시고, 놀라운 일들을 새롭게 행해 주십시오.집회서 36:6 · 두루새김

「새로운 방식으로 옛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 달라」는 요청입니다. 이스라엘의 신앙에서 하나님은 과거에 행하신 일을 통해 알려지십니다. 출애굽 사건, 광야의 인도, 가나안 정착은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을 보여 주는 증거였습니다.

그래서 시편에서도 반복해서 말합니다. 「그의 기이한 일을 기억하여라.」 (시편 105:5)

「손과 오른팔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당신의 손과 오른팔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집회서 36:7 · 두루새김

성경에서 하나님의 손과 오른팔은 하나님이 행동하시는 능력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출애굽기 15장에서 모세의 노래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야훼여, 당신의 오른손이 힘으로 영광스럽습니다.」 (출애굽기 15:6) 집회서의 기도는 바로 그 말을 다시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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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의 교만을 무너뜨려 달라는 기도

집회서 36:8–12 본문 →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다.」라고 말하는 원수인 통치자들의 머리를 부수어 주십시오.집회서 36:12 · 두루새김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다」는 말은 하나님 자리에 자신을 올려놓는 인간의 교만입니다. 이는 이사야에서 바벨론 왕이 말하는 교만과 연결됩니다.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별들 위에 내 자리를 높이겠다.」 (이사야 14:13)

성경에서 가장 큰 문제는 강함 자체가 아닙니다.

자신의 힘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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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야곱을 다시 모으소서

집회서 36:13–22 본문 →

이제 기도의 중심이 바뀝니다.

「야곱의 모든 지파를 모아 주십시오.」 앞에서는 원수의 심판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목적지는 복수가 아닙니다.

목적지는 회복입니다.

그러면 처음처럼 그들을 당신의 유산으로 삼으실 것입니다.집회서 36:16 · 두루새김

「처음처럼」이라는 표현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언약 관계를 떠올립니다. 출애굽기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자신의 특별한 소유로 부르셨습니다. 「너희는 모든 민족 가운데서 내 소유가 될 것이다.」 (출애굽기 19:5)

집회서는 포로가 되고 흩어진 뒤에도 이 언약이 끝나지 않았다고 봅니다.

예루살렘을 위한 기도

당신의 성소가 있는 도시를 가엾이 여겨 주십시오. 당신이 쉬시는 도시 예루살렘을 가엾이 여겨 주십시오.집회서 36:18 · 두루새김

예루살렘은 단순한 정치 수도가 아닙니다.

그곳은 하나님의 이름이 머무는 장소입니다. 신명기는 하나님이 「자기 이름을 두려고 택하신 곳」을 말합니다(신명기 12:5). 따라서 예루살렘의 회복은 건물을 복원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 계시고 백성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일입니다.

「아론이 당신의 백성을 위해 빌어 준 복에 따라」

주님, 당신께 애원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아론이 당신의 백성을 위해 빌어 준 복에 따라 들어주십시오. 그러면 땅 위의 모든 사람이 당신이 주님이시며 영원한 하나님이심을 알게 될 것입니다.집회서 36:22 · 두루새김

여기서 민수기 6장의 제사장 축복이 배경에 있습니다. 「여호와야훼께서 너에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켜 주시기를 바란다.」 (민수기 6:24)

마지막 목적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입니다.

이스라엘의 회복은 자기만을 위한 회복이 아니라 하나님을 알게 하는 증언입니다.

조금 더 깊이

또한 「흩어진 백성을 모으신다」는 주제는 후대 예언서에서도 반복됩니다.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여러 민족 가운데서 데려다가 한 땅 위에 모으겠다.」 (에스겔 37:21)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해 읽는 것은 후대에 성경 전체를 함께 놓고 읽는 방식입니다. 직접적으로 집회서 36장이 예수님을 언급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흩어진 하나님의 백성을 모으고, 모든 민족이 하나님을 알게 된다는 주제는 신약에서도 발전됩니다(요한복음 11:52, 에베소서 2: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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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을 분별하는 지혜

집회서 36:23–25 본문 →

기도가 끝난 뒤 갑자기 일상의 지혜가 등장합니다.

앞에서 「참된 하나님을 알아보는 것」을 말했다면, 이제는 「참된 좋은 것을 알아보는 것」을 말합니다.

모든 음식이 같지 않다

배는 어떤 음식이든 먹지만, 어떤 음식은 다른 음식보다 더 좋다.집회서 36:23 · 두루새김

지혜자는 인간의 분별력을 말합니다. 사람은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지만,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닙니다.

입이 사냥으로 얻은 음식의 맛을 보듯, 깨달음이 있는 마음은 거짓말을 맛본다.집회서 36:24 · 두루새김

「거짓말을 맛본다」라는 표현은 거짓말을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히브리 지혜 전통에서 지혜는 머리의 지식만이 아니라 삶을 경험하며 분별하는 능력입니다. 잠언 13:3은 입을 지켜 생명을 지키라고 가르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말의 맛을 압니다.

거짓은 처음에는 달콤할 수 있지만 결국 마음에 상처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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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같지 않다

집회서 36:26–28 본문 →

이제 음식에서 사람으로 넘어갑니다.

여자는 어떤 남자든 남편으로 받아들이겠지만, 어떤 딸은 다른 딸보다 낫다.집회서 36:26 · 두루새김

현대 독자에게는 낯선 표현입니다. 본문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맥락에서 여성들을 서로 비교합니다. 고대 사회에서 결혼은 개인 감정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가정의 안정, 경제, 사회적 관계와 연결되었습니다.

그 여자의 말에 자비와 온화함이 있다면, 그 남편은 여느 사람들과 다르다.집회서 36:28 · 두루새김

아름다움보다 성품입니다.

잠언 31장의 이상적인 여인도 비슷하게 말합니다. 「그의 입은 지혜를 열고, 그의 혀에는 인애의 법이 있다.」 (잠언 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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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관계는 사람에게 쉼을 준다

집회서 36:29–31 본문 →

아내를 얻는 사람은 재산을 얻기 시작한다. 자기에게 맞는 돕는 사람과 편히 기댈 기둥을 얻는다.집회서 36:29 · 두루새김

좋은 관계는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구조입니다.

울타리가 없으면 재산을 빼앗길 것이고, 아내가 없으면 사람은 떠돌며 탄식할 것이다.집회서 36:30 · 두루새김

본문은 아내 없이 떠도는 사람의 신뢰성을 낮게 평가합니다. 문맥은 고대 사회에서 가정이 제공하던 안정성을 말합니다.

도시에서 도시로 떠밀려 다니는 날랜 강도를 누가 믿겠느냐? 보금자리 없이 날이 저무는 곳마다 묵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집회서 36:31 · 두루새김

마찬가지로 삶의 중심을 잃은 사람은 떠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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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의미

집회서 36:1–31 본문 →

집회서 36장은 우리에게 먼저 「무엇을 얻을 것인가?」보다 「무엇이 참된 것인가?」를 묻습니다. 지혜는 많이 가지는 능력이 아니라 무엇이 참으로 좋은지 알아보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참된 믿음은 하나님께 무엇을 얻어 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세상 가운데 드러내 달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집회서 36장은 거대한 민족의 회복과 한 사람의 가정생활을 함께 바라봅니다. 그리고 두 장면 가운데 같은 모습을 보여 줍니다.

하나님은 흩어진 것을 다시 모으시고, 지혜는 흩어진 마음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습니다.

한 저자가 장을 따라 어려운 대목을 풀어 가며 쓴 글입니다. 여러 읽기를 나란히 놓는 자료와 달리 한 사람의 읽기를 따라갑니다. 편집 교정과 사실 검수를 거쳤고, 인용한 성경은 두루새김 본문입니다.